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캐럴이 자취를 감춘것은 오래전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도 듣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난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캐럴이 사라진 이유가 뭘까. 우선은 저작권 문제가 있다. 음악저작권 관련 단체들은 2006년부터 바닥면적 3000㎡ 이상인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음원 사용료를 내라는 소송을 본격 제기하기 시작했다. 자연히 길거리 매장들도 캐럴을 트는 데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캐럴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또 다른 상징은 트리다. 트리가 역사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약 600년 전. 독일 제빵사들이 1419년 프라이부르크에서 집 없는 사람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성령구빈원 앞에 트리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그 지방 역사서에 남아 있다. 이밖에 산타, 카드, 선물도 크리스마스하면 빼놓을수 없는 것들이다. 중국에선 성탄전야에 선물로 사과를 나눠주는 독특한 풍습이있다. 그래서 성탄절이 다가오면 상점마다 평안이나 복을 비는 글씨를 새겨넣은 선물용 사과인 ‘평안과(平安果)’세트를 대량으로 쌓아두고 판매하곤 한다. 세계유일이다. 유래는, 크리스마스 이브 성탄전야를 ‘평화로운 밤’이란 의미로 ‘평안야(平安夜)’라고 쓰고 발음은 ‘핑안예(pingany
월명기(月明期) /김택희 올 들어 세 번째 폭설 소식을 접하며 고립된 마을 어귀 서성거리다 지난 혹서에 흐드러지게 터뜨렸던 배롱나무꽃으로 든다 그물처럼 펼쳐 놓고 오래 물들이던 꽃잎들 나 무엇을 위해 백 일 밤낮 꽃 등불 켜 보았는지 지극한 꽃그늘 지어 보았는지 꽃 울음 길던 연유 내 방식대로 배롱꽃 닮은 오랜 사랑이 좋다고 함께 물들고 싶다고 꽃잎 물었던 배롱나무 맨살 쓸어 본다 가지마다 거센 바람 산다 살 에는 눈꽃 둥지 그러안았다 눈 쌓인 지금이 해진 그물을 손질하기에 좋은 시기 내 안의 홍자색 꽃물 식히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월명기(月明期): 음렬 보름 전후에 날이 밝아 생선이 잘 안 잡히는 시기 달이 밝기 때문인지 월명기(月明期)에는 집어가 어려워 어부들은 그물을 손질하며 조업을 쉰다고 한다. 어획량으로 보면 손해가 막중하겠지만 달 밝은 밤의 정취가 숨 가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여가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여기면 견딜 만하지 않을까. 이 시인에게 월명기는 무엇일까. 폭설로 갇힌 고립된 마을, 그곳에서 여름을 사르던 배롱꽃잎을 떠올리고 꽃잎에 드리웠던 찬란한 기억을 떠올리고 지극한 꽃그늘 아래 사무치던 생각들을 되새기는 값지고 소중한 시간 아닐
매년 연말이 되면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에 기여한 교원에 대한 승진 가산점이 부여되며, 해당 교원 중 40% 안에 들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저는 아무것도 도움을 준 것이 없는데, 해당 교원들이 가산점 받길 거부해서 제가 대신 받아요”, “아이들 학폭을 담보로 승진가산점을 받다니”, “저 선생님은 담임도 아니고, 생활지도 한 것도 없는데, 단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요”, “정작 비교과교사인 진로진학상담교사나 전문상담교사가 포함돼야 하는데, 그분들은 아예 신청도 하지 않아요”라고 민낯을 알린다. 가산점 부여계획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가산점 신설을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 가산점 축소를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1항(교육감의 임무)은 ‘교육감은 관할 구역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마련에 기여한 바가 큰 학교 또는 소속 교원에게 상훈을 수여하거나 소속 교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2019년 달라지는 보훈정책’을 보면 저소득 고령 국가유공자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아울러 내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에 관한 내용도 있다. 저소득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는 생활조정수당 5만원을 인상한다. 현재 생계 곤란 국가유공자 등에게 지원되는 생활조정수당은 월 16만∼27만원에 불과하다. 5만원이 오르니 내년부터는 월 21만∼32만원을 받게 된다. 그런다고 해도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19일 경기도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도내 항일 애국지사 9명에게 매월 100만원의 ‘경기광복유공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도 관계자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항일 애국지사의 공로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기리는 사업”이라면서 민족의 자주 독립을 위해 헌신한 생존 항일 애국지사를 예우하고 자긍심을 높이고자 12월부터 ‘특별예우금’으로 ‘경기광복유공연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광복유공연금’은 전액 도비로 지급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15일 ‘제73회 광복절 경축기념 행사’에서 항일 애국지사들에 대한 특별예우금 지원 의사를 나타낸 바 있는데 이 약속이 지켜지는
정부가 20일 발표한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은 취업자의 20%를 웃도는 자영업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종합 처방으로 볼 수 있다. 자영업의 창업, 폐업, 재기에 이르기까지 정부 부처들이 전방위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자영업자의 연체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안, 18조원 규모의 지역 화폐를 발행하는 안, 17조원 규모의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안 등을 통해 자금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보강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기존에 나왔다가 다시 테이블에 올린 대책이 다수여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도 따른다.벼랑 끝으로 몰린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줄 수 있을지의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지, 막대한 자금 지원이 되레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지는 않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자영업 구조는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자와 비취업자 등이 몰리면서 출혈 경쟁을 양산했다.국내 자영업자는 10월 기준 56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0.9%를 차지한다. 때문에 자영업자의 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경영난 등으로 부채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
이사를 하면서 그동안 쌓기만 했던 물건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물건들은 구입한 순간 잠깐의 즐거움을 주고 난 후 언젠가 사용할일이 있을거란 기대만 잔뜩 뒤집어 쓴 채 아파트 안을 채우고 있었다. 점점 쌓여 간 조용한 물건들에게 공간을 빼앗긴 나로서는 사는 공간이 부족해 보이고 매일하는 청소에도 깔끔해지지 않는 살림이 어렵기만 했다. 참 많이도 끌어안고 살았다. 욕심을 덕지덕지 붙여 가끔은 쓸지도 몰라서 혹은 지금 필요 하진 않지만 언젠가는 쓸데가 있을 거란 헛된 기대를 짊어진 물건들을 꺼내놓으니 큰 트럭 두 대를 채우고도 부족했다. 살던 집을 줄여서 간 집은 수납공간이 많았던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두서없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어찌해야하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세상은 예쁘고 갖고 싶은 것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가지고 싶은 것을 구매하고 나면 그렇게도 갖고자 했던 간절함은 또 다른 물건들로 간절함이 쉽게 옮겨갔다. 갱년의 심리적 허기가 이유였을까 왜 그리도 물건에 매혹된 시기가 왔는지 이유를 잘 알긴 어렵다. 알뜰히 살았던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 누려 보리라던 막연한 물욕의 시간이 물밀 듯 밀어닥친 것인지도 모른다. 사고 들이고 주말이면…
성경에서 ‘체벌을 두려워하는 자는 자식을 망치게 한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잠언에서 우리의 자녀교육에 대한 많은 가르침이 있으니 그리스도인이 아닐지라도 익힐 가치가 크다. 요즈음 세분·분업·전문화된 산업사회의 발달로 말미암아 자녀와의 대화시간이 적어지거나 없어졌다고 한다. 어쩌다 대화시간이 마련되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모들은 자녀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녀와의 대화는 아닌 것이다. 진정한 자녀와의 대화는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자녀들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뜻을 부모에게 토로하고 상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점을 찾아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문제가정에 문제아는 생기게 마련인 법이다. ‘부모가 반 팔자’라는 말이 있다. 또한 ‘부모가 온 효자 되어야 자식이 반 효자’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어떤 부모를 만났는가 하는 것이 자기 운명의 절반을 결정한다는 뜻으로, 사람의 운명이 부모에 의해서 크게 영향 받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그리고 부모가 잘해야 그 자식이 효자 노릇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상황에 따른 자녀와의 대화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공부에 관해서는 왜 공부를 잘 해야 하는지 이유
슬하(膝下)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무릎의 아래’라는 뜻으로 ‘거느리는 곁이나 품안, 주로 부모의 보호영역’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정중하거나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상대의 자식 숫자를 물을 때 우리는 보통 ‘슬하에 자녀를 몇이나 두셨나요?’ 라고 묻는다. 문자 그대로 자식은 부모의 보호영역에서 거느려야 하는 대상이다. 유태인의 자식교육법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를 들어보자. 유태인들은 ‘남보다 뛰어나라.’가 아닌 ‘남과 다르게 되라. 싫으면 그만 두어라보다는 최선을 다하라.’ 라고 가르친다. ‘자녀를 오른손으로 벌을 주고 왼손으로 껴안아 준다. 아버지는 유산을 남기지 않겠다고 미리 말한다. 자기의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것을 가르친다. 가족끼리 함께 하는 시간은 좋은 교육기회라는 것을 인식시킨다.’ 그래서 유태인들은 저녁시간 가족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탈무드를 읽었던 것이다. 바로 그 자녀들이 자라, 비록 소수 민족이지만 각계각층에 인재들이 많아 거대 미국을 이끌어 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 국가의 번영과 안정은 가정의 자녀교육이 초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녀교육은 가족의 기본적인 기능으로 자녀를 낳아 길
문장들 /정호 생은 지우개도 없는 문장이다 도돌이표도 없고 누가 대신 필사해 줄 수도 없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써내려가지만 뜻대로 써지지도 않는 불립문자다 오로지 각자의 호흡에 따라 단문으로 짧게 끊거나 길게 이어지기도 하는 만연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엔 표절금지도 없지만 복사본 하나 나온 적 없는 생기체다 이순 넘어 되돌아보는 내 문장 되짚을수록 부끄러운데 누구에게 일독을 권하랴 그래도 마지막 구절 하나는 깔끔하게 마무리 하겠다고 한두 자씩 끄적거리며 오늘의 여백을 메꾸고 있는 이 흐릿한 글씨체를 온몸으로 밀고 간다 시 쓰기 자체를 성찰하는 메타시이다. 시인은 “생은 지우개도 없는 문장”이라고 상징적으로 정의한 뒤 “불립문자”, “만연체” 등에 비유하다가 급기야는 “생기체”라는 멋진 조어를 만들어냈다. 시인은 시 쓰기가 “되짚을수록 부끄럽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마지막 구절 하나는 깔끔하게 마무리 하겠다”며 결의를 보이기도 한다. “흐릿한 글씨체를 온몸으로 밀고”가는 노력이 시인 자신의 존재…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에 3기 신도시가 건설된다. 남양주 신도시는 1천134만㎡로 분당(1천964만㎡)·일산(1천574만㎡)보다는 작지만 평촌(511만㎡)·산본(420만㎡)보다는 배 이상 크다. 하남 신도시(649만㎡)는 위례신도시(677만㎡)와 맞먹는 크기고, 계양 신도시(335만㎡)는 하남 신도시의 절반 정도다. 남양주 6만6천 가구, 하남 3만2천 가구, 계양 1만7천 가구 등 3곳 신도시에서만 11만5천 가구가 공급된다. 중규모(155만㎡)로 개발되는 과천에도 7천 가구가 건설된다. 이들 4곳은 서울 경계로부터의 거리가 2㎞에 불과해 10㎞인 2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서울 접근성이 좋다. 또 서울 등에 장기 미집행 유휴지나 군부지 등을 활용한 중소 규모 택지 37곳이 조성된다. 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과 인접한 곳에 신도시를 건설하면 서울 집값 안정에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다. 신도시 외에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자리(5만3천㎡),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천㎡) 등에도 비교적 큰 규모의 택지가 공급돼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집값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