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쏟아진다. 한 몫에 쏟아진 꽃잎이 거리를 질주한다. 바람의 향방을 따라 거리곳곳을 누비는 벚꽃 잎들, 꽃비 구르는 거리를 타박타박 걷는 나는 이 계절의 이방인 같다. 사람이 꽃을 맞이하지 못하니 이젠 꽃이 사람의 거리로 내려와 함께 하고 있다. 봄꽃들이 피었다 지는 동안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기에 바빴다. 꽃을 갈아엎기도 하고 꽃들의 입구에 빗장을 치면서 출입을 막았다.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꽃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는 저마다 바리케이트를 치고 봄을 보내고 있다. 마음은 답답하지만 들녘에 나서보면 활기차다. 못자리를 만들고 논을 갈아엎고 밭에 비닐을 깔아 밭작물을 심는 등 농경이 시작된 들녘은 생기가 돈다. 배꽃이 활짝 핀 과수원은 꽃의 초례청을 차려주느라 왁자하고 주말농장 또한 서툰 손길들이 모여 정성을 심느라 하루해가 짧다. 우리도 사과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 산에 심었는데 관리가 어렵다보니 칡넝쿨이며 풀에 뒤덮여 식재한지 5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 밭으로 옮겨왔다. 가지는 약한데 뿌리는 제법 실하다. 척박한 환경에서 버텨내느라 뿌리에 힘을 썼나 보다. 구덩이를 깊게 파고 물을 듬뿍 준 후 식재했다. 올해는 어렵겠
활용가치 큰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코로나19 여파로 4월 초 예정되어 있던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발표도 연기됐다. 2019년 10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위원회 총회에서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은 같은 해 7월 시행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위원의 현장실사 보고서를 토대로 ‘인증 권고’ 결정이 내려져 올해 집행이사회에서 인증이 유력시 되었었다. 특히 연천군은 지난해 세계지질공원 위원들의 현장 실사에서 세계적인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질유산을 보유한 점과 지속가능한 지질공원 교육 및 경제 발전분야에 지역주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연천군 전체가 연천군의 아름다운 생태환경은 물론 생물다양성과 지역주민들의 보존 노력이 인정받아 ‘연천임진강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로써 연천군은 역사·문화·고고학·생태적 보존가치 및 활용가치를 국제적으로 크게 인정받게 됐다. 지질공원 교육의 중심, 한탄강 지질공원 한탄강과 임진강 일원은 선캠브리아기부터 고생대, 중생대 그리고 신생대까지 모든 지질시대…
…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세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최근 확진자수 증가세가 확연히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다. 지금 코로나19는 모든 분야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물론, 농업인, 일용직 노동자, 프리랜서에 이르기까지 대다수의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국민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공연과 행사는 취소됐다. 앞으로의 일정도 불확실하다. 공연이나 축제 외에도 주민센터나 방과후학교, 각 기업이나 사회단체 등의 강좌도 취소됐다. 이런 강좌의 강사들은 대부분 지역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돼 있고 이 수입으로 생활해왔던 이들이 적지 않아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강사료 수입이 끊어지면서 아르바이트자리라도 알아보려고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이처럼 위기에 처한 예술인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경기도가 문화예술과 관광 분야 종사자들을 위해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도 관계자의 말처럼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부터 코로나19까지…
오늘은 4·15 총선 투표일이다. 사실 지난 선거운동 기간은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거대 양당의 비례의석 전담 위성정당 반칙과 공천 역주행에 덧칠된 역대급 막말 대잔치는 정당정치의 퇴보와 선거민주주의의 퇴행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씁쓸한 경험도 제공했다. 더불어 살아갈 건설적 방법을 모색하는 선의의 경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편 아닌 나머지 모두는 적이라는 패거리 사고와 논리가 횡행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3년과 20대 국회 의정 4년을 평가하는 데 일차적 의미가 있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을 주도한 이른바 ‘탄핵국회’의 재정렬 선거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그 점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정부 능력, 사회 정의, 격차 완화 등 ‘탄핵 촛불’이 밝힌 시대적 과제 대응과 관련해 정부와 의회가 보인 공과 심판이 표심으로 구현될 게 분명하다. 여야의 강력한 지지세 동원에 민심이 두 쪽 난 가운데 누군가에겐 정부 뒷심론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누군가에겐 정부 견제론이 한층 그럴듯하게 들릴 것이다. 이 양론은, 돌발 변수로 나타났지만 상수가 되어 선거국면을 지배한 코로나19 대응 난
코로나19의 창궐로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두 차례 연기 끝에 더 이상 개학을 미룰 수 없었던 교육부는 4월 9일 부터 중3, 고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온라인 개학은 교육이 미래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처음 가는 길인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과정과 경험 역시 우리의 자산과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개학은 초유의 사태인 만큼 새로운 학습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서는 적지 아니 당황스러울 것이다. 특히 교육당국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아무 준비 없이 생소한 업무를 떠맡아야 하는 교사들은 난처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교수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나 학생 모두 적응하기가 힘들 것이다. 처음 가는 길을 어찌 익숙하게 갈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낮선 길을 가는 것은 변화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위대한 도전은 역사 발전의 지렛대다. 에디슨의 발명에 대한 도전, 하늘을 날고자 한 라이트 형제의 도전 등은 인류를 한 단계 발전시켰지 않은가. 이 위대한 도전이야말로 가상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불러왔고 인류의 위대한 능력을…
최근 몇몇 정치인의 가벼운 언어들이 그들의 사회적 무게는 물론 우리의 영혼까지 가볍게 하고 있다. 지난주 부천의 방송사 선거토론회에서 이상희 후보와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사고 관련 논쟁은 양 후보와 정당, 유권자 모두에게 무익한 일이었다. 특히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씨앗을 만들고 대부분 세월호 유가족들의 상처만 더 키운 결과만 낳아 더욱 안타깝다. 관악구의 김대호 후보가 30~40대 국민의 정서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전체가 그런 것처럼 일반화해 발언했다. 김후보가 이 세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만났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한 세대에 대한 편향적 의식은 공정해야 할 공직자가 절대 품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했어도 우선 그들의 사고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통찰하고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고민했어야 했다.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을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에게 돌리고 대한감염학회가 중국인 입국금지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박능후 장관은 철저한 아마추어 공직자다. 세계적 펜데믹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국가에 있는데, 도대체 어느 나라의 최고위 보건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거짓을 말하면서 자국민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사례가 있는가. “
경기아트센터(사장 이우종)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2020 GGAC 레퍼토리 시즌 공연을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경기도 무용단이 4월 첫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경기필하모닉)는 지난 10일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공식유튜브 ‘꺅!티비’,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꺅티비’를 통해 ‘앨솔러지 시리즈Ⅲ 브람스&엘가’ 공연을 펼쳤다. 경기필하모닉은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앞서 준비한 앨솔러지 시리즈 Ⅰ·Ⅱ를 모두 취소했으며, 이번에도 ‘프로코피예프&드뷔시’ 공연을 준비했으나 현재 유럽에 체류 중인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와 피아니스트 김다솔의 국내 입국이 불가해 출연진과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앨솔러지 시리즈Ⅲ’는 지휘봉을 잡은 경기필하모닉의 정나라 부지휘자와 첼리스트 임희영의 특별 협연으로 이뤄졌으며, 마시모 자네티는 무대 시작에 앞서 “My Dear Frie…
‘금배지’ 국회의원의 상징으로 여긴다. 하지만 재료는 ‘금’이 아니라 ‘은’이다. 무게 6g의 은 덩어리, 지름 16㎜에 불과한 3만5천원짜리 금도금 배지를 많은 사람들이 왜 그토록 달려고 하는 걸까. 아마도 배지를 다는 순간부터 부여되는 갖가지 특권 때문일 것이다. 그 특권은 모두 200여 가지가 넘는다. 2억3천48만원의 연간 세비도 그중 하나다. 금액으로만 따지면 국민 1인당 GDP 대비 5배 수준이라고 하니 이보다 큰 특권은 없을 듯 하다. 세계적으로도 일본의원(2억3천700만원)에 이어 ‘넘버 2’여서 더욱 그렇다. 보좌진 비용도 국가에서 대신 내주는 특권을 누린다. 국회 의원회관에 45평 규모의 사무실이 제공되고, 차량유지비와 유류비는 물론 4급에서 9급까지 7명의 보좌진 급료도 세금으로 부담한다. 이들을 임명할 수 있는 인사권(임면권)도 있고 지급액이 연간 4억8천만원에 달하지만 감사는 없다. 어디 그뿐인가. 의원사무실 운영비와 전화요금, 우편요금까지 지원된다. 의정활동 지원 매식비(밥값), 정책홍보·정책자료 발간비 등은 신청한 액수만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구 의원들에게는 정책자료 발송료도 지원해 준다. 이렇게 따질 경우 의원 1인당 연간 7
침엽 /김대봉 꿈꾸는 꿈속의 삶 새들이 자다 깬 모습으로 가르쳐준 춤 아프지 않게 아프지 않게 허공을 때려 박자 들썩들썩하는 밤 꿈꾸는 꿈속에서만 피었다 뚝뚝 땀방울 흘리고 바람이 불어오는 동안 ■ 김대봉 1959년 서울 출생. 연세대 교육학과를 나와 유심으로 문단에 나왔다. 영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테마가 몰려온다』, 『내 고고학의 한때』를 출간했다. 연금관리공단 지사장, 명지대학교 연구위원을 역임했고, 과천시도서관 강사, 한국시인협회 회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