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사2동에서는 ‘사랑의 쌀독 나눔’ 행사를 연중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 나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뭘 할까? 하는 도움의 손길을 생각해 보면서 후원이나 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 어디에 해야 할지, 누구한테 해야 할지 머뭇거리다 결국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들을 경험해 본 적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우리 동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쌀독 나눔 행사는 그런 분들을 위해 마련됐다.
동 주민센터에 장독대를 두고 오다가다, 또는 민원업무가 필요하신 분이 보고 가신 후 십시일반 집에 있는 쌀 조금씩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또 정말 쌀이 필요하신 분은 장독의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물론 이 행사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사람들이 나눔에 동참할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동네 주민들의 사랑으로 쌀독은 부족함 없이 채워지고 있었고, 어려우신 분들이 쌀을 가져가시는 것도 더러 보았다.
1월 어느 날인가, 쌀 20kg 5부대가 택배로 와서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택배기사님께 물어보니 이름은 없고 연락처만 있다면서 알려주는 게 아닌가.
하여 당사자와 통화를 해보니 민원을 보러 왔던 분이 쌀독을 보고는 고향에서 했던 연탄 나눔 행사가 생각난다고 하면서 쌀을 보내셨고, 이름은 굳이 밝히기를 거부한 일이 있었다.
또 하루는 고사리 같은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가 쌀독의 용도에 대해서 물었단다.
엄마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거라고 설명을 해주자, 아이는 “기부가 뭐예요?” 하며 재차 질문하며 쌀독에 대한 엄마와 딸의 대화를 듣게 된 기회가 있었다.
모녀의 이야기나 익명으로 기부된 쌀 5부대의 사랑이 어려운 이웃의 고픈 배와 마음을 채워줄 생각을 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 행복한 하루였다.
우리 사회는 복지에 대해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이웃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직접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과 그들에 대한 작은 관심이 필요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어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의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만 작은 나눔을 시작하는 것은 집에 있는 쌀로도 충분하다.
쌀독 나눔 행사에 마음으로 베풀어 주신 주민 여러분과 추운 날 봉사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오늘 이 글을 통해서나마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린다.
30여년 만에 찾아왔다는 한파가 유난히 잦은 올 겨울에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따뜻한 감골마을 사이좋은 사2동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