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을 만드는 사람은 흙과 하나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마지막 하나의 불순물이 사라질 때까지 흙을 손질하고 그릇에 마음을 담기 위해 부드러운 손길로 반죽을 매만진다. 뜨거운 불 속에 잘 빚은 그릇을 넣은 마지막 순간, 시간과 뜨거운 열을 견뎌낸 그릇은 그제야 혼을 담고 숨을 담게 된다. 거친 세상을 이겨내야 하는 견고함, 그것의 유연한 본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천 신세계갤러리는 30일까지 도예작가들의 생활자기를 전시하는 ‘생활 속의 예술·도자’전을 연다. 일상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400여점의 생활자기를 통해 자기가 가진 친근함과 품격, 예술성까지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영희, 김재현, 김형준 등 9명의 작가의 참여로 이뤄진 이번 전시회는 기능성과 심미성을 공유하는 다양한 형태의 생활자기를 통해 흙이 지닌 매력을 살려낸다. 의도적인 비정형, 흙의 자연스러움, 유약의 우연적인 기법이 펼쳐내는 작가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짐은 물론,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어서 자기의 형태와 기법을 달리해 현대성을 드러냈다. 그 중 작가 선의미는 ‘화-기(花-器)’라는 작품을…
‘시간을 잃어버린다’. 18일 저녁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피아노리사이틀에서 맞았던 감흥은 한마디로 시간이 멈춰선 느낌이었다. 고전주의시대의 음악은 그 강건함 때문에 명상곡 같은 느낌으로 조금 무거운 감이 있다. 그러나 손씨가 이날 리사이틀 첫곡으로 선보인 ‘하프시코드 소나타’에선 이와 반대로 소박함이 묻어나며 정감있는 연주에 몰래 흥을 일으켰다. 특히 풍부한 선율을 타고 흐르는 경쾌함 속의 자유분방함은 새삼스럽기까지 하다고 할까? 손씨는 이번 연주회에서 갈루피의 ‘하프시코드 소나타’를 비롯해 스크리아빈의 ‘연습곡’·‘소나타 9번’, 슈베르트의 ‘즉흥곡 D935’, ‘리스트의 ‘비엔나의 야회 6번’ 등을 선보였다. 쇼팽의 애잔함이 연상됐던 스크리아빈의 ‘연습곡’과 아름답고 화려한 기교가 빛났던 리스트의 ‘비엔나의 야회 6번’ 등도 돋보였다. 하지만 이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난해한 곡으로 알려진 스크리아빈의 &ls
봄기운이 온 세상을 흔들어 깨우고 새싹, 꽃잎, 나무들이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는 동안 직장인, 주부, 학생들은 환절기 졸음,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갑작스레 올라간 기온, 높아진 자외선 지수, 그리고 황사와 꽃가루 등 봄철 달갑지 않은 현상들이 그 원인이다. 나른해진 몸과 둔해진 버린 머릿속을 맑은 봄 햇살처럼 깨끗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아로마테라피는 어떨까? 향을 뜻하는 ‘Aroma’와 치료를 뜻 하는 ‘Therapy’의 합성어인 아로마테라피는 수십 종의 에센스 오일과 식물성 원료(허브)에서 추출한 방향성 오일을 이용해, 인체의 자연적인 치유력을 높이는 대체요법이다. 로하스홈쇼핑(www.sbnshop.com)에서는 천연의 향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아로마테라피를 소개하고 있다. ▲노폐물을 분해하는 향기 체내순환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셀룰라이트로 수분, 노폐물, 지방이 신체의 특정 부위에 뭉쳐 온몸이 뻐근하고 두통을 느끼게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매일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는데…. 이렇게 노폐물을 배출하고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면 참 좋겠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꿈같은 일일 뿐이다. 이럴 땐 각각의 향마다 다른 효능
여성들의 효율적인 취업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경기도 가족여성개발원 정책포럼’이 오는 23일 오후 2시 시흥시여성회관에서 개최된다. 9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에서는 그 주제를 ‘기업의 여성인력 수요와 여성취업 활성화 방안’로 정했다. 특히 주제발표에 나서는 공선영 도가족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중소제조업체의 여성인력 수요 특성 분석’을 통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성인력 양성과 취업연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공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도 기업체의 여성인력 고용실태 및 수요조사’의 연구진으로 참여한바 있다. 시흥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의 김수영 본부장은 보다 실질적인 주제로 토론의 맥을 짚었다. 김 본부장은 지원본부의 실질적인 직업상담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산업의 중심지역인 ‘시화산업단지 여성취업활성화방안’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지정토론에는 황성희 도의회(보사여성위원회) 의원, 이정한 (주)백양씨엠피 대표이사, 시흥여성인력개발센터 조옥화 관장, 안산여성노동자회 이진경 회장, 시흥시청 지역경제과 정성수 과장 등이 참여, 여성 취업연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을 모색한다. 개발원 관계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효
치장하는 남성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 그루밍족이 뜨고 있다. 그루밍족은 몸을 치장한다는 뜻의 ‘groom’에서 나온 말로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이제는 남성들도 자신을 가꾸는 것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장에는 남성전용샴푸, 남성용보정속옷, 남성용비비크림은 물론, 마스카라, 컨실러, 파우더까지 나와 있다. 자신의 만족 뿐만 아니라 자신을 돋보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문화로 인식해야 하며, 무분별한 외모지상주의는 문제가 되지만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라면 나쁘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여성들은 이미 알고 있거나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남성들에게는 쉽지 않은 정보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남성 그루밍 포털 사이트인 앤디스 (www.andys.co.kr)가 그루밍센터에 이은 커뮤니티센터를 오픈했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남성 그루밍족에게 필요한 카테고리별 포럼과 다양한 이벤트 컨텐츠로 구성된 커뮤니티센터를 제공한다. 남성들은 피부타입을 어떻게 체크해야 하는지, 군대 다녀와서 엉망이 된 피부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어떤 스타일이 나에게 어울릴지 궁금할 때 그 문을 두드려보면 원하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당신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입니까?” 누군가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답변을 할까. 주저없이 나오는 대답은 모두다 똑같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열심히 못하겠는가. 그런 미련이 남는다면 학창시절의 추억을 느끼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듯. 충남 연기군에 이런 곳이 있다. ‘교과서박물관’이 그 주인공이다.<편집자주> 지난 2003년 9월에 개관한 ‘교과서박물관’은 삼국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교과서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충남 연기군 대한교과서 인쇄공장 안에 위치해 있으며 10여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3년 개관했다. 개관 1년후인 지난 2004년 8월에는 충남 제1호 등록박물관으로 인정되어 충청남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의 명성을 얻었다. 이곳은 교과서라는 전문 주제를 다루는 곳으로, 국내 유일의 교과서박물관이다. 1천31평의 건물 안에는 교과서전시관, 인쇄기계전시관, 홍보관, 기획전시관 등 모두 4개의 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휴게실, 세미나실, 기증도서실
바람둥이는 ‘걸걸걸’ 웃고, 요리사는 ‘쿡쿡쿡’, 축구선수는 ‘킥킥킥’, 경찰은 ‘후후후’하고 웃는다는 우스갯소리에 우리는 어떤 웃음을 지을까? 미소, 실소, 홍소, 폭소, 냉소, 고소, 조소, 파안대소, 가가대소, 앙천대소 등 웃음의 형태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하다. 인간만이 지을 수 있는 아름다운 화장술이라는 웃음, 그 웃음을 말한다. 과천 제비울미술관은 5월 11일까지 ‘희극전’이라는 제목으로 ‘2008 제비미술관 젊은 작가 지원’전을 연다. 이른 봄부터 시작한 이번 전시회는 작가 6명이 한국화, 서양화, 조형, 영상, 사진 등 나름의 방식을 통해 웃음을 그려낸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여전히 그곳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우리를 웃게 만드는 현상들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있는 자리. ‘웃음’이라는 것이 삶과 연관되는 미학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비학문적인 영역에서 근거를 제시했다. 그 중 작가 김우임의 작품이 눈에 띈다. 김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다. 강의 시간 달콤
우리의 정서는 ‘한’(恨)이라는 단어로 대변된다. 한 시대를 이야기하는 일은 개인의 아픔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억은 단편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시간 속에서는 절대적인 힘을 얻는다. 그 속에는 굴곡진 인생들의 삶의 격류가 흐른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오는 5월 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악극 ‘꿈에 본 내고향’은 일제시대, 광복 그리고 한국전쟁 등 혼란스런 시대배경 속에서 주인공 ‘순이’를 통해 종군위안부 여성의 아픈 역사와 삶을 담은 작품이다. 도립극단 제55회 정기공연으로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악극 ‘여자의 일생’ 등을 히트시킨 극단 ‘예군’의 대표이자 한국연극계를 이끌어가는 중견연출가 남궁연이 연출을 맡았다. 이번 공연에선 ‘막간극’의 형식을 도입해 옛날의 악극단의 볼거리를 재현한 것이 특징으로, 변사의 만담을 비롯해 캉캉춤 등 1960년대 악극단의 쇼를 통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일제시대의 어느 가을. 한가한 농촌마을에 사는 김진사의 딸 ‘순이’는 경성에 유학 중인 ‘철민’과 약혼한 상태다.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온 철민은 순이를 흠모하던 ‘가네야마’의 음모로 체포되고, 순이는 필리핀의 위안소로 잡혀가게 된
●69 식스티나인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마사노부 ‘지루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웃음소리를 들려주자구!’ 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 SM, 퇴폐, 폭력이 아닌 발랄함과 쾌활함이 가득하다. 고교 3학년인 켄은 지루한 일상에 오아시스가 될 락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친구들과 약속한다. ●킬 위드 미 출연: 다이안 레인, 빌리 버크 UCC로 생중계되는 충격적인 현장, 접속자가 늘어날 수록 죽음은 더 빨리 다가온다. 살인의 현장이 생중계되는 사이트 www.killwithme.com이 열리고 추적할 수 없는 인터넷 살인마와 FBI 사이버 수사대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범죄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져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영화다. ●패솔로지 출연: 마일로 벤티지글리아, 마이클 웨스톤 감춰진 죽음의 비밀, 누구도 ‘그들’에게서 안전할 수 없다. 자상하고 희생적인 의사들의 모습이 아닌 쿨한 살인이 담긴 충격적 영상이 가득하다. 하버드 의대를 수석 졸업한 ‘테드 그레이’는 첫 부검시간부터 시신의 사인을 밝혀내고 ‘제이크’의 동료들은 ‘테드’를 경계한다. 클럽에서 제이크 일행과 광란의 하룻 밤을 보낸 ‘테드’는 다음…
울부짖는 고통 그들은 아이를 잃었다. 그렇게 짧은 사랑은 캔디처럼 달콤한 환상에서 지옥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돼버린다. 데드라인 문턱에서 젊은 남녀가 본 것은 천국이었을까? 처절한 사랑의 구토였을까? 수없이 지나가는 아름다운 영상 미학 속에서 이 장면만 맴도는 것은 양심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었다. 통곡을 쏟아내고 벽을 치며 후회하고 물 세래로 몸을 적셔도 죽어버린 ‘사랑의 싹’은 살아 돌아올 수 없다. 하늘은 회개의 기회조차 외면했고 천국행 면죄부는 애초 기대하지 않았다. 사랑의 열병에 생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버렸으니…. 팔아치울건 환상의 캔디에 모두 넘겨버렸다. 남는건 공허한 현실. 조용한 호숫가를 찾은 이들은 먼 시선 속에서 화려한 젊은날을 모두 떨궈낸다. 2006년 독일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분에 공식 초청됐던 영화 ‘캔디(Candy, 2006)’가 지난 17일 상영에 들어갔다.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 2년이 다 지나 국내팬들 앞에 늦봄의 철쭉꽃 처럼 찾아왔다. 4월을 더욱 잔인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호주 배우 히스 레저, 그가 지난 1월24일 영화 촬영 중 젊은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과 함께 눈높은 국내 상영관을 잡았으니 조금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