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등을 이유로 폐원 위기에 몰려있던 도립정신병원이 다시 살아나게 됐다.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본보 보도(5월1일자 1면)에 따르면 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을 임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경기도의료원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립정신병원 폐원사태 해결을 위해 경기도의회 복건복지위원회, 경기도, 보건의료노조가 참여한 TF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료원이 경기도립정신병원을 직접 운영하고 아울러 기존 직원 고용승계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1982년 개원한 도립 용인정신병원은 그동안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지난 4월 9일자 본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도내 정신의료기관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수지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정신의료기관 병상 수는 1만6천55개이다. 그 가운데 2천500여개 병상이 비어있다.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수지가 안맞자 기존 수탁기관은 재수탁을 포기했다. 그리고 수탁을 희망하는 다른 기관도 나서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가 도립정신병원의 폐업 방침을 발표했고 이 병원 직원들도 소속된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는 폐업 무효를 촉구하고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적자 핑계 폐업은 진주의료원 폐업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정책 마련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당·정·청 회의를 통해 중장기적 청년정책 로드맵을 논의하고 몇 가지 정책 방향과 실행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국무총리실을 콘트롤타워로 지정,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신설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청년정책을 총괄하게 하고 국무조정실 내에 청년정책추진단도 만들기로 했다. 5월 임시국회에서 청년기본법 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도 정했다. 민주당은 청년문제 해결에 의지를 가진 의원들로 청년미래연석회의를 상설기구로 만들고,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2030 콘퍼런스’도 매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청년문제 해결에 정부 여당이 강한 의지를 갖고 나섰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혹은 여러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급조된 각종 위원회·추진단 등이 유명무실화된 사례가 많아 이번 조치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혹시라도 청년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표심을 겨냥해서 하는 것이라면 안 하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과거 성장률이 높던 시절에는 청년문제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저성장이 고착되고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태어나서 유년기와 소년기를 거치게 되고 성숙해지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른이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나 늙어가고, 그 이후에 삶을 마감하게 되는 생(生)의 사이클을 그려간다. 제품도 사람이나 동물처럼 수명주기가 있다. 신제품이 선보인 후 성장기와 성숙기를 거쳐 쇠퇴하는 하나의 사이클을 형성한다. 제품의 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수명주기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조직도 만들어지고 성장하여 쇠퇴하는 조직의 수명주기(Organization Life Cycle)가 있다. 조직 변화의 동태적 측면을 보여주는 조직의 수명주기를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각 기업들의 상황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은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 기업수명주기(Firm Life Cycle)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수명주기는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감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성장과정을 단계별로 특성에 따라 구분하여 정리한…
오늘은 지난 호에 이어서 골프장에서의 매너에 대한 것과, 골프게임의 방법도 일부 소개한다. -라운드 끝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후 클럽의 숫자를 확인하고 차트에 사인 플레이를 마쳤으면 동반경기자와 캐디에게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클럽 확인 사인을 한다. 캐디는 출발 시 클럽 확인할 때, 캐디차트에 ‘우드 3개, 아이언 10개’처럼 클럽의 개수와 내역을 기입하고, 라운드 후에 그대로 돌려주었는지를 확인한 후에 플레이어에게 확인 사인을 받는다. 캐디가 “클럽을 확인해 주세요”라고 말하면 플레이어 자신이 스스로 확인하고 잘못되지 않았으면 차트에 OK 사인을 한다. 실제 숫자는 맞아도 퍼터 등 클럽을 다른 사람의 골프백에 넣을지도 모르므로 반드시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욕실에서의 매너 골프장에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목욕탕에서 매너를 지키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탕에 들어갈 때는 땀을 제거하고, 샴푸 시 거품을 튕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목욕 후에는 타월, 드리이어, 머리빗 등을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 놓는다. - 식당에서의 매너 플레…
소설가 이외수(73)씨가 결혼 44년 만에 부인 전모씨와 졸혼(卒婚)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시선을 모았던 맨발의 이외수씨와 미스강원 출신의 미모로 화제를 부렸던 두 사람의 사랑은 이것으로 막을 내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다 늦은 나이에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했지만 지금은 세태에 면역이 되었는지 이런 일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간다. 졸혼이란 개념은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에서 처음 등장했다. 스기야마 부부는 걸어서 25분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따로 살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만나 식사를 하는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기야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기에, 서로의 생활에 간섭하기 싫은, 자아성취욕구가 강한 부부에게 어울리는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졸혼이란 스기야마 부부처럼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부 관계를 정리 하고,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사는 형태를 의미한다. 자녀의 결혼 후 부부가 따로 각자의 삶을 즐기지만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별거와도 구분된다. 이 개념은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심리적 안정감이 황혼…
수돗물은 인간이 생존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래서 깨끗한 물을 각 가정이나 시설에 공급하는 상수도는 대표적인 정부의 업무이다. 수돗물이 오염되거나 부족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수도의 보급 정도와 수돗물의 품질은 그 사회의 발전 수준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준의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취수에서 정수를 거쳐 상수도관을 설치하여 각 가정이나 시설에 물을 공급하려면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상수도 공급은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지만 설치와 관리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지역에서 불공평하게 차별되는 문제가 있다.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인 시와 군에서 담당한다. 수도권 일부지역의 경우 팔당상수원에서 취수하여 원수를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를 수자원공사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각 지방에서 지방의 여건에 맞게 주민들에게 취수 및 정수를 통하여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체는 시·군의 상수도 사업 담당 부서이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의 보급률은 행정구역내의 총인구 중에서 상수도사업을 통한 수돗물을 사용한 인구의 비율인데 2018년 현재 수원시, 성
모두 허공이야 /김종해 이제 비로소 보이는구나 봄날 하루 허공 속의 문자 하르르 하르르 떨어지는 벚꽃을 보면 이생의 슬픈 일마저 내 가슴에서 떠나는구나 귀가 먹먹하도록 눈송이처럼 떨어져 내리는 벚꽃을 보면 세상만사 줄을 놓고 나도 꽃잎 따라 낙하하고 싶구나 바람을 타고 허공 중에 흩날리는 꽃잎 한 장 한 장마다 무슨 절규, 무슨 묵언 같기도 한 서로서로 뭐라고 소리치는 마지막 안부 봄날 허공 중에 떠 있는 내 귀에도 들리는구나 저기, 이제 막 돋아난 이파리들이 흔들리며 바람이 밀어낸다. 벚꽃이 줄지어 늘어선 천변 혹은 공원의 야트막한 언덕까지 그 바람은 새살 냄새를 휘날리며 날아온다. 그리고 바람은 벚나무마다 내려앉아 가지를 흔들고, 희고 눈부신 꽃잎은 꽃을 피웠던 그 힘으로 허공에 몸을 쏟는다. 아득한 우주에서 “봄날 하루 허공 속의 문자”들을 읽는 것인데, 그 문자들은 “허공 중에 흩날리는/ 꽃잎 한 장 한 장마다” 새겨진 절규와 묵언 그리고 “서로서로 뭐라고 소리치는 마지막 안부”다. 그 목소리들이 시인의 귓속으로 들어와 단단한 침묵으로 응결되면서, 현실 어디도 없는 ‘시간&r…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가 뜨겁다. 접속자가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다. 가장 많은 동의를 얻고 있는 청원은 지난달 24일에 올린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으로 8일만인 1일 오전 8시 현재 참여인원은 무려 145만여 명이나 됐다. 이에 맞불을 놓듯이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청구 청원’도 4월 29일 시작됐는데 1일 같은 시간 참여인원은 20만 6천여 명이었다. 그 아래에는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4월 24일에 시작된 청원도 있는데 1일 오전 8시 현재 8만7천 여명이 참여하는 등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청원은 ‘자유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과 맥이 닿아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며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정치적인 입장을 달리하는 국민들의 생각 차이가 클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도 들어 있다. 청원인은 국회의원의 권한은 막강하다면서 그로부터 나온 권력은 세상 무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로부터 견제 받지도 않습니다. 자정능력도,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감도 없습
1일 노동절을 맞아 경기 인천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노동절 행사는 1958년부터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에 행사를 치르다가 1994년부터 국제기준일인 5월 1일로 날짜를 바꿔 기념하고 있다. 매년 치러지는 행사이긴 하지만 현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이 의욕적으로 도입된 이래 적지 않게 차질을 빚는 요즘이라서 노동절의 의미가 더욱 각별히 다가온다. 시장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지만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는 우선 존중돼야 한다. 이윤 추구 우선의 사회 풍조 속에서 최대 피해자는 노동자였기에 이제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 정책은 노동존중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들로, 기본 인권과 생존권의 견지에서 정당성과 명분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정책 추진 속도를 놓고 완급 논란이 일며 수용에 일부 거부감이 있는 것은 지난 시대에 노동자 권익을 소홀히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기위기론 속에서 세부 방법론과 속도의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큰 여정에서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모두가 공생하는 길
몸에 가시가 대략 5천개 정도 있다고 하는 고슴도치를 보면 가슴이 아리다. 대체 얘네는 가시가 많아서 어떻게 사랑을 하고 또 어떻게 슬픔을 나누는 걸까?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겨울이 가까워오면 이들도 생존을 위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려 할텐데 어찌할것인가. 고슴도치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해 서로 몸을 기대 온기를 나누려 가까워지면 질수록 서로의 가시에 찔리고, 그렇다고 떨어지면 추위를 막을 수 없게 되는 딜레마를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이 고슴도치 딜레마의 핵심은 가까이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떨어질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 어쩌면 두 고통사이에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사랑을 나누기도, 온기를 나누기도, 그리고 슬플 땐 함께 부둥켜 안으며 슬퍼할 수 있도록 몸에 가시 같은 것은 없다. 참 다행이다. 그런데 부모를 살해하고, 친구를 폭행하며 화난다고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 사고를 연일 접할 때면 우리 몸에 눈에 보이지 않은 가시들이 가득 찬 것만 같다. 고슴도치 딜레마는 철학적 논의에서 시작되었으나 이후 심리학에서 성격, 발달, 관계의 세 측면에서 문제 상황을 설명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