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내 주변과 길 건너편까지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 서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라 갸우뚱하다가 곧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의 도입부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기질 악화로 거리를 다닐 때 방독면이나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었다. 감독은 아바타 속 시대 배경을 2154년으로 설정하여 손자의 손자 세대의 망가진 지구 풍경을 묘사했다. 영화를 볼 땐 내가 죽고 사라진 150년쯤 뒤에나 방독면과 마스크가 일상이 될 거라 상상했지, 고작 10년 뒤 바이러스 탓에 아바타의 거리 풍경이 현실에서 재현될 줄 몰랐다. 코로나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거시경제 구조까지 바꾸는 중이다. 학교도 처음 맞이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 온라인 수업, 홀짝 등교, 비말이 튈 수 있는 교육 활동 금지, 친구와 신체 접촉 금지, 급식 시간 대화 금지처럼 이전에 없던 모습이 일상이 되어간다. 코로나 시대의 교실은 어떤 모습인지 하루를 들여다보자. 아침시간, 개학하자마자 이별하는 아이들. “여러분 우리 어쩌면 올해 안에 다시 못 만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친구들과 미리 인사해 둡시
증여세는 부의 무상이전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우리나라 증여세 과세체계는 수증자를 기준으로 하여 증여자별로 합산과세하고, 10년 이내 동일인으로부터 증여가액을 누적과세한다. 증여세가 높은 상황에서는 사전적으로 세금플랜을 잘 세워 대응하지 않으면 예상치 않은 세금으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지만, 오해하기 쉬운 증여세 문제를 정리해 본다. 요즘과 같은 국제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는 해외거주를 활용하여 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 십수년 이상 캐나다에 거주하여 비거주자인 상태의 재외동포의 경우 배우자에게 현금증여를 하고 수년이 지난 후 그 배우자가 국내에 거주할 목적으로 귀국하면서 해외에 거주 당시 증여받은 현금을 들여온 경우 국내에서 과세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 세법상 비거주자 간에 이루어진 증여의 경우 재산이 국내에 소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가 과세되기 때문이다. 또 캐나다의 경우 증여세가 없으므로 캐나다에서 증여한 재산에 대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증여 시점에 캐나다에 거주 했다는 명확한 근거서류를 구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겠다. 부모가 자녀에게 아파트를 팔고, 매매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생활비조로 지급받은 경우
용서란 무엇인가?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준다는 의미로, 우리에게 부당한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개, 부정적 판단, 무관심함을 포기하고 그를 향해 연민, 관대함, 심지어 사랑하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파울 뵈세는 ‘용서는 과거를 변화 시킬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푼푼하게(옹졸하지 아니하고 시원스러우며 너그럽게) 한다’고 했고, 셰익스피어는 ‘용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보슬비처럼 온다. 이는 용서를 하는 자 뿐만 아니라 받는 자에게도 축복이다’라고 했다. 톨스토이는 ‘그대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고 용서하라. 그때 그대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상처를 주기도하고, 상처를 입기도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준 상처는 기억하지 못해도 남들이 자신에게 준 상처는 오래간다. 상처의 깊이가 크면 원한이나 미움, 증오, 복수심 등과 같은 이름으로 상흔(傷痕)이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혹자는 ‘용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다’라고 하지만 타인이 나에게 한 잘못을 용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1980년 초로 추정되는 어느날에 경기도청 문서계에 요즘 표현으로 택배상자가 도착했다. 과학기술부장관이 IBM에서 직수입한 컴퓨터(워드프로세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로시로서는 다리를 치료받은 제비가 강남에서 가져온 호박씨앗을 심어 열매 맺은 흥부의 박처럼 보였을 박스안에서 나온 것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번쩍거리는 신문명 기계였다. 텔레비전(모니터)도 있고 네모난 프린터기도 있고 타자기의 자판을 닮은 키보드가 펑하는 스티로폼 연기와 함께 짠하고 나타난 것이다. 접수 담당자는 이 기계를 통계부서로 배정했다. 기계의 상표에 적힌 computer이라는 단어를 콘사이스에서 찾아 ‘계산하다’라는 설명에 근거한 소관 배정이었다. 기계를 받은 통계부서의 적극적인 공무원이 영어사전을 찾아가면서 기기를 연결하고 수차례 도전끝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고 종이위에 출력하였다. 그리고 월보와 분기보고서 요지를 이 기계로 작성했다. 결재를 하시던 실장님은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보고서 요약서를 인쇄하여 첩부하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돈 내고 인쇄소에서 작업한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라는 기계에서 출력한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이 기계는 통계부서보다 보고서를 많이 작
안산시가 ‘우리 밀 익는 국수마을’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부 우리밀·콩 영농조합법인, ㈜우리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부도에서 생산되는 밀의 생산·유통·소비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앞으로 안산시는 대부도 밀의 안정적 생산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aT는 국산 밀가루 판로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 등을 지원한다. ㈜우리밀은 대부도 밀을 전량 수매하며, 대부우리밀·콩 영농조합은 양질의 밀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상인회와 힘을 합쳐 대부도 방아머리 음식 거리를 ‘우리 밀 칼국수 거리’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경기도내에서 소문난 특화 음식거리는 수원의 통닭거리와 순대 타운,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성남 남한산성 닭죽촌, 가평 운악산우리콩 두부마을, 화성 제부도 모세거리 등이 있다, 인천에도 차이나타운을 비롯,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 만석동 주꾸미거리,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 연안부두 밴댕이회무침거리, 동인천 삼치거리 등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 밀 칼국수 거리가 자리 잡으면 또 하나의 명물거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지역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대부도는 포도가 유명하지만 오래 전부
숲속 통나무의자에 앉았다. 편백나무 사이로 비껴드는 아침햇살이 금빛 비단 폭 같다. 날마다 보아도 늘 신비롭다. 숲속 아침 시간은 고요히 맑게 밝아온다. 내 문학의 뿌리 의식일까. 고인이 된 박완서 선생의 「트럭 아저씨」라는 수필이 떠오른다. 거기에 작가에 대한 답이 있어서일 것이다. 박완서 선생이 서울을 떠나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때의 일이다. 매일 두 번씩 트럭에 채소를 싣고 오는 채소 장수 아저씨가 있었다. 멀리서 그 아저씨가 트럭에 싣고 오는 온갖 채소 이름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 선생은 뭐라도 좀 팔아줘야 할 것 같아 마음보다 먼저 엉덩이가 들썩였다고 한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 채소 장수 아저씨는 손이 컸다. 그 때문에 선생은 “이렇게 싸요?” 하면, 물건을 사면서 싸다고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듯 웃는다고 했다. 그렇게 정이 든 아저씨는 평일에는 하루도 거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동안 트럭 아저씨는 박완서 선생을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나타나서 새삼스럽게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더란다. 순박한 감정에 곧이곧대로 나타낸 존경과 애정을 거부할 수 없어 선생께서는 “내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물으니, 책을
1945년에 우리민족은 해방을 맞았고 조선에 와있던 일본 병사와 가족들은 패망했지만 마지막 돌아가는 길에서도 일본 어머니, 누나들이 최후까지 남아서 가족의 귀향을 뒷바라지했다는 야사를 들은 바가 있다. 일본의 여성권익이 우리나라만 못하다는 일부 제한적인 자료에 근거한 주장도 공감을 하지만 최근의 언론 보도에서는 “인공호흡기를 양보하자”는 의사의 제안을 일본 노인들이 따르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일본국민의 의식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 장순호 전 교육장님의 조정팀 인솔 일본여행기가 비오는 날 실내 체육시간 2시간을 채웠다. 당시로서는 비행기를 타신 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경외심이 들었고 그분의 말씀은 더더욱 신기했다. 선생님 말씀입니다. “우선 일본 사회는 양보하는 사람이 한가득하다. 버스안에서도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엘리베이터에서는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를 보았다.” 고등학생시절이니 45년전이다. 요즘 학생만큼 사회를 비판하거나 사안을 평가하는 역량이 부족했을 것이기도 하겠지만 당시에는 일본사람들은 예의적이구나 생각했다. 2008년 일본교과서 왜곡으로 도의원님 독도 규탄대회를 수행하였다. 당시 여행사와 미스매칭으로
용인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원내대변인)이 최근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아동학대치사 범죄의 기본 형량을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이고, 아동학대중상해죄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화했다. 현행법상 아동학대치사죄의 형량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아동학대중상해죄의 형량은 ‘3년 이상의 징역’이다. ‘아동복지시설의 종사자 등에 대한 가중처벌’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대한 가중처벌’로 바꿔 신고의무자의 책임을 분명하게 명시했다. 저항할 힘이 없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학대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시에서 학대당하던 9살 초등학생 남자 아이가 친부의 동거녀에 의해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에 7시간이나 갇혀 있다가 생을 마감했다. 또 경남 창녕군에선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가 친모와 의붓아버지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하다가 간신히 탈출해 구출된 일도 있었다. 이 아이는 경찰에서 부모가 플라스틱을 녹여 물체를 접착할 때 사용하는 공구인 글루건과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 프라이팬 등을 이용해 몸 일부를 지졌다고 말했다. 또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둬 숨을 못 쉬
북한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거듭된 비방전을 펼친 끝에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저들이 끝내 남북 합의 파기 수순에 돌입하는 사태를 보면서 북한을 설득하는 일이 외계인과의 타협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북핵폐기’를 목표로 북한의 억지를 참아가며 평화전략을 구사해온 문재인 정권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 남북이 열광하며 맞았던 ‘평화의 봄’이 결국 무참히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지난 15일 6·15선언 20주년 행사 영상 메시지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혹평했다. 김여정은 성명에서 ‘구접스럽다’, ‘잘난 척’, ‘꼴불견’이라는 험악한 표현을 총동원하는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비공개 특사파견 제안 사실을 폭로하면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필자의 고향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방기리다. 신라 27대 선덕여왕 때 창건된 고찰(古刹)로 국내 최대사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통도사가 소재한 경남 양산군 하북면과 인접해 있는데, 고등학교까지 부친이 방기리에서 배 과수원을 경영하셨고, 필자는 가까운 양산 하북국민학교를 다녔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부모님 손을 잡고 통도사에 연등을 달던 일, 배꽃이 필 때면 하얀 배꽃과 달빛, 은하수가 어우러져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庚)인제….” 라는 고려시대 이조년의 고시조(古詩調)가 절로 읊조려지는 풍경 속에 살았다. 어느 집이든 우물을 파면 1급수 맑은 물이 샘솟았다. 영남알프스 1천100미터 높이의 영축산과 신불산을 병풍처럼 가져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풀을 먹고 자란 소들은 인근 언양 우시장에서 거래됐는데, 지금도 언양불고기는 수원소갈비처럼 명품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식도락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높은 산 밑에 살다보니, 해가 신불산 쪽으로 질 때 노란 빛깔을 띄었다. 미술시간에 풍경화를 그릴 때면 해는 늘 노란색으로 색칠했다. 수도권에 산지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붉은 노을을 보면 낯설다, 이달초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