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유독 많은 1월이다. 하지만 겨울의 냄새가 조금씩 멀어지고 멀리서 봄의 향기가 스멀스멀 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정조임금은 전국 팔도에 권농윤음을 내렸다. 농한기의 게으름을 벗어던지고 부지런히 움직여 농사를 준비해 만백성이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 것이다. 오늘은 그 정조의 마음을 마주하고 싶다. 그래서 정조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창덕궁의 후원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려놓은 옛 지도 그림 동궐도와 함께 하면 더욱 새로운 창덕궁 후원을 만날 수 있다. 창덕궁 후원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정조 임금의 이야기가 담긴 주합루이다. 주합루는 창덕궁 후원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부용지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네모난 연못에 동그란 작은 섬이 자리하고, 한켠에는 십자(十)모양의 부용정이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맞은편에는 한눈에 시선을 잡아끄는 2층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건물의 2층이 주합루이고, 1층은 규장각이다. 1층 규장각은 왕실 도서를 보관하던 곳이며, 2층 주합루는 열람실에 해당이 된다. 이 규장각은 정조 즉위년에 건립되었다. 단순히 왕실 도서관으로서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
마스크(mask)라는 단어는 라틴어 이전의 토속어인 마스카로(maskaro)에서 유래했다. 원시인들이 동물을 사냥할 때 변장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또 원시사회에 있어서 종교적 혹은 주술적인 목적으로 안면에 채색한 것이 마스크의 시작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있어서는 비극이나 희극 등의 연극이나 무용의 분장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의 것은 눈과 입을 트고 얼굴 전체를 덮는 것이었다. 그 후 변장이나 얼굴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 나타났다. 일반 여성이 외출시에 눈과 코, 즉 얼굴 반을 가린 ‘하프 마스크’를 이용하게 된 것은 14세기부터이고 16세기에 성행하여 18세기경까지 이어졌다. 현대에 와선 마스크ㄴ느 유행성전염병을 예방을 위해 코와 입을 덮어 착용하는 게 보통이다. 각종 병원균을 차단하고 위생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19년 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감기, 즉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부터다. 처음엔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후 마스크를 착용하면 찬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지 않아 감기에 잘 걸리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있다고 해서 보편화 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많은 바이러스나 세
우리가 주택을 사거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취득세를 내야한다. 매매·교환·상속·증여·기부 등 유상·무상의 취득행위를 한 경우 과세대상이 된다. 국세가 아닌 지방세이기 때문에 구청이나 군청에 내야하며,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 신고 납부해야 한다. 기한을 넘기거나 신고납부액이 미달 할 경우 불성실가산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전의 취득세와 등록세를 통합하여 2011년부터 취득세로 단일화 되었으며, 연간 세수규모는 21조원 이상이 된다. 취득세는 거래과정에서 세금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 취득자에게 징수하여 재정소요에 충당한다는 취지에서 과세되는 것이고, 자산이전 정보를 파악하여 이를 공부상에 등록하게 함으로써 기타 과세자료를 파악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취득세 과세대상은 주택·건물 등 부동산과 차량, 그리고 광업권·어업권·골프회원권 등 각종권리 등의 자산이다. 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취득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동산 과다법인의 과점주주가 된 경우에는 이 과점주주가 당해 법인의 부동산을 인수 한 것으로 보아 간주취득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다만, 특수…
인천시는 2019년 정기인사와 관련하여 지난 3일 인사위원회에서 승진 199명, 직무대리 3명 등 총 202명을 승진 및 직무대리자로 선발하고 오는 16일자 4급 이상 간부공무원 104명(2급 4명, 3급 17명, 4급 78명, 5급 1명, 연구관 2명, 지도관 2명)에 대한 인사발령 예고를 시행하고 16일 부단체장 및 일부 국장급 인사를 실시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 본청 실·국장 전보 관련해서는 일자리정책 개발, 수도권매립지 정책개선 및 대체매립지 재협의, 인천공항 경제권 혁신클러스터 구축 등 각종 현안 사항 해결을 위하여 정책개발 및 추진동력 등을 갖춘 우수 인력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번 본청의 4급 이상 전보 관련해서 가장 고무적인 것은 환경정책과 과장에 환경 직렬이 배치된 것이다. 어쩌면 아주 당연한 것 같았던 환경 전문성을 가진 환경 직렬이 인천시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장을 맡는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인천시 행정조직도상 주무과는 녹색기후과이지만 광역성과 전문성, 종합성, 특수성이 요구되는 환경행정 전반을 책임져야 하는 실질적인 주무부서는 환경정책과다. 그러나 지난 18년 간 환경정책과장 자리는 6개월에서 1년을 채 넘기…
백로가 있는 밤 /권애숙 별의 이름을 숨겨놓고 가파른 언덕에 기대 앉아 너와 나의 저녁이 먼 능선을 흔든다 지붕도 없이 곤한 골짜기 새로운 어둠의 편대들 몰려온다 부리가 많은 밤은 이렇게 번져가고 뜨겁게 깊어가는 줄도 모른 채 빛나는 줄도 모른 채 시인은 어느 ‘가파른 언덕’에서 멈춘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들과 저녁의 소슬한 냄새, 그리고 겨드랑이를 간질이는 서늘한 바람이 전부다. 일정한 간격으로 점멸하는 희미한 불빛을 보면서 그는 별의 이름을 하나씩 기억하는데, 이름을 부를 때마다 부재하는 당신은 소스라친다. ‘이름’의 반영된 기하학적 무늬 때문이 아니라, 이름을 부를수록 별의 형상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별의 이름을 숨겨 놓는 것은 당연한 일. 먼 능선에서 숲이 흔들리며 밤을 몰고 온다. 그렇게, 시인은 “지붕도 없이 곤한 골짜기”에 앉아 있다. 어둠이 편대를 이루며 능선을 타고 쏟아진다. 별과 더불어, 혹은 그 영원과도 같은 이름들과 더불어 시인은 ‘당신’을 추억한다. 돌을 꾹꾹 눌러 밟으며 다가오는, 당신의 파편들ㅡ이것은 시인만이 느낄 수 있는…
병들어 건강이 나빠지면 아픔과 죽음의 공포 앞에 한 없이 나약해 지는게 인간이다. 특히 현대 의술이 없던 과거에는 더 했다. 때문에 영물(靈物)이라 여기는 각종 숭배 물건을 만들어 놓고 살려 달라고 읍소했는가 하면, 심지어는 보이지도 않는 귀신에게 매달리기도 했다. 귀신의 보복이나 장난 때문에 병이 생긴것이라 여겨서였다. ‘작은손님’이라는 홍역도 그런 병중 하나다. 일생동안 누구나 한번은 앓아야 하는, 치사율이 30%나 되는 병이어서 더욱 그랬다. 백신이 개발되면서 발병률이 급감, 미국에선 1999년 완전퇴치를 선언할 정도로 지금은 후진국병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백신 도입 전에는 해마다 1억 3천만 명이 홍역에 감염됐다. 그러나 백신 개발이후에도 3천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걸리고 있다. 그 중 매년 74만5천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자의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이다. 퇴치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국가에서의 홍역발생은 여행객들을 통해 이들 나라에서 유입 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1995년 이후 연간 환자수가 1백명 미만으로 거의 퇴치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이듬해 가을부터 어린이들 사이에
몇 해를 두고 우리 집에 자주 오시던 할머니가 계셨다. 유럽의 귀부인처럼 아래 위 한 벌로 된 예쁜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으시고 모자를 쓰시고 핸드백을 든 손엔 흰 장갑을 끼고 다니셨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조금도 흐트러지게 하고 한 번도 다니시는 적이 없는 멋쟁이 할머니셨다. 사부작사부작 걸어오셔서 문을 조금 열고 안을 살피신 다음 들어오셔서 늘 같은 자리에 앉으셨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걸음걸이도 새색시 그대로였다. 음식도 조금씩만 드신다고 하시고 여자는 많이 먹고 살찌면 안 된다고 하시는 할머니는 차츰 안면을 트고 말을 섞게 되자 조금씩 자랑을 시작하셨다. 어느 날엔 꽃을 꺾어 오셔서 내 생각이 나셔서 가지고 오셨다고 하시고 어느 땐 가방에서 토마토를 꺼내 놓기도 하셨고 빨갛게 잘 익은 대추도 손에 쥐어 주기도 하셨다. 그렇게 새색시 같은 멋쟁이 할머니가 알고 보니 거의 십년을 혼자 지내시는 독거노인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남들에게 추하게 보이고 싶지 않으셔서 자신을 가꾸시며 옷차림에도 늘 신경을 쓰시는 천상여자라고만 생각했다. 연세는 아흔 여섯이셨는데 언제나 소식을 하시고 아침이면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운동을 하셨다. 그런데 사람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바로 60년만에 돌아 왔다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많은 동물들이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중 상징적인 의미의 돼지는 부(富)의 상징이고 다산(多産)을 의미하는 동물이라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울 때를 맞이하다 보니 다른 여느 해와 달리 황금돼지의 해에 대한 남다른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암울한 한해를 보내고 새해에도 끝나지 않고 지속될 것이란 것을 반영하듯 2019년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정했다. 뜻 그대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란 뜻이다. 그 의미 속에서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담고 있다고 하였으나, 반대로 과거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되는 현 정부에 대한 무능과 안일한 행태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지적도 있다. 이는 현 정부가 초심을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이 2018년 4월 30일 발표한 설문조사…
슬픔에 관한 짧은 리뷰 /이채민 피가 그을리고 쪼그라진 심장에 물집이 생겼다 혈관을 뛰어다니던 피들도 조용히 제자리걸음이다 수많은 전쟁에도 끄떡없던 내 안의 교회와 성당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누구의 뼈가 부러졌는지 바람도 나도 많이 흔들거렸다 생의 중심에 고여 있던 너를 비워내는 일이 나무와 돌과 새들이 우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므로 슬픔은 기쁨만큼이나 가장 기본적인 체험의 정서이다. 혈액순환이 약해지고, 호흡이 완만해지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흔히 눈물을 흘린다. 무력감과 함께 허무감이 찾아온다. 어떤 사람은 꽃이 지거나 가을만 되어도 비애를 느끼며 울기도 한다. 슬픔이 심화되면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차단한 채 내부로만 빠져들어 극단적으로는 자살에 이르게까지 한다.슬픔을 가장 강렬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석판화 ‘슬픔’을 들 수 있다. 잔뜩 웅크린 채 얼굴을 파묻고 비탄에 잠긴 나체의 여인은 슬픔의 실체를 그대로 웅변한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벗겨진 알몸과 얼굴을 완전히 팔과 무릎에 파묻고 울음 우는 형상은 비애로 가득 찬 인간의 운명과 고통을 처절히 보여준다.시인은 지금 슬프다. 아니…
안산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단 지역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대의 ‘다문화 도시’가 된 이유가 바로 지역 공단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단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 안산 상공회의소가 지난 8일 발표한 안산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2018년 10월 가동률은 73.0%였다. 한 달 전 보다 3.3%p 증가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전국평균 81.4%에 비하면 8.4%나 낮은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액도 크게 감소했다. 생산액은 3조6천488억원으로 전월보다 1.5% 줄었다. 2017년 10월과 대비하면 무려 16.9%나 감소했다. 이러니 고용인원도 15만5천318명으로 전월대비 0.3%, 전년 동월대비 6.5% 하락했다. 수출도 전년 같은 달 대비 12.7% 감소했다. 안산시는 우리나라 전통산업의 중심으로써 2만개 이상의 공장이 있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와 고용노동환경 변화로 가동률이나 고용인원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안산시는 최첨단 혁신산업 중심으로 변신해야만 안산의 도시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안산사이언스밸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산사이언스밸리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경기테크노파크, 스마트제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