雅調아조 /이옥(李鈺) 四更起梳頭(사경기소두) : 새벽 두 시쯤 일어나 머리 빗고 五更候公姥 (오경후공모) : 네 시에 어른들께 문안드렸지요 誓將歸家後(서장귀가후) : 친정집에 가기만 하면 不食眠日午(불식면일오) : 아무것도 먹지 않고 대낮까지 늦잠 잘 거예요 출처: 이옥문집. 한시미학산책(정민 지음 솔 출판사 1996) 등 참고 이옥은 문체반정(文體反正)에 걸려 억압받고 불우하게 지냈다. 그러나 이단적인 문학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 박지원과 정약용에 필적할 만한 성취에 이른 사람이다. 유기론적 사상을 가졌으며 성현의 도리나 고문(古文)의 규범을 벗어나 현실을 직접 경험하고 인식해야 진실에 이른다고 했다. 얼마나 시집살이가 고되고 힘들었으면 며느리들이 다리 뻗고 늘어지게 자고 싶었을까. 시인은 세상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진정한 조선 선비의 숨결이 느껴져 슬며시 웃음이 돈다. /조길성 시인
경찰청장은 차관 예우를 받지만, 영향력은 장관 이상이다. 13만 명을 헤아리는 대한민국 경찰의 총수로서 공권력을 대변하기에 그렇다. 무엇보다 전국을 거미줄 같은 촘촘한 조직으로 장악하는데다 피라미드 같은 체계에 따라 일선정보를 독식하는 부러운 자리다. 고래부터 정보를 관리하는 자가 권력자였음을 미루어 경찰청장이 ‘대한민국 5대 권력’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정보에 더해 일선 치안권까지 행사하니 경찰청장은 최고 권력자의 신임이 우선된다. 그래서인지 1991년 경찰청 개청 이래 17명의 청장 가운데 11명이 영남출신이다. 경기도출신은 단 한 명도 없으며, 서울 또한 한 명에 불과해 인구비례로 볼 때 기형적이다. 하지만 영남권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권력지형을 이해하면 수긍이 간다. 경찰총수는 건국 이후 경무부장, 내무부 치안국장, 내무부 치안본부장을 거쳐 위상과 경찰독립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청장’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특이한 것은 경찰 요직을 독과점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이 아직 ‘대권’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찰대 1기로 수석입학과 수석졸업, 거듭된 최초 승진의 주인공인 윤
설 연휴였던 지난 9일 서울 중랑구의 30대 형제 살해사건과 바로 다음날 일어난 서울 양천구의 방화사건까지, 층간소음 문제는 비단 말다툼에서 끝나지 않고 폭행, 협박, 살인으로 확대되어 강력사건의 도화선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이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향을 찾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2012년 환경부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총 7천21건의 층간소음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에는 무려 1천500건의 민원이 쇄도해 센터를 개설하기 전과 비교할 때 지난해는 약 25배, 올 1월은 무려 60배나 민원이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층간소음개선안을 구축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에서 새로운 아파트 건설기준을 마련하고 법제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층간소음 문제를 단지 건축자재나 시공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한다면, 서과지피(西瓜舐皮)식 대책이 될 수 있다. 층간소음 문제는, 서로 공감하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야기된 병리적 현상이다. 층간소음으로 폭행, 살인을 저지른 피의자들
안산시 사2동에서는 ‘사랑의 쌀독 나눔’ 행사를 연중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나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뭘 할까? 하는 도움의 손길을 생각해 보면서 후원이나 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 어디에 해야 할지, 누구한테 해야 할지 머뭇거리다 결국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들을 경험해 본 적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우리 동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쌀독 나눔 행사는 그런 분들을 위해 마련됐다. 동 주민센터에 장독대를 두고 오다가다, 또는 민원업무가 필요하신 분이 보고 가신 후 십시일반 집에 있는 쌀 조금씩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또 정말 쌀이 필요하신 분은 장독의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물론 이 행사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사람들이 나눔에 동참할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동네 주민들의 사랑으로 쌀독은 부족함 없이 채워지고 있었고, 어려우신 분들이 쌀을 가져가시는 것도 더러 보았다. 1월 어느 날인가, 쌀 20kg 5부대가 택배로 와서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택배기사님께 물어보니 이름은 없고 연락처만 있다면서 알려주는 게 아닌가. 하여 당사자
의왕시가 세계 최고의 유아교육으로 평가받고 있는 레지오 교육으로 ‘교육도시 의왕’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영유아기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발달을 도와줄 ‘레지오체험학습장’의 4개월간 시범운영을 마치고 다음달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레지오체험학습장은 지난해 11월2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의왕시 여성회관 1층에 문을 열었다. ‘레지오 교육’은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소도시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에서 발전시켜 온 유아교육의 철학, 행정조직, 교수학습 방법 및 환경구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학습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사고를 변화시켜 나가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단순히 방법론적인 유아교육프로그램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이며 체계적인 유아교육의 실천적 사례라고 보면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의 잠재력을 존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 새로운 사고가 열리는 ‘주황방’ 영유아들을 위한 주황방은 여러 가지 매체를 빛과 함께 탐색해보고 다양한 놀이를 경험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특히 빛에 따라 일상
광교신도시 주민들과 수원지역 2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북수원민자도로 공동대책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공대위는 수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선 북수원민자도로 추진과정의 숱한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가 무자격 용역을 한데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밀실행정으로 일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 공대위의 주장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책 입안자와 추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지워야 마땅하다. 물론 현 단계에서 진위를 예단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시민사회가 공대위를 꾸리고 감사까지 청구하고 나선 이유를 수원시가 정확히 짚지 못하는 듯하다는 데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대위 주장에 대해 행정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2004년 사업이 제안될 당시의 규정에 따랐고, 2011년에는 다시 적격성 조사를 한국개발연구원에 맡겨 타당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도로 건설과 환경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행정 당국이 내놓는 식상한 대답이다. 밀실 추진에 대해 답이 없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도로를 놓는 과정에서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환경 문제는 이들에게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들린다. 영동고속도로 북수원 IC에서 용서고속도로 상현 IC까지 길이 7.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부탄이란 작은 나라가 있다. 외국에서 유학을 한 젊은 국왕이 지배하는 왕국이다. 탄트라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존경하는 ‘티벳 사자의 서’ 저자 파드마삼바바가 서기 659년께 불교를 전한 후 현재까지 불교의 전통이 이어지는 나라다. 신비한 은둔의 나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더 가깝게 여겨지는 것은 몽골리언인데다 언어가 흡사하다. 문화와 풍속도 비슷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감정적 기질이 있고, 술을 좋아하며, 매운 음식을 선호한단다. 경로효친의 전통도 있다. 이 나라가 관심을 끄는 것은 국민의 행복도 경제활동 산정에 포함시키는 이른바 ‘국가총행복’(GNH) 지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2010년 수원을 국빈 방문한 부탄왕국 행정 수반인 지그미 틴리 수상은 국가 총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부탄이 세계 최초로 자국 농업 전체를 유기농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구수로는 수원시와 비슷한 120만에 지나지 않는 소국이지만 한 국가 전체에서 유기농을 하겠다고 선언한 부탄왕국에 우선 경의를 표한다. 부탄은 앞으로 살충제와 제초제 판매를 금지
지난 2월 12일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이 있었다. 국정연설은 매년 연초에 대통령이 국회에서 그 해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연설하는 것으로, 이번 연설은 사회보장제도, 중산층의 번영, 일자리, 최저임금 인상, 세제개혁, 교육, 안보와 핵 문제 등의 주제로 1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문을 읽던 중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를 임신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남자가 아니라 그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용기가 있어야 남자이다.”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다. “책임 있는 부성”(responsible fatherhood)은 아버지의 부재 속에 성장했던 그가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되고 2012년 연임된 후 지금까지 줄곧 강조하고 지원해 온 정책으로, 현재 미 보건복지부 아동가족청에서는 이 단위사업에만 매년 7천500만 달러(약 81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문득 이런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던 한 남자에게 천사가 나타나 가장 원하는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 남자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내가 원
공무원들은 책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그들은, 성공하거나 실패한 수많은 결정에 참여했으면서도 그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례가 드물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공무원들이 남긴 기록이 별로 없다. 그런데 얼마 전 공직에 몸담고 있는 필자의 친구가 동료 공무원과 함께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출간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높이 평가하고 편지까지 보내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서로 공사가 다망한 가운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탓에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수개월 전에 친구로부터 출간 소식을 전해 듣고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 사실 친구는 행정 전략가이다. 소담한 자리이거나 산을 오르면서 ‘문화의 도시, 수원’을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친구의 통찰력과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늘 예사롭지 않았다. ‘대한민국 목민심서’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고(故) 심재덕 시장의 비서로 있으면서 심 시장과 함께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며 고뇌 어린 대화를 많이 나눈 결과물이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목민심서&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