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음식 김치가 수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량 3만t 돌파와 수출액 1억 달러라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치 수출액 1억 달러는 2011년과 2012년 달성했지만 수출량 3만t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관세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와 분석이다. 이같은 대기록이 가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해외 시장 유통망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aT는 분석했다.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배추김치 시장’ 보고서에서다. ‘그동안은 해외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김치가 유통됐지만 최근들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로컬 마트 등으로 유통이 다양화됐다’는 것이다. 결국 매출은 유통망이 좌우한다는 불변의 진리가 해외에서도 검증됐다. 그동안 김치는 분기별로 특별한 등락이 없이 수출됐던 식품이다. 단지 겨울시기인 1분기와 4분기에 수출규모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수출량이 7천886t으로 다른 분기별 수출량에 비해 가장 많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겨울 김치가 매년 김치수출에 효자(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올해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생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추락세를 보이면서 양돈농가와 양돈관련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돈농가들은 ASF 확산 우려와 돼지고기 가격 하락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8월 23일 ㎏당 4천859원이었지만 10월 25일 ㎏당 3천7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최근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예전 가격에는 한참 못 미친다. 원래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이 문제다. 정부는 ASF가 인체에 무해하며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철저한 검사를 통해 안전하게 공급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꺼리는 것이다. 특히 방송을 통해 살처분 현장이나 죽은 돼지 매몰지에서 붉은 침출수가 새어나와 강으로 흘러드는 장면을 본 사람들이 돼지고기 구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문제를 걱정하는 양돈 농가를 돕기 위한 우리돼지 소비촉진 운동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이 연이어 우리돼지 안심 캠페인을 실시하고 소비자 단체도 힘을 합치고 있다. 양돈업계 역시 양돈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가격 할인을 내
시인은 수원문학의 역사였다. 홀연히 떠난 전주의 하늘이 그려진다. 낙향한 시간의 거울은 아니지만 평소 단아한 시인의 세상눈은 각별하고 따뜻했다. 이를테면 스스로 문학의 정년퇴직을 결정한 것이다. 수원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외길을 걷지 않았던 시인은 시조로 발을 옮겨 가장 뼈아픈 뒤안길의 추억을 겪는다. 사치를 가장 경계했던 탓이 그 이유다. 교직의 길에서 시업(詩業)에만 눈을 가진 시인은 내 누님 같은 착하고 정의로운 가슴을 지닌 여인과도 같았다. 글밭에서 촘촘하게 다듬어 시간을 낭비하지 않던 시인은 오늘밤에도 시의 뜨개질을 연마할 것이다. 시인의 안경 틀에서 은밀하게 마음을 비출 아름다운 세상의 미덕은 그래서 더 절절하고 추억이 되었다. 제주도의 기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공간이지만 밤새워 고민한 계획들을 겸손치 못한 짧은 감성으로 옥죄이는 지나간 사념들이다. 심호 이동주문학제 길에서 영화처럼 일어난 별곡들은 추억을 넘어 언덕을 높게만 쌓이듯 아픔들이 재생된다. 시인의 「봄 몸살」이라는 시를 읽는다. 까무룩/깨어나 둘러보면 이승/허한 숨소리에 적막이 놀라는 곳/엄니 치마 한 자락이면 나을 듯한 병/발자욱 소리 들려 방문 열면/벚 꽃잎 하
최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보면 우리가 탄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불안과 자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스스로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자성은 회의와 질문을 전제한다. 의심하고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자성은 긍정적인 자세이며 문제의 해법에 접근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성적 존재로서 이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자처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왜 이다지도 불안감을 느끼는가? 이 혼란의 시대에 이성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흔히 이성을 이야기할 때 데카르트(Ren? Descartes)를 떠올린다. 서양의 근대는 데카르트로부터 출범했는데 근대와 더불어 이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그의 코기토 이론은 이성과 이성적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성의 원론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흥미롭게도 방법적 ‘회의’에서 출발한다. “…그 의심스러운 점, 우리를 오류에 빠뜨리기 쉬운 점을 반성하면서 전부터 나의 정신에 숨어들어 있었던 모든 오류를 뿌리째 뽑아버렸던 것이다. 나의 계획은 전혀…
자녀교육에 있어서 훈육과 체벌의 경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우리의 양육문화에서 훈육을 빙자한 체벌이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가 정당화 되던 시절, 성장기를 거친 일부 성인들은 지금도 부모에게 나쁜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의 매’를 맞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다. 세월이 변해 사라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선 아동에 대한 과도한 체벌로 인한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또 가정 밖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그에 대한 처벌도 문제지만,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도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발생한 2만 4,604건의 아동학대 중 77%가 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그 대상도 영·유아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신생아 및 영·유아가 아동학대의 최대 취약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인천에서도 발생했다. 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다”가 이유였다. 끔찍함 넘어 비안간적 모성애가 사회를 분노케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인천에서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젊은 부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마음이 번거로우면 병이 온다. 암도 따지고 보면 마음이 평온하지 않을 때 쉽게 찾아온다. 사람의 마음속에 욕심과 욕망이 들끓으면 그 얼굴이 달라진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세상천지가 싸움의 대상이다. 이 일 저 일이 맘에 걸리고 대하는 사람마다 보는 눈이 까탈스러워진다. 저놈은 내 적이 아닌가? 저놈은 돌아서면 날 비난하고 다니지 않을까? 어디 그뿐인가? 그렇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마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러니 몸도 견딜 수가 없다.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늘 긴장 상태에 있다. 항상 전투태세다. 버티는 데도 한도가 있다. 어느 순간 병이 든다. 그때부턴 그 병과 마음의 불안 속에 함께 벅적거려야 한다. 세상은 평안하게 살아도 걱정거리가 많은 판에 어느 세월에 그 모두를 버티랴. 그대는 그렇게 아프지 마라. 단 하루라도 자리에 누웠다 일어나면 그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남의 눈엔 아픈 만큼 늙어 보인다. 나이 들어 아프면 속절없이 늙는다. 마음도 몸도 병들지 마라.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그 씨잘데 없는 욕구들에서 자꾸 벗어나야만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법정스님이 그랬던가? “사람은 가진 만큼 구속당한다. 버
정문촌(旌門村) /백석 주홍철이 날은 정문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효자노적지지정문’ 몬지가 겹겹이 앉은 목각의 액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자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어드는 아츰구신은 없고 부헝이가 담벽을 띠 고 죽었다 기왓골에 배암이 푸르스름히 빛난 달밤이 있었다 아이들은 쪽재피같이 먼길을 돌았다 정문집 가난이는 열다섯에 늙은 말꾼한테 시집을 갔겄다. 정신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는 정문촌 시다. 백석이 늘 가슴앓이 선상에서 탐색한 정신과 문화의 사유들은 시어마다 빛이 난다. 유년시절과 성장후의 관계적인 시절을 넘어서 보는 정문집의 시안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여기서 등장하는 주홍칠은 세월의 풍화작용들을 읽게 해준다. 효자를 기리는 목각의 액을 보면서, 생소한 모양을 보고 웃음 짓는 천진 스러움들이 정문집의 쇠락을 들춰내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나갈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보는 대로 판단하고 예우를 한다. 세월의 겹을 지나는 자연도 생명력으로 되살아나는데 정문촌 만큼은 퇴락함을 시간과 공간의 아쉬움과 갈망으로 자아낸다. 늙고 가난한 사람들의 현장을 펼쳐보는 듯하
경기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이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에 참여할 도내 기업을 모집했다.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이란 신중년 세대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으로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경기도내 5060 중장년,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비 부머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다. 한국 경제발전의 주역들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했다.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과 함께 자녀 교육, 혼인 등 대한 지출의 부담까지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절실한 처지이므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경기도의 ‘5060 이음 일자리 사업’이 확대되고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사업의 참여 대상은 노동자 수 300인 미만의 도내 중소기업(제조업, 보건복지서비스업 등)으로 선정 업체는 매칭된 도내 신중년(만 50세 이상 65세 미만) 구직
경기시민예술학교(예술학교)가 도민들의 문화적 허기를 풍족하게 채워주고 있어 훈훈하다. 예술학교는 경기문화재단(재단)이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성숙한 도민을 양산하겠다는 취지로 개설했다. 만 19세 이상이면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해 시범운영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문화와 예술은 모든 시대 사회구성원들의 의식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필수조건이다.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 이유다. 재단이 올해부터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해 반갑다. 예술학교 북부거점은 의정부와 동두천이고 남부거점은 수원이다. 올해 3개 지역 캠퍼스에서 시작했으니 내년에는 좀더 확대되기 바란다. 도내 전지역으로 확산된다면 더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수다. 경기도와 도의회가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 믿는다. 예술학교 3곳 캠퍼스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의정부캠퍼스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함께 지난 4월 지역기반 문화예술 거점공간 조성사업으로 문을 연 ‘의정부 아트캠프’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무한상상 예술학교’ 강좌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렸다. ▲아트캠프 벽화작업 ‘커뮤
사람들은 왜 극장이라는 공간을 찾는가? ‘무대예술론’의 저자인 새뮤얼 셀든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기분전환을 위해, 둘째, 자극을 얻기 위해, 그리고 셋째로는 더 알고자 하는 마음, 즉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의도에서 사람들은 극장에 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모든 욕망은 바로 극장에서 이루어지고 가장 강하게 충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세상의 어느 건축보다도 매일 밤 극장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했다. 우선 극장을 찾는 관객의 심리는 다음과 같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방감이다. 극장에서 관객들은 일상에서 없는 공연에 대한 몰입을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극장에서 일상에서 없는 평생교육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본연의 호기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교육의 장으로서 극장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에 심리에는 많은 이들과 함께 무대의 배우들 모습을 통해 인생에 대한 탐색을 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극장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공공극장에서는 공연 뿐만 아니라 체험으로서 예술교육과 전시장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다수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