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꽃샘추위로 움츠리기도 하지만 심심치 않게 냉이를 비롯한 봄나물로 반찬을 해 먹는다는 얘기와 밝아진 옷차림이 드물게 보이기도 하지만 워낙에 봄이 짧은 이곳은 따뜻한 날씨라고 해도 아침저녁은 아직 쌀쌀하다. 이런 잠시의 쌀쌀함을 달래기에 좋은 게 바로 커피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그렇고 잠시 한가한 틈이 나면 커피 한 잔을 위해 모인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다 보니 어떤 때는 잠을 설친다고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고맙게도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이렇게 시시때때로 마시는 커피 때문에 혼자 웃을 때가 있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은 워낙 시골이라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고, 다방도 꽤 먼 면 소재지에나 있었고, 차를 마시는 호사스런 생활을 하는 사람도 없는 수저를 놓으면 구수한 숭늉이 들어오고 가끔 어른들끼리 말씀을 나누시거나 농사일을 하실 때에도 대부분 차가 아닌 막걸리가 따라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먼 친척 집에서 어떤 젊은 사람이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며 무언가를 드리고 갔는데 초콜릿과 과자 그리고 검은 녹색 종이에 라면 수프처럼 포장된 것을 몇 개 본 것 같았다. 나중에 그게 미군 보급품인 씨 레이션이라고 하는 전투 식량임을 알게 되었고, 그 젊은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폐지됐다. 딱 5년 만이다. 환영할 일이긴 한데, 어째 마음이 개운치 않다. 이리 쉽게 없앨 수 있는 걸 그동안 애들을 왜 그리 들볶았지? 초등학생들이 교육실험 마루타인가? 해마다 봄가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됐던 징계 소동은 교육 관료들이 심심해서 벌인 일이었던가? 여기서 잠시 일제고사 부활과 폐지의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복기해보자.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10년소계’는커녕 ‘5년단견’에 갇혀버린 한국 교육의 현실이 상징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MB표 일제고사’는 과연 무엇이 문제였던가?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2008년 3월 ‘국가수준 학력성취도 평가’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부활했다. 백해무익하다 하여 폐지된 지 10여 년 만이다. 부활 명분은 한국 교육의 수준을 높이려면 일괄 평가를 통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상당수 교육학자, 교사, 학부모가 일견 그럴싸하지만 허점투성이인 논리라며 반발했다. 아무리 포장을 잘 한다 해도 일제고사는 성적순 줄 세우기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갓 출범한 정부의 위세와 일부 언론의 지원 속에 소신이 의심스러운 교
먼나무 /박설희 바로 코 앞에 있는데 먼나무 뭔 나무야 물으면 먼나무 쓰다듬어 봐도 먼나무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나무 먼나무가 있는 뜰은 먼뜰 그 뜰을 흐르는 먼내 울울창창 무리지어서 먼나무 창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내 속을 흘러만 가는 끝끝내 먼나무 내가 사는 시골마을 언덕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서 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삼한사온을 견디며 동장군처럼 기다려준다. 영화 속 먼 나무가 아니라 상상력 결합에 함몰된 시간의 연속성이다. 사람들은 연출자에게 자신의 영화에 무엇을 담고자 하는가 질문을 던진다. 생각을 표현할 길이 이렇게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해충돌을 넘어 무거운 가슴을 밀어낸다. 삶의 무상감들은 사람만이 가진 감각적인 일이다. 소리 없이 지나는 것들도 모두 변하지 않는 게 없다. 참혹한 일을 발견하거나 혹 겪든, 지나가는 일들은 공허하고 쓰라린 마음의 음성으로 전위된다. 먼 나무의 대화는 마음속 가슴앓이로 머문 자리겠지만 오늘 내가 표현하는 미소가 타인에게 마음을 받아들이게 하거나 소통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빗방울에 젖고 나무에 젖고 아침저녁으로 겹쳐지는 사람과 사람 속 풍경들이 먼 나무와 악수는 허허로운 가슴만 남겨주고 갈 것이다
양문형 냉장고 전동환 씨, 당첨 후 눈물… “감사 또 감사합니다” “어떻게 저에게 이런 행운이 생기죠. 감사하고 또 고맙습니다.” 9회 수원화성돌기 행사에 참가해 1만 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고의 경품인 양문형 냉장고를 거머쥔 전동환(66·수원시 팔달구 우만2동) 씨. 전씨는 우연히 보게 된 경기신문을 통해 화성돌기 행사에 참가했다가 뜻밖에 행운을 얻었다. 기쁨의 눈물과 함께 연신 ‘고맙습니다’란 말을 반복한 전씨는 “몇 해 전 탈장 수술로 인한 재활 삼아 신문 배달일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경기신문에 기재된 화성돌기 행사 공고를 보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어 참가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경품 수상 자리에서도 경기신문 1부를 들고 올라와 경기신문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LED TV 정은서 양 “저만 행운얻어 친구들에게 미안해요” “같이 왔던 친구들 중에서 저만 행운을 거머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해요” 제9회 세계문화유산 수원화
6개월 투병 끝낸 모자 참가 ○…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하는 수원화성돌기’라는 주제에 걸맞게 건강을 되찾은 어머니와 행사장을 방문해 화창한 날씨 아래 봄나들이를 즐긴 대학원생 이주헌(26·망포동)씨. 이씨의 어머니 유영순(48)씨는 일 년 전 근무 중 몸을 다쳐 반년간 투병생활 끝에 지난달 건강을 회복하고, 행사장을 찾아 아들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으로 주위 엄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 우려와 달리 유씨는 이날 힘찬 걸음으로 화성 일주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재함을 과시. 이씨는 “어머니가 그동안 몸이 조금 편찮으셔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오랜만에 건강하게 걸으시며 웃는 모습을 보니 아들인 나도 행복하다”고 화답. 14세 소년 행궁 전역 봉사 눈길 ○… 또래 친구들이 화성 한 바퀴를 돌 동안 정민규(14·매탄동)군은 행궁광장 전역을 누비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황금 같은 주말 오전 시간을 봉사활동에 매진.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정군은 화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중 화성돌기 행사에 대해 알게 돼, 오히려 어머니를 보채 자원봉사자로
“처음엔 귀찮고 오기 싫었는데 막상 이렇게 행사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해보니 정말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이 된것 같아요.” 2013 수원화성돌기 행사에 봉사자로 지원한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소속 이정빈(용인시·17)군과 유정근(17)군, 박성준(17)군, 이진화(17)군은 행사장 내 마련된 민속놀이 체험장에 배치, 체험행사 안내 및 관리를 맡았다. 용인 수지에서 왔다는 이 군은 “3년 연속 화성돌기 행사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체험행사에 참여해 민속놀이 도우미 역할을 하니 재미있고, 보람됐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수원시자원봉사센터 34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행궁광장입구 안내테스크 및 포토죤, 참가자 출발점 물 배포, 쓰레기 청소 등 각자 역할을 분담, 수원화성돌기 행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곳곳에서 활약했다. 성복고 유 군은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에서 봉사활동을 할수 있다는 것이 너무 뜻깊고, 보람됐다”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화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특별취재반
‘제9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수원화성돌기’행사에는 수원에서 100㎞ 떨어진 포천시에서도 봉사활동을 하러 찾아온 자원봉사단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대진대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된 ‘포천시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이들은 평소 쉽게 와볼수 없었던 세계문화유산 화성행궁을 무대로 봉사활동을 펼칠수 있었던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이국군(31) 봉사단장은 “대다수 봉사단원들이 포천이나 의정부, 혹은 서울 북부에 거주하고 있어 경기 남부권의 수원시는 찾을 일이 없었다”며 “멀리 경기북부지역에서도 경기신문이 주최해 열린 이번 행사 소문을 듣고 봉사활동을 하기위해 아침 일찍 먼 길을 달려왔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봉사단원 10명은 이날 수백미터에 달하는 참가자 행렬 가장 뒤에서 화성을 한바퀴 돌면서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펼쳤다. /특별취재반
“화성돌기 코스 곳곳에 숨어 있는 안전사고는 저희에게 맡겨 주세요.” 지난 2008년부터 6년 연속 화성돌기 행사 자원봉사단체로 참가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산악구조대가 화성돌기 구간에 안전요원으로 배치됐다. 15명으로 구성된 산악구조대는 사고 위험 및 취약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고 ‘서장대~장안문’ 구간과 ‘연무대~창룡문’ 구간에 각각 배치돼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를 예의 주시했다. 특히 구조대원 중에는 경기도 줌마 탐험대 소속 6명의 대원이 함께 참가해 아줌마들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별취재반
1만5천여명의 안전을 책임진 수원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조창익 계장을 비롯한 10명의 교통경찰들은 참가자들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수원화성돌기에 중책을 맡았다. 제9회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여 전인 8시부터 화성행궁 주변 도로 곳곳에 배치된 교통경찰관들은 숙달된 팀워크로 일사분란하게 화성행궁 광장 주변의 교통흐름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또 그들은 행사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광장 주변 횡단보도와 화홍문 일대 등 도로변 곳곳에 배치돼 참가자들의 안전한 보행에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수행했다. 조창익 계장은 “화성돌기 행사가 처음 열린 2005년부터 9년 동안 교통통제를 맡아왔는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들이 몇 배나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올해도 뜻깊은 화성돌기 행사에 참여 할수 있어 기쁘고 보람됐으며 앞으로도 참가자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돌며 장교로써의 자질과 지식함양, 선조들의 지혜까지 얻을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용인대학교 군사학과 이병인 교수는 “120명 정도의 군사학과 학생들이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돌며 좋은 경험을 쌓았다”며 “예비 장교(육군소위)인 이들이 서장대와 장안문, 창룡문 등을 돌아보면서 지식과 좋은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 옛 선조들이 과학적으로 만든 성곽을 돌아보면서 역사도 공부하고, 군사지식도 쌓는 등 준비된 장교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화성은 성의 둘레 5천744m, 면적 130㏊로 동쪽지형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팔달산에 걸쳐있는 평산성의 형태로 성의 시설물은 문루, 수문, 공심돈, 장대, 노대, 포루 등 총 48개의 시설물로 일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중 수해와 전란으로 7개 시설물이 소멸되면서 41개 시설물만이 현존하고 있다. 현재 용인대학교 군사학과 부학회장을 맡고 있는 강병욱(21)학생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된 계기가 된것 같다&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