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치러지는 광역단체장 지방선거의 주요 대진표가 거의 확정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시장의 대항마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김진애 전의원 가운데 결정된다. 인천은 민주당 박남춘 현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이 대결한다. 1360여만명의 인구로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의 경우는 민주당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았던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맞붙는다. 이번 지방선거는 0.73%라는 초박빙의 대선이 끝난 후 불과 3개월여 만에 치러진다. 그래서 대선 연장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여야간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승리로 이어진다면 윤석열 차기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확실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길 경우는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승리하는 쪽이 대선 민심의 진짜 적자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는 초기부터 중앙정치에 예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우선 각 당의 공천 단계부터 부적절한 신호가 나타났다. 지역에 이렇다 할 연고가 없으면서도 중앙무대의 지명도를 앞세워 출사표
상대에 대해 나쁜 감정이 일어나면 그를 비난하고 싶어지는 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나쁜 감정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널리 퍼져 있는 미신 중의 하나는 인간은 저마다 정해진 본성을 가지고 있어서 착한 사람, 나쁜 사람,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열정적인 사람, 냉철한 사람 등이 있다는 미신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일 때보다 좋은 사람일 때가 더 많고, 어리석을 때보다 현명할 때가 더 많으며, 냉정할 때보다 정열적인 때가 많다거나 그 반대로도 말할 수는 있지만, 만약 어떤 사람은 언제나 선량하고 현명한데 다른 사람은 언제나 사악하고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너는 이웃의 약점을 보고 있지만, 그의 선행 하나가 너의 한평생보다 더욱 신을 기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네 이웃이 불행히도 죄에 빠졌을 때, 너는 그가 그전에 흘린 눈물도 모르고 그 뒤의 참회도 모르며, 그의 슬픔과 상심의 목격자인 신은 그를 용서했는데도 너는 여전히 그를 비난하고 있다. (성현의 사상) 사람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양쪽에 다 잘못이 있다. 만약 한쪽이 완
5월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게 된다. 한국사회의 정치권력이 바뀌는 순간이다. 정권이 바뀌면 우리 사회의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책의 기조는 물론 행정부와 기타 국가기관의 인적 구성도 대폭 물갈이되는 것이 관례이다. 원칙적으로 현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장의 임기는 보장되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미래 권력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중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같은 기관들이 새로운 기관장을 맞이하게 된다. 이 와중에 올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2002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고 현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을 마무리 지은 교육계의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과정 제정·고시 권한 등 미래 한국사회의 교육정책을 디자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디자인한 교육정책은 교육부를 통해 실행되고 각 시·도 교육감은 교육부와의 협조체제를 통해 교육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을 기획한 국가교육위원회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그 인적구
윤석열 당선인의 한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지난 4월 20일 tvN의 토크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게스트로 출연하여 자신의 삶과 당선인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퀴즈’는 방송인 유재석과 김세호가 진행하는 tvN의 간판 예능 중 하나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보여’ 주면서 퀴즈를 통해 정보와 재미도 제공하는 ‘명품’ 프로그램이다. ‘유퀴즈’는 2022년 4월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한국인 방송프로그램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유재석은 지난 2021년 《시사인》이 발표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조사에서 손석희 앵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유퀴즈’ 150회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라는 제목으로 갑자기 인생의 방향을 바꿔 성공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첫 게스트로 등장하여 약 18분간 달라진 일상, 고시 9수와 검사시절, 야식과 민트초콜릿, 고민거리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진행자들은 크게 당황한 듯했고 ‘유퀴즈’ 특유의 밀당이나 재담도 보이지 않았다. 윤 당선인도 ‘할 말’이 있어 나온 사람 같지는 않았다.
굳이 점잖을 필요 없었다. 정치인의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 원을 받고, 부친을 통한 농지법 위반, 배우자의 몇 십억 원 주가조작 혐의, ‘이해충돌’ 상임위 소속 의원 가족회사의 몇 천억 원 관급공사 수주에도 “어쩔 건데?”라는 뻔뻔했던 표정들. 국민의 절반은 짐짓 모른척했다. 이름 모를 대학의 표창장 하나로 온 세상이 들썩거렸었건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건들거리는 언행은 대수도 아니었다. 그저 절반의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싫었다. 부동산정책이 싫었다. 가치와 이념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듯한 ‘선비다운’ 모습에 피로했다. 대통령의 권한은 제대로 사용도 못해봤다. 되레 국민의힘과 절반의 국민으로부터 ‘독재’라는 비난을 받았다.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다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서울시민도 등을 돌렸다. “이번 생에서 집을 마련하기는 글러 먹었어”라는 무주택 청년, 세금을 왕창 내는 게 두려운 주택 보유자들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경기도의 신도시 주민도 대동소이(大同小異)다. 이들의 입장 변화는 불문하고, ‘지선 빅매치’는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언론은 ‘제2의 대선’이라며 호들갑이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여전히 점잖다. 후보들이 ‘실용주의’를 주창
5년의 임기를 거의 마쳐가는 대통령의 얼굴은 부어 보였고 표정은 굳어있었다. 역대급 임기말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통령은 마지막 대담에서 하얗게 불태우고 재만 남은 신갈나무 그루터기처럼 보였다. 그는 때로는 짙은 아쉬움과 회한을 비치기도 하였고 한편으론 작심한 듯 세간의 비판에 항변하고 깊은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나는 대담을 보면서 분노를 억누르며 말하고 있음직한 대통령의 항변과 우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스스로 아이러니라 언급했던 야당후보로 변신한 검찰총장의 당선! 곧바로 숱한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이는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기행들, 또 차기정권 각료인선에서 불거지는 목불인견의 잡음들을 지켜보는 대통령의 마음은 어떠할까? 탄핵이란 폐허를 딛고 애써 쌓아 올린 대한민국이란 공든 탑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나를 안타깝게 만든 것은 정작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패인을 묻는 질문에서 “나는 한번도 링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는 대목이었다. 아니.. 선거는 힘을 모아 교대로 싸워야 하는 태그매치였다. 야당은 합종연횡으로 태그매치 상대까지 바꿔가며 링에 오르는데 여당은 현직 대통령이 링을 떠나버렸으니 낭
싸움과 말다툼은 쉽지만, 끝내는 것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끄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논쟁을 할 때 노여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우리는 이미 진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논쟁하게 된다. (칼라일) 어떤 사람을 설득할 때는, 그 사람이 지닌 사상에 의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즉 그 사람 안에 건전한 사려와 분별심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 이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마음은 그 자신의 감정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있다. 그 사람 속에 선량한 마음이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가 아무리 악의 무서움을 얘기하고 선을 칭찬해도, 악에 대한 혐오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선을 추구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칸트) 이성의 승리에 가장 공헌하는 것은, 이성에 봉사하는 자의 평정한 마음이다. 진리는 종종 반대자의 공격보다 옹호자의 열광 때문에 더 괴로워한다. (토머스 페인)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사람은 마음껏 칭찬하라. 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지지와 격려를 얻지 못해 바른 길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고, 너 자신도 상대방에게 그것에 대한 당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나라 곳곳에서 일상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 관광산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거의 고사 위기에 빠져 있었던 여행 관련 업계는 해외여행 수요와 외국 관광객 유입 증가에 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각 지방정부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따라 그동안 억눌렸던 관광수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본격적인 관광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움츠러들었던 관광욕구가 분출하고 있는 현상은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은 지난 1분기의 국내여행 실적을 집계 결과에도 나타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기간의 실적보다 5% 높았다고 한다. 제주 여행 매출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기 전과 비교해 22% 늘었으며, 4월 7~17일 국내여행 매출은 전달 동기 대비 105%나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원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이 시작된 영향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등 여행약자들에 대한 기반이 부족하다. 국민들의 인식도 장애인들의 여행 욕구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 관광서비스 업체도 지방정부도 장애인 여행에 소극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