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근원적인 힘이 우주를 탄생시켰다. 모든 에너지가 단 한 번의 폭발로 분출되어 단 하나의 선물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존재였다. 긴 시간이 흐른 다음 별들이 생겨나 반짝거리고 그 별빛 아래 도마뱀이 눈을 깜빡거리게 된다면, 그 또한 시간이 시작되었던 태초, 바로 그 순간 불타올랐던 그 신비한 에너지 때문일 것이다. 태초의 우주는 스스로 섬세하게 자기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일 공간의 생성 속도나 중력이 어느 한쪽으로 쏠렸다면 우주의 모험은 중단되었을 것이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 아래 돌고래가 파도처럼 높이 굽이치면서 헤엄쳐 나아가는 것과 같은 바로 그 생명력은 우주 태초의 절묘한 역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우리는 돌고래와 태초의 찬란한 불꽃을 완전히 분리된 사건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죽음과 파괴에 대한 공포를 없애기 위해 우주를 지배하겠다는 인간 종(種)의 결정은 결국 인종주의, 군국주의, 성차별주의, 인간중심주의를 생기게 했고, 이것은 인류가 수용하기 벅찬 우주의 차원을 관리하려는 노력에서 생긴 잘못된 책략이었다. 각각의 시공간이 가진 창조성은 다른 모든 시공간의 창조성과 다르다. 우주는 모든 존재로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와 다음과…
찬 샘물 한웅큼 쥐어 마른 가슴 축이는 일 꽃피듯 새로 돋는 한 생각을 붙잡으며 지독한 짝사랑으로 절망이 낭자한 일 매일 밤 자맥질로 제 상처를 후비며 물결 위 윤슬 한 자락을 건져내어 쥐는 일 거미줄에 아침 이슬을 한낮에도 꿰고 앉아 가는 시간 한 도막을 덜어내어 새기는 일 ▶약력 ▶ 2021 계간 '한국시학' 봄호 등단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졸업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사 역임
이재명 후보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정치인이다. 한국 대중은 입지전적인 인간보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자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코스는 대개 이렇다. 지역 이름을 딴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 법대나 그에 준하는 대학을 졸업해서 사시나 행시를 본다. 일단 행정부 국장급 이상, 차장검사나 부장판사급 이상으로 산다. 아니면 대학 때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다 구속돼서 징역을 산다. 그러다 지역에 다시 내려와 정당 공천을 받고 당연한 듯 당선된다. 대개 당선된 해는 나 같은 놈이 어떻게 여기에 왔나 하면서 살고, 나머지 삼 년은 저런 놈이 어떻게 여기를 왔나 하면서 산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몇몇을 빼면 누가 되든 비슷하다. 지역 유지들 모임의 최종판이 국회다. 이재명은 이 라인에서 완벽한 열외다. 이재명을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그가 엘리트 코스를 걸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느끼는 대중들의 보수성이다. 두 번째는 노무현 콤플렉스다. 그의 죽음은 노무현과 진보진영을 지지한 지지자들에게 이명박 일당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이른바 대깨문이란 지지자들을 만들었는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은…
경기도민 100%가 재난기본소득 25만원씩을 받게 된다. 원래 중앙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은 88%였고 나머지 12%는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모든 도민들에게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12%의 도민들에도 주겠다는 말이다.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한다. 전 도민 지급 결정이전에 고양·광명·안성·구리·파주시 등 5개 시가 ‘재난지원금 100% 지급 제안 공동성명’을 낸 바 있고,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의와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도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교부세액이 중앙정부 몫 매칭액에 미달하는 수원·용인·성남·화성·시흥·하남시 등이 난색을 표하기도 했으나 도가 부족액을 100% 보전하겠다고 나서 전 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올해 1월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때도 경기도민 전원에게 1인당 10만 원을 나눠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국민이 겪고 있다”면서 “재난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도민
라면 중 제일 맛없는 게 꼰대라면이라 한다. 매장에서 실제 주문하는 것을 살펴보면 젊은이들은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많다. 까페라떼는 나이 든 세대의 주문량이 훨씬 많다. 꼰대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다. 아이들과 엄마, 아빠의 관계를 살펴보면 안다. 남자들이 더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사회적 위치에 익숙해 고압적 말투를 사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가르치려는 태도가 많아서 일거다. 배움의 깊고 얕음의 문제가 아니다. 무식한 꼰대, 유식한 꼰대다. 유식한 꼰대는 가르치려 들기 때문에 더 피곤하다. 드라마 시청률은 여자가 남자보다 무조건 높다. 시청률은 30-50 대 여자가 견인한다. 젊은 여성 시청자는 드라마 속의 판타지를 꿈꾸고 중년층 이상은 현실의 자기 관여도 높은 리얼리티가 극중 어떻게 설정되고 전개되는지를 관심 있게 본다. 뉴스와 시사프로는 정보전달에 따른 확증편향의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에 따라 가치판단의 문제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예능은 재미있냐 없냐의 문제일 뿐이다. 재미없으면 안보고 만다. 드라마와 예능에 대해 확증편향적 자세와 진영논리를 펴는 사람과는 같이 놀면 안된다.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현실의 극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혹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려운 와중에도 경기농업기술교육센터에서는 경기농업대학(10개월 과정), 경기마이스터대학(2년 과정), 농업기계 활용교육, 신규농업인(귀농귀촌) 및 품목별 교육 등 농업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온라인) 교육을 적절히 활용하여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농업교육 사업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사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 농업교육은 농업기계 활용 및 각종 농업현장 체험, 실습이 많고 농업인 대부분이 인터넷 등 온라인 기기와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거의 대부분 대면(집합)으로 교육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비대면(온라인) 교육을 도입하여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비대면 실습체험 프로그램 개발부터 농업인에게 교육에 필요한 각종 온라인 비대면 플랫폼 활용 교육까지 하면서 교육생과 교육기관에서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코로나 시대를 이렇게 헤쳐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의 초기단계일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 큰 변화의 바람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사흘 만인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된 해군 A 중사의 부대 내 한 상관이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인맥을 내세워 A 중사를 협박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몇 달 전 나라를 뒤흔들었던 공군 이 중사 사건과 소름 끼치도록 판박이다. 이쯤 되면 엄중해야 할 군의 기강이 심각한 붕괴상태에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성 평등 문제는 물론 기강해이 전반에 걸친 일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유족 설명에 따르면 가해자의 상관이 생전의 피해자 A 중사에게 ‘고과 점수를 안 줄 수 있다’ ‘내가 기무사(현 안보지원사) 네트워크(인맥)가 있어서 너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최근 피해자의 자살로 대두된 군문의 성범죄 문제가 한결 더 구조적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아울러 군의 기강이 예상보다 훨씬 더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 결과에 따르면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한 민간 식당에서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 피해 사실을 상관에게 알렸지만, 적극적인
바야흐로 예측의 시대이다. 코로나 판데믹 종식 시점이나 미중 무력충돌 지점과 시기, 그리고 북한과의 대화 시기 등 자칭 전문가들의 각종 예측이 넘쳐난다. 세상이 두려움으로 규정되기 시작하면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예측이 더 많아진다. 경제와 외교정책에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1989년 동독 수상 호네커는 공언했다. “베를린 장벽은 50년 이상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그 호언장담은 10개월 만에 장벽 붕괴라는 현실 앞에 우스개로 전락했다. 중국의 발전상과 그 여파에 대한 예측도 비슷하다. 1995년 미국 사회학자 Jack A. Goldstone은 “급속한 중국의 경제성장은 중국 공산당을 구하지 못하고, 10-15년에 중국사회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중국의 지배집단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신종 개념을 창안했다. 정치는 공산당 중심의 권위주의체제를 굳건히 하는 토대에서, 경제는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는 방식을 시행하여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헝가리와 같은 유럽의 일부 전체주의적 국가들마저 이런 형태의 통치체제를 모방할 정도이다. 사실 지난 50년을 통틀어보면 긍정적인 예측과 사건도 많았다. 냉전 종식, 남아공에서의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