어모털족(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과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어모털리티(amortality)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미국 시사지인 타임의 캐서린 메이어 편집장이 자신이 저술한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같은 제목으로 국내에도 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의 등장을 사회의 풍요가 낳은 결과며 결혼, 출산, 교육, 직업 등 인생의 주요한 선택을 나이와 상관없이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니어 CF 모델 곽용근 하면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됐다 놔둬라~놔둬”, “추신수 홈런~! 넘어간다, 넘어간다. 아~숨넘어간다”는 TV 광고방송의 대사를 대면 금방 “아~ 그 사람”이라고 알아차리며 미소를 띤다. 그의 나이 올해 74살이다. 그리고 요즘 대표적인 어모털족으로 불린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처럼 일흔이 넘은 종심(從心)의 나이에 청바지까지 입기 시작했다는 그는…
종소리 /김영석 흙은 소리가 없어 울지 못한다 제 자식들의 덧없는 주검을 가슴에 묻어두고 삭일 뿐 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흙은 제 몸을 떼어 빚은 사람을 시켜 살아있는 동안 하늘에 종을 걸고 치게 한다 소리 없는 가슴들 흙덩이가 온몸으로 부서지는 소리를 낸다. -출처 김영석 시집 <썩지 않는 슬픔/창작과 비평 1992> 우리는 울 줄 아는 흙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울음은 흙을 닮아 부서지기 쉬운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거하는 모든 곳에 종소리가 울리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귀 막고 답답하다. 그래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닮아간다. 유치환의 깃발이 그리워진다.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종을 치지만 메아리조차 없으나 제 몸이나마 울리려 하늘에 종을 걸고 그 줄을 놓지 못한다. 언젠가 한 번 하늘이 통째로 커다란 종이 되어 푸른 종소리를 들려주기를 기도해본다. /조길성 시인
성남일화 천마축구단을 시민구단 성남FC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엊그제 K리그 서포터즈연합 대표단이 성남시를 방문해 연고지를 이전하지 말고 시가 시민구단으로 만들어줄 것을 청원했다. 지역의 민주당과 새누리당도 연고 이전을 막기 위해 적극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역축구계 인사들은 지난 8월23일 안산시가 유치의사를 밝히면서 안산으로 이전하나 싶었던 성남일화가 어쩌면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에 재정착하게 될지 모른다는 기대 속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움직임이 타이밍 상으로 좀 늦었다는 사실이다. 성남 연고 구단이 됐든, 안산 연고 구단이 됐든 기존 구단이 내년 시즌에 참가하려면 늦어도 10월 초에는 확실한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안산시는 이미 모 스포츠 브랜드와 스폰서 협상을 벌여 9월 말까지 확답을 받기로 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결렬될 수도 있겠으나, 이 문제만 타결되면 이전 유치에 적극적인 안산시가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게 뻔하다. 성남시가 진정한 시민구단을 원한다면 이제라도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 프로축구단을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의욕이나 명분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연간 100
처음엔 사람이 하는 일, 뭐가 그리 힘들겠나 싶었단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어도 발령을 받고 ‘한번 해보자’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막상 자리에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거세게 항의하는 주민들 설득하느라 맥이 쭉 빠졌는데, 막상 사업이 시작되니 반대하는 주민들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겁니다. 4월부터 장사 못하는 영업 손실 보상하라, 월세 내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오고 난리가 난 겁니다.” 어떤 주민은 사무실에 들어와서 책상을 엎어버리고 그를 심하게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날 밤 그는 아내와 함께 울었단다. 그의 표현대로 ‘의연하게 맞았지만’ 공무원이란 게 서럽고 맞은 것이 분하고 창피해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본때를 보여주자며 고소를 했지만 당사자가 사과하자 곧 취하했다. 김병익 단장. 그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추진단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은 애초부터 평탄치 않았다. 한동네에서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니. 그것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대다수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9월1일 시작한 이 행사가 벌써 26일째로 접어든다. 이제 폐막식까지
경기도는 모든 쓰레기가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하에 천연자원의 대체,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하고 도로환경 감시단 운영, 도로입양사업 등 공통분야를 비롯하여 경기초록마을대학 운영 등 특화사업을 포함한 총 10개 사업으로 세분하여 사회단체, 유관기관, 군부대 등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경기초록마을대학은 민·관·군 협력형 주민주도형 마을단위 환경교육으로 학습대상지 마을의 주민이 자신의 생활환경을 둘러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좋은 환경교육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초록마을대학’은 단순 지식 전달을 위한 이론 강의 혹은 감성적인 일회성 체험 활동이 아닌 주민주도의 학습(이론·실습)과정과 이와 긴밀히 결합된 컨설팅 및 계획수립이 병행되는 참여형 실행학습(Learning by Doing)으로 진행되며, 마을 주민들은 학습 및 전문가의 자문을 거치면서 생활환경 개선 및 마을환경 공간 디자인 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참여적 협동 작업을 통해 모두가 주인의식을 느낄 수
봉평에서 국수를 먹다 /이상국 봉평에서 국수를 먹는다 삐걱이는 평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한 그릇에 천원짜리 국수를 먹는다 올챙이처럼 꼬물거리는 면발에 우리나라 가을 햇살처럼 매운 고추 숭숭 썰어 넣은 간장 한 숟가락 넣고 오가는 이들과 눈을 맞추며 국수를 먹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들 또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올챙이국수*를 먹는다 국수 마는 아주머니의 가락지처럼 터진 손가락과 헐렁한 셔츠 안에서 출렁이는 젖통을 보며 먹어도 배고픈 국수를 먹는다 왁자지껄 만났다 흩어지는 바람과 흙 묻은 안부를 말아 국수를 먹는다 -- 이상국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시선 2005 <옥수수로 만든 국수>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먹어도 배고픈 국수로 허기를 지우는 사람들. 오래 전에 수원역에서 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가에 부부가 하는 허름하고 작은 국수집이 있었다. 퇴근길에 가끔 동무들과 들러 오백원짜리 동전을 놓고 멸치국물에 김 가루 살짝 뿌려진 국수를 단무지와고춧가루만 든 김치 몇 조각으로 후루룩 먹고 나오곤 했었다. 일터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나서 한참 후 그곳에 갔을 때 여전히 노부부가 국수를 말고 있어 반가웠
투계(鬪鷄)는 목숨 건 닭들의 싸움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역사도 깊다. 고대 인도·중국·페르시아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 성행했으며, 테미스토클레스(BC 524경~460) 시대에 그리스에 도입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닭싸움은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특히 경남 일대에서 활발히 전승되어 왔다. 2007년 진주에는 전국 최초 상설투계장이 생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에서도 대규모 닭싸움이 행해지는데 잔인하고 도박성이 강하다. 중국 전한시대 사마천이 쓴 사기에 닭싸움의 거친 일면을 추론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계평자와 후소백이 닭싸움을 붙였다. 계씨는 닭의 날개에 겨자가루를 뿌렸고, 후씨는 발톱에 쇠갈고리를 끼웠다. 계씨가 화가 나서 후씨를 침범하니 후씨 역시 계씨에게 화를 냈다’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당시 발톱에 끼운 날카로운 쇠갈고리는 현대 투계에서도 필수장비다. 살벌하기까지 하다. 3만6천개 넘어선 치킨집 버블 싸움방식도 여러 가지다. 그중 일명 ‘혈투’방식이 가장 잔인하다. 혈
내 고향은 강원도 속초다. 어린 시절, 수복지구라는 말을 귀에 달고 살았으며 수복탑을 조상 묘보다 더 많이 보면서 자랐다. 의심의 여지없이 ‘반공은 제1의 국시(國是)’였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믿으며 성장했다. 당시 다니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는 공설운동장이 있었다.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규모가 다른 학교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커서 학생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그 때문인지 수시로 ‘~~궐기대회’가 자주 열렸다. ‘규탄’이 주 메뉴였고 당연히 그 대상은 ‘북괴(북한 괴뢰군)’였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늑대’였고 괴뢰였으며 타도의 대상이자 무찔러야 하는, 말 그대로 주적(主敵)이었다. 규탄대회가 열리던 날, 하이라이트는 피로 장식됐다. 건장한 ‘엉아(?)’가 본부석 앞에 나와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지(斷指)를 하거나 배에 칼을 그었다.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분노하게 하는지 알지도 못했고 알 수도 없는 나이였다. 가슴속에서, 북한이라는 악마가 있어 선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