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자 본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시민단체·경기도-의료계의 입장 차이가 크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에서도 드러났듯이 찬반 논의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다 숨진 고 권대희 씨 사건 이전인 2015년부터 지금까지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이 지나치게 의료계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권씨 사건이 일어난 병원의 원장은 수술실에서 환자의 뼈만 절개하고, 계속 다른 수술실을 옮겨 다니며 뼈를 절개했다. 그 뒤를 이어받아 20대 유령 의사가 나머지 수술을 했다. 환자의 과다 출혈 조짐이 나타났지만 당시 의사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간호조무사가 혼자 지혈했다. 군 전역 후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던 안면부위 윤곽을 다듬고자했던 25살 청년은 꿈을 펴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이 사건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국 최초로 공공의료원에 CCTV를 도입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원 등 도내 경기도의료원 전체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인간은 모두 노예가 아니면 안 된다. 문제는 누구의 노예가 될 것인가이다. 만약 욕망의 노예라면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노예가 될 것이고, 정신적 본원의 노예라면 신의 노예가 될 것이다. 기왕이면 높은 주인에게 속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는 예수의 말씀은 매우 사악한 의도로 해석이 되고 있다. 오늘날의 사회적 진보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기초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우리’의 잘못이며 ‘우리’의 치욕이다. 누구든지 주위를 돌아보면 노동자들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와 이익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가진 자들의 부정과 불의로 인해 우리 모두가 부유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헨리 조지) ‘모든 것이 합동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서의 가르침이 이상하게 작동을 하여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악도 선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잘못된 태도를 낳고 있다. (조헌정) 어떤 사물, 어떤 습관, 어떤 법률이 존중받으면 받을수록, 정말로 그것이 존중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생활의 악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 속의 종교적 허위를 버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2주가 지나도록 북한은 공식적인 반응이 없이 조선중앙통신에 지난달 31일 김명철이라는 국제문제평론가 개인필명의 논평으로 한미미사일지침종료 합의를 미국측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하면서 한국측의 ‘눈치 보는 행태’에 대한 비난도 함께 하였다. 개인 필명의 논평이지만 행간을 잘 읽고, 당국차원의 공식 논평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을 잘 해석하여 대처한다면 문재인정부의 남은 임기 내에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정상궤도에 오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한미정상회담의 대북정책 관련 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속내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선 ‘4·27판문점 공동선언과 6·12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에 기초한 대북정책 추진’을 내심 환영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구체적 행동 표현(제재완화나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대북적대시정책의 철회 의사)이 없다는 점에서 한미에 대한 불신은 여전할 것이다. 지금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의 상처, 수령 존엄 위신의 회복 일 것이다. 미국은 신뢰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비록 미국에 종속적이지만 나름 해 보겠다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희망을…
대학이 위기라고 한다. 원인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신입생 충원이 안 된다는 것. 13년 동안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위기도 한 몫 한다고 한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현실화 될 것이라는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방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여 교육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재정 지원을 통해 정원 감축을 유도하되 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부실한 대학은 폐교시키기로 했다. 교수노조와 대학노조 등 7개 관련단체들은 이에 대해 5월 24일 기자회견에서, 대학에 대한 정부 교육 재정의 대폭 확충 및 뒷받침과 대학운영자금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학 위기가 오래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고질적 문제들을 해소하고 교육체제를 바꾸는 기회일 수 있다”며 “고등교육 정책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한 중장기 실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대학의 공영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 설립 허가와 학생 증원을 남발하는 과정에서 개방형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 전환한 광주대, 탐라대 등은 2009년에 학과 신설이나 정원 증원이 자유롭게 풀렸다. 그 해에는 전문대학도 총장 명의의 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이미 단과대학 2~3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 순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탄소중립연도를 2050년으로 선언했다. 현재 세계 9등의 탄소배출국가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2050 탄소중립목표는 향후 30년 동안 우리정부와 산업, 국민에게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많은 체제전환의 고통과 비용을 치르게 할 전망이다. 그나마도 막대한 지원예산으로 기업과 개인의 유인구조와 행동패턴을 바꿔내고 교육으로 개인의 각성과 실천을 끌어올려야만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닐 수 없다. 탄소중립 이행과 생태문명 전환에서 정치와 교육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기후위기는 한 번도 본격적인 정치의제나 교육의제로 부상하지 못했다. 2017년 대통령선거는 물론이고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총선도 거짓말처럼 기후위기 의제를 비켜갔다. 교육도 아직까지 경쟁주의와 물질주의, 소비주의 등 산업문명의 대변인 역할에 머무르며 지속가능성 교육을 구호나 장식으로 부차화한다. 국립환경교육센터장 이재영교수가 개탄하듯이 “오늘날과 같은 교육은 더 많이 하면 할수록 지구와 인류에게 더 위험한 인간을 길러내게 된다.” 마침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적용될 교육과정 개편절차
호주머니 안에서 손가락들이 꿈틀거린다 젖먹이처럼 곤지곤지를 하거나 주먹을 쥐었다 폈다 죔죔을 할 수도 있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가들은 엄지손을 쪽쪽 빨다가 고개를 가누고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배밀이를 한다 머지않아 바닥을 기던 손은 덩굴손처럼 영글어서 무엇이든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흐느끼는 사람의 어깨를 누군가 가만히 움켜쥔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외투가 당신의 어깨에 걸쳐졌다 당신과 나는 열 개의 손가락을 나눠 가졌다 그것으로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약력 ▶200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입술의 문자』(민음사, 2013)
- 예수와 단군 어느 학교의 교가(校歌)다. 어디일까? “한뫼가 우뚝코 은택(恩澤)이 호대(浩大)한 한배검의 깃치신 이 터에/그 씨와 크신 뜻 넓히고 기르는 나의 명동(明洞)/웅장한 조상피 이 속에 흐르니 아무런 일 겁낼 것 없구나/정신은 자유요 의기가 용감한 나의 명동” 그렇다. 시인 윤동주가 나온 만주(동북 3성) 용정에 있는 명동촌의 명동학교 노래다. ‘한뫼’는 큰 산(백두산)이고 ‘한배검’은 단군왕검이라는 뜻이다. 그 첫머리를 요즘 말로 풀자면 “큰 산이 우뚝 서 있고 은혜와 축복이 차고 넘치는 단군 임금님의 힘이 끼쳐 이루어진 이 터에”로 풀 수 있다. 기이하지 않은가? 명동학교는 기독교인 김약연이 1908년 세운 학교인데 난데없이 왜 단군일까? 그런데 이 명동학교 교실 벽에는 예수와 단군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고 하니 이를 또 어찌 생각해야 하는가. 목사였던 김약연은 윤동주의 외삼촌이다. 명동학교의 전신(前身)은 “서전서숙(瑞甸書塾)”으로 ‘하늘의 기운이 상서로운 땅에 세워진 글방’이라는 의미를 가진 민족교육기관이었다. 1906년에 대종교(大倧敎)에 소속되어 있던 서일, 이상설 등이 중심이 되어 세운 학교였다. 그러나 그다음 해인 1907년
‘이준석 돌풍’이 세기와 몸집을 키우며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영향권에 들어갔다. 6·11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얼마남지 않았다. 36세의 이준석 후보를 에워싼 다른 중진 경쟁자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 태풍의 눈이 이동 과정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면 더 강하게 성장하듯 ‘이준석 바람’이 현재 그런 양상이다. 물론 지금의 위력을 간직한채 골인지점에 도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9개월여 앞두고 나타난 이같은 현상이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세대교체’는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의 또다른 표현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적폐가 끊임없이 분노의 수증기를 생성시켜왔다. 불과 두세달 사이에 ‘LH파문·도자기 대량반입·관평원 유령청사’ 등이 잇따라 민심을 덮쳤다. ‘4·7 재보선’ ‘이준석 바람’에 이어 제3의 태풍을 몰고올 뇌관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민심보고대회’를 가졌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과를 포함해 지난 4년의 국정 전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집값 폭등, LH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세종시 특공, 지도층의 가족 입시·취업 비리
땅은 사람의 몸과 마찬가지로 사고파는 대상이 될 수 없다. 땅을 사고파는 것은 사람을 사고파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노예제도의 본질은 남의 노동을 대가도 주지 않고 빼앗을 수 있는 권리를 특정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땅의 개인 소유는 노예 소유의 권리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권리를 특정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노예 소유자는 자신의 노예에게 그 노동에 의해 얻어지는 것 가운데 그가 사는 데 필요한 만큼은 남겨준다. 그런데 과연 자유국가의 무수한 무산계급 노동자들은 그 필요한 만큼을 받고 있는 것일까? (헨리 조지) 땅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엄숙한 선물이다. 적어도 땅 위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아기에게 어머니의 젖을 물 권리가 있는 것처럼 당연한 권리이다. (마르몽텔) 내가 땅에 태어난 이상, 그것을 갈고 씨를 뿌리는 데 필요한 만큼은 주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몫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에머슨) 남자든 여자든 인간의 몸을 사고팔아서는 안 되며, 영혼은 더더욱 사고팔 수 없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땅과 물과 공기도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은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지탱하는 데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