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사람이 하는 일, 뭐가 그리 힘들겠나 싶었단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어도 발령을 받고 ‘한번 해보자’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막상 자리에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거세게 항의하는 주민들 설득하느라 맥이 쭉 빠졌는데, 막상 사업이 시작되니 반대하는 주민들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겁니다. 4월부터 장사 못하는 영업 손실 보상하라, 월세 내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오고 난리가 난 겁니다.” 어떤 주민은 사무실에 들어와서 책상을 엎어버리고 그를 심하게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날 밤 그는 아내와 함께 울었단다. 그의 표현대로 ‘의연하게 맞았지만’ 공무원이란 게 서럽고 맞은 것이 분하고 창피해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본때를 보여주자며 고소를 했지만 당사자가 사과하자 곧 취하했다. 김병익 단장. 그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추진단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은 애초부터 평탄치 않았다. 한동네에서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니. 그것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대다수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9월1일 시작한 이 행사가 벌써 26일째로 접어든다. 이제 폐막식까지 5일 남았다. 수원시 장안구 행궁동, 그곳은 어떤 변화를 보여주고 있을까?
“기사식당 사장님이 ‘우린 차를 막으면 기사들이 들어오지 못해 망한다!’고 하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들이 매일같이 여기서 밥을 먹을 겁니다. 한번 믿어보세요’ 하면서 실제로 회식을 거기서 했어요. 주민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 후 실제로 그 집 장사가 잘됐어요. 이제는 길에서 우리들을 만나면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말을 건넵니다. 다수의 주민들은 청소는 물론 그곳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안내까지 해줍니다. 주변 활기를 보세요. 예전 낙후된 행궁동이 아닙니다. 점차 더 나은 마을로 계속 변화될 겁니다.”
그렇다. 김 단장의 말처럼 행궁동은 예전의 그 낙후된 마을이 아니다. 당초 환경정책 평가위원회 용역조사엔 65만명 정도 다녀갈 것이란 예상을 했는데, 지금까지 약 77만명이란 집계가 나왔다. 이런 추세라면 아마도 이달 말까지 100만명을 훌쩍 넘길 것 같다. 이클레이와 유엔 해비타트 측에서도 이번 축제를 지켜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할 정도다. 그 이면엔 김병익 단장과 같은 공직자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