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4일 2년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을 이을 차기 총장 후보로 현직 고검장급 고위 간부들을 중심으로 10여 명이 단체와 개인들로부터 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총장 교체는 문무일 현 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며 공개 반발한 이후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한 관심을 끈다. 검경수사권 조정 논란 등 권력기관 개혁이 큰 현안인 만큼 차기 검찰총장이 갖춰야 할 우선 자격 요건은 검찰의 지난 과오를 직시하고 개혁을 원만하게 이끌 능력이 돼야 한다. 현직 고검장급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검찰 외부 인사가 차기 총장에 낙점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이른바 ‘셀프 개혁’에 실패한 업보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수를 뛰어넘어 발탁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차기 총장이 누가 되든 지난 시절 타성과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에서 벗어나 개혁을 과감하게 이끌어가라는 시대적 요구에 마땅히 부응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시대에 수많은 국민이 고문을 자행한 폭압적인 수사와 권력의 요구에 굴복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20일 ‘장자연 사건’의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사 미진’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은 사실로 인정했다. 고인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다면서도 가해 남성들을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낸 것이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고 이날 이 사건의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 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2009년 3월 7일 여배우 장자연 씨가 강요에 의해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 사건은 처음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처리됐지만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문건이 공개되자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분노의 목소리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에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도교육청 주도의 혁신학교가 시작된 지 11년차가 됐다. 교육의 방향에 대해 공감을 얻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혁신학교의 수가 부족해 초, 중, 고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이에 지자체와 협력한 지역형 혁신학교의 확대를 제안해 본다. 어떤 약이든 만병통치약은 없다. 과거 1997년 IMF시기, 많은 회사의 도산으로 실직자가 늘고, 가정이 해체되는 심각한 문제가 사회도처에서 일어났다. 처음 겪는 IMF 위기에 무방비상태였고, 교육적, 사회적으로 더 세심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했으나 우리는 시기를 놓쳤다. 현재, 당시 상처받은 학생들은 어른이 됐다. 그러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고 곪아 다시 우리의 교육 문제로 회귀하고 있다. 다시 논의하자면 혁신교육이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으나,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유형의 상처 치유에 대안이 될 수는 있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과 사회안전망의 부족, 교사의 소진과 상처에 대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현재, 우리 교육은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넘어 다양한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조망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혁신교육이 학교 문화개선과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
우리나라의 관광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중국의 한한령이 올 7월∼8월이면 완전히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광정책에 대한 많은 생각과 고민을 만들었던 사건이었던 것 같다. 정치·경제·사회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 관광이며, 국제관광 특성상 인바운드 주력시장에 대한 철저한 동향분석과 상황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과 함께 해법도 제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이 아닌 관광시장의 다변화였다. 무슬림관광객(muslim tourist) 유치도 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무슬림 인구는 17억5천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24%를 차지하며, 다산을 미덕으로 여기는 특성상 2016년에는 약 30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람 국가의 경제성장으로 관광비용 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슬림의 해외 여행시 관광지출액은 2015년 1천510억 달러에서 2016년 1천690억 달러로 11.9%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방문객 통계에 따르면 2017년의 무슬림 관광객수는 84만6천 명으로 2016년 98만6천 명보다 11.7%가 줄었지…
광복 직후 치안공백이 컸던 우리나라는 늘어나는 풍속사범이나 소년 부녀자 범죄를 전담시키기 위해 경무부 공안국 내에 여자경찰과를 신설됐다. 그리고 1947년 7월 1일 인천을 비롯 대구 부산 등 3곳에 여자경찰서를 신설했다. 그중 인천여자경찰서는 인천은 물론이고 지금의 수도권 일대를 담당했다. 당시 경기도내엔 76명의 여자경찰이 있었다. 업무는 주로 성매매 단속과 선도였다. 1948년 공창(公娼)이 폐지된 후 사창(私娼)이 우후죽순처럼 늘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거리의 교통정리도 그들의 주요 업무였다. 그로부터 약 7년 뒤인 1957년 7월 26일, 1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반 경찰서와 관할 구역이 중복돼 업무상 지장이 많다는 게 이유였다. 여자경찰의 원조는 조선시대 ‘다모(茶母)’다. 원래 관청에서 밥을 짓고 잡일을 하던 여자 노비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조선 중기 이후 여자 경찰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의금부, 형조, 포도청 등에 소속되어 주로 여성들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거나 여성 피의자를 수색하는 일을 담당했다. 다모는 아무나 될 수 없었다. 몇 가지 자격을 갖추어야 했고 엄격한 시험에 통과해야 했다. 우선 키는 5척(150센티미터)이 넘
어느 모임에서 군 동기들과 여행 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군대 이야기가 나왔고 군대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입버릇처럼 한 군대 예찬이 나왔다. 사실 ‘내가 나온 대학은 군대’라는 우스개 소리는 그냥 우스개 소리가 아니고 뼈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 이유인즉슨 어느 대학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군대에서 배워 올 수 있었고 그 어느 대학에서도 떨쳐낼 수 없는 열등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군대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사회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것을 군대를 통해서 배웠고 가져왔다면 단연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세상살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다. 그런데 그 관계란 것이 일반적인 면에서 보면 모든 것이 나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학연이나 지연이나 기타 등등 나의 생각이나 결정이 들어가 있는 관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군대란 내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가야하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전혀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과의 만남이고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군대 역시도 명령만으로 모든 게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다.…
여행은 설렘이다. 아니 여운(餘韻)이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29년간 결연을 맺어온 한·중 간의 적십자교류에 나섰다. 경기적십자 회장을 맡고 4년만의 나들이다. 6명으로 방문단을 꾸려 선양(沈陽)홍십자회를 지난 4월13일 찾았다. 공항에서 비서장의 영접을 받고 숙소로 가면서 4년간의 선양 도심의 발전상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이렇게 변했다’는 듯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이 앞 다퉈 내 시야에 다가왔다. 랴오닝성의 성도(省都)인 ‘예전의 선양이 아니다’ 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선양 홍십자회 수석부회장이 주최한 만찬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5일간 펼쳐질 일정의 기대감 속에 정감이 넘쳐흘렀다. 어느 새 동화되는 순간들이었다. 이튿날 선양시홍십자회를 방문, 양측 대표단이 마주 앉아 공식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1991년부터 양국의 직원, 청소년적십자단원, 봉사원의 정기교류가 이뤄졌다. 인도주의 정신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시대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운 사업경험을 교류해왔다. 서로 간의 장점을 배우고, 재난구호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선양시 혈액센터를…
배 후 /이용한 당신이 떠난 배후는 자욱하다 남은 것들이 무거워서 나는 잠시 가라앉는다 가랑이 사이로 한 움큼 비가 내리고 이따금 눕지 못한 추억이 움튼다 밑줄이 다한 정거장에서 앙상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가버린 골목은 묘연하다 이곳에선 누구나 휘어진다 문 닫은 것들은 어느새 녹슬었다 발바닥이 먼저 달그락거릴까봐 나는 뒤꿈치를 들고 살았다 입김만으로 충분했던 모퉁이와 겨울 사이 흘러내리기 위해 오늘은 흐린 구름을 닦는다 - 이용한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우리는 무수한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산다.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처럼 그렇게 빛나다 사라지는 빛들, 그 빛에 한순간 몰입되었다 풀려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풀려남 후에는 그 사람이 남기고 간 이미지가 남는다. 그러한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로 인해 당신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은 한동안 무거워지며, 그 무거움의 경중에 따라 헤어날 수 없는 시간을 살기도 한다. 이미 문 닫고 녹슬어버린 시간, 그것을 알면서도 가랑이 사이로 비가 내리고 이따금 눕지 못한 추억이 움튼다. 당신이 떠난 이유를 정확히 모른 채 바라보는, 당신이 떠난 저 골목, 누구나 그 뒷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했던…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한강을 연결하는 유람선 뱃길 개통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 기능재정립 공론화위원회’에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을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람선 업체 등과도 개별 접촉해 구체적 운항 가능 규모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물류 기능을 상실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인아라뱃길 기능을 재정립하고자 지난해 환경부가 구성했다.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유람선 운항을 추진하는 이유는 관광객 증가와 아라뱃길의 접근성 제고 효과 때문이다. 아라뱃길 개척의 역사는 매우 길다. 800여 년 전 고려 고종 때 안정적인 조운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인천시 서구 가좌동 부근 해안~원통현~지금의 굴포천~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운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 1966년에도 서울 가양동~인천 원창동 율도까지 운하 건설이 추진되다가 중단됐고, 1995년도부터 경인운하사업을 시작했지만 환경문제와 경제성 논란 등으로 지연됐다. 그러다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개통됐다. 아라뱃길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총 2조6천700억원이었다. 그러나 물류·여객을 수송하는 뱃길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돈 먹는 하마’가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0일 일반 경찰의 수사 관여를 통제할 국가수사본부 신설을 추진하고 정보경찰의 정치관여와 불법사찰을 원천차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찰개혁안을 확정했다. 당정청은 이날 국회에서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찰개혁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일반경찰의 수사관여 통제와 자치경찰제의 조속한 시행을 통해 경찰권한을 분산할 것”이라며 “당정청은 관서장의 부당한 사건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개방직 국가수사본부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정책의장이 밝힌 내용이다. 이는 일반 경찰과 수사 경찰을 분리하는 것으로, 사실상 그동안 관서장의 부당한 수사 개입 관행을 인정한 셈이다. 개방직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해 일반경찰의 사건 수사관여를 통제함으로써 원칙적으로 지방청장이나 경찰서장 등 관서장이 구체적인 수사 지휘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날 협의회에서 당정청은 정보경찰의 통제를 위해 정치관여·불법사찰에 대해서는 법령상 ‘정치관여시 형사처벌’을 명문화하고 활동범위를 명시해 정보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어느 권력, 어는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