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년’ 기념 세미나, 음악회, 상영회, 전시회 등이 10월 곳곳을 채웠다. 한국영화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는 시비할 바가 아니지만, 왜 ‘100년’이라고 하는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한국영화’ 대상과 범위를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정리하지 못한 점, 중요 쟁점에 대한 미확인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남겨둔 채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항일정신을 표현한 명작, 영화인 나운규를 위대한 영웅으로 만든 대표작이라고 일컫는 무성영화 ‘아리랑’(1926)을 한국영화로 볼 수 있는지, 나운규가 그 영화를 감독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지나간 것은 ‘100년’ 잔치가 실속 없이 풍악만 요란했다는 것을 뜻한다. ‘아리랑’은 여전히 논란 대상이다. 감독이 나운규인가, 항일의식을 표현한 저항영화인가라는 두 가지 점이 핵심이다. 1926년, 일본인이 세운 영화사 조선키네마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아리랑’은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은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영화의 정확한 내용이나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당시 신문, 잡지 등에 소개된 기
경기도가 지난해 도내에서 8만8천175명이 출생,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출생아수를 기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전국 출생아 수가 32만6천822명인데 27%가 경기도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도는 ‘좋은 일자리’와 ‘주거환경’ 등이 15세 이상 49세 미만의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 현상을 불렀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신혼부부 수, 높은 기혼인구 비중 등이 출생아수를 높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도는 앞으로도 자녀를 낳고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출산 정책도 자랑했다.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지난 7월 인구정책담당관을 신설해 출산통계를 작성하는 한편 남성육아참여 인식개선, 정책수요자 중심사업 추진 등 경기도형 출산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출산 정책에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과연 자랑할 일인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경기도 인구는 2019년 5월 기준 1천314만5천482명이다. 4년 새 6.1%가 늘었다. 매년 평균 1.5%씩 증가한 셈이다. 그 다음은 서울로 1천 만 명이 채 안되고 부산과 경남이 각각 3천 만 명 이상
경기도 교육계에 성범죄라는 독소가 확산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처럼 인간말종들이 늘어가는 까닭은 처벌이 약해서다. 국가공무원 징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 법이 오히려 독소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범죄자에 대해 도교육청이 강하게 징계를 하더라도 당사자가 교육부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하거나 소청심사위를 요구하면 수위가 낮아진다. 게다가 소청·소송 결정은 귀속력이 있어 도교육청이 이의를 제기할 수 조차 없다. 도교육청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악법은 법이 아니라 ‘악’을 키우는 ‘숙주’이기 때문이다. 유형도 가지가지다. ▲미성년자를 성매매 하고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고 ▲음란물을 제작 배포했다. 교육계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행위들이다. 여기에다 한 술 더 떠서 학생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다가 두 번이나 학교에서 추방됐지만 소송을 통해 복직하는 ‘말도 안되는 일’도 벌어졌다. 하루속히 법이 개정돼야 하는 ‘적극적 이유’다. 경기도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최근 3년간 교육청 소속 교원, 교육전문직원, 일반직공무원 및 교육공무직원 징계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르면 법주사는 창건된 지 약 1천500여년 가까이 되는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승려 의신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법주사라는 이름 또한 의신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해 흰 나귀에 싣고 와서 머물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천년의 역사가 훌쩍 넘은 법주사,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 법주사로 여행을 이어가보자. 금강문을 나오면 천왕문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천왕문에 눈길을 주기도 전에 천왕문 앞에 하늘로 곧게 뻗은 두 그루의 전나무로 시선이 쏠린다. 마치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는 전나무는 왜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 앞에 자리하고 있을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참선을 함에 있어 곧게 뻗은 전나무처럼 곧은 자세로 참선에 임하겠다는 그런 의미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금강문과 천왕문 사이에는 이 전나무 말고도 하늘 높이 치솟은 철 당간이 있다. 철 당간은 현대에 와서 복원한 것으로, 고려시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보통 당간은 돌로 만든 것이 많이 남아 있고 철로 된 당간은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당간은 사찰에서 법회가 있을 때 행사의 내용을 알리는 그림 등을 걸어두는 장대이다. 그러나 꼭 행사
세상의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 관점은 자신의 경험, 배움, 상상의 넓이와 깊이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만 말하고 들으며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틀인 자신이 성장한 환경과 문화, 가치관에 따라 유사한 혹은 동일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고정관념, 타성, 관성, 습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고정관념, 고착화된 시각으로 부터 벗어나 다양한 시야로 관점의 다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굳어진 관점으로 부터 벗어나서 자신을 버리고 새롭게 변신하고 진화하기 위한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철저한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부터 출발하는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움직이게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면서도 우리는 보이는 것에 너무 집착하고 정신적인 만족보다는 물질적인 풍요를 원하는 것 같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인간은 자신을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한다. 미국 사회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 같은 심리를 일찍이 ‘인지부조화’라 규정했다. 그는 ‘합리화에는 여러 가지 덫이 있다’고도 했다. 스스로 현실을 왜곡하고 자기 중심적 사고의 결과물을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도 그중 하나며 기억의 왜곡도 포함된다고 했다. 한 예로 부모가 반대한 결혼, 잘못된 물품을 구매한 경우 어떻게든 자기 합리화를 하려는 심리가 누구에게나 있다. 또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하는데 인지부조화의 일종이라고 한다. 사회학자들은 선거 출마를 결정하는 사람들에게서 이 같은 심리가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특히 역량이나 능력, 경력, 일의 추진력에 있어서 함량 미달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들 일수록 더욱 심하다고 한다. 실제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열중하면서 그것을 찾지 못할 때는 억지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를 위해 편법과 불법을 동원한 선거운동도 불사하는 게 보통이다. 뿐만 아니다.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점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키려고 한다. 선거에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지인등 주위의 반대에도 결심을 굳히는 이유…
가을비가 내린다. 이 비 또한 그치고 나면 겨울이 까치발을 들고 다가올 것이다. 그러고 보면 구름이 지퍼를 여는 것은 계절을 밀어내거나 앞당기기 위한 과정인가보다. 거리에 나서면 노랗게나 붉게 물든 가로수가 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데 가을을 즐기기도 전에 쏟아져 내리니 아쉽다. 나무가 잎을 버리는 것인지 잎이 나무를 떠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다른 계절을 준비하기 위함이며 나무들의 질서 일게다. 매장 앞 은행나무도 노랗게 물든 가을을 쏟아내느라 여념이 없다. 다닥다닥 붙은 열매와 함께 바람이 불 때마다 잘 여문 은행을 떨군다. 행인들은 발 디딜 곳 없이 쏟아진 은행을 밟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밟히고 터져 여기저기 뭉개진 은행에서 나는 악취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은 더 지저분하고 악취 또한 심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 붙은 냄새는 참으로 난감하다. 고객보다 먼저 냄새가 들어오고 한번 방문한 냄새는 잘 나가지도 않으니 애를 먹는다. 내게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함 없이 은행나무라고 할 것이다. 봄에 새순이 올라올 때 그 청순함과 가련함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은행나무에 기대어 있으면 푸른…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때로는 많은 갈등과 좌절감을 준다. 인생에 있어서 인간관계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하다. 그 도전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과 모습이 달라진다.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사람 관계’는 중요한 이슈다. 관계로 인해 최고의 시너지를 올리기도 하고 성취를 향한 큰 원동력이 되기에 사람의 기질과 성격 특성을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상학(相學)에서는 인체조직의 형질(形質)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근골질 (筋骨質)과 심성질(心性質) 그리고 영양질(營養質)로 분류하며 이를 ‘삼형질’이라고 한다. 근골질은 인체의 골격과 근육이 가장 많이 발달되고 내면도 육감적이며 힘이 넘친다. 특징으로 얼굴형은 네모나면서 긴 편이고 눈과 코가 크며 광대뼈와 턱뼈가 발달하여 느낌이 있고 단단해 보이면서 억세 보이기도 하다. 또한 생활력, 행동력, 실행력이 가장 뛰어난 유형이기도 하다. 근골질 남성은 우물쭈물하는 것을 싫어하고 무슨 일이든 솔선해서 행동한다. 인내심이 강하여…
유리창 한 장의 햇살 /최석균 유리창 한 장으로 들어온 햇살이 바닥에 앉았다. 환한 자리에 발을 담가본다. 손을 적셔본다. 따뜻하다. 오래 보고 있으니 조금씩 기운다. 네게로 향하는 정직한 마음처럼 옮겨 간다. 지금껏 네 주변으로다가간 몸의 열기 마음의 빛, 그렇게 살아있다. 네모거나 둥글거나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너 아닌 존재의 그늘에 떠오른 눈빛 하나, 너 아닌 존재의 그늘까지 쓰다듬은 심장 하나, 안 보이던 것이 선명할 때 모든 길이 너를 향해 열린다. - 시집 ‘유리창 한 장의 햇살’ / 2019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다는 빛의 속성 때문에 유리창을 통과한 빛을 소재로 쓴 시는 많다. 그러나 같은 소재를 가지고 시를 쓴다고 해도 사물에 대한 시각과 정서는 시인마다 다 다르다. 어떤 관점에서 보고 어떻게 참신성을 구현하는가하는 것은 순전히 시인의 몫이다. 이 시는 우선 따뜻하다.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날아가는 빛이 내 몸을 관통하고 너에게로 가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내 몸의 열기와 내 마음의 빛과 너 아닌 존재의 그늘에 떠오른 눈빛과 그늘까지 쓰다듬는 심장을 가지고 나는 지금도 네게로 간다. 태양만큼 찬란하고 눈부시게 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원과 자금 쏠림현상으로 발생하는 ‘경제경화현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결과가 주목된다. 이 지사의 해법은 역시 ‘지역화폐 활성화’다. 이 지사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경제활력 제고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에서 각종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와함께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를 순환시켜 이같은 불균형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는 충언(忠言)도 덧붙였다. 이같은 제안 배경에는 돈이 지방으로 가면 갈수록 돌지 않는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랏돈이 지역에서 한번이라도 쓰여지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강제해서라도 경제를 순환시켜 ‘돈 멈춤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현재 정부도 복지지출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있지만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에대해 이 지사는 지방정부가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하는 곳’만 지급하도록 제정된 법령이 걸림돌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법령으로 성남시 등 ‘원하는’ 지자체에서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