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수도 리마에는 ‘수치의 장벽’이 있다. 장벽의 길이가 10㎞가 넘는데 3m가 넘는 담 위에는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어 양쪽은 서로 오갈 수 없는 다른 나라처럼 여겨진다. 같은 도시 안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한쪽은 판자촌이고 다른 한 쪽은 아주 고급 부촌이다. 한쪽은 몇 십억 넘는 넓은 수영장이 딸린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고 한쪽은 금방 쓰러질 듯한 남루한 판자촌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빈민가 사람들에 의해 오염되거나 절도와 약탈 등을 걱정하여 벽을 세운 것일 것이다. 이 경제적인 차이의 편가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며 오늘날에도 되풀이 되고 있는 패악(悖惡)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오노레 도미에의 ‘삼등열차’와 ‘일등열차’를 보면 이점은 더 확실해진다. ‘삼등열차’는 철저하게 소외된 군상들로 침울하고 의욕을 상실한 침울함만이 지배하고 있음에 반해 ‘일등열차’ 우아함과 여유가 넘쳐흐른다. 경제적인 편가름에 비해 사상에 의한 편가름은 훨씬 무섭고 강렬하게 나타난다. 십자군 전쟁도 대표적이지만 전쟁을 비롯 학살, 감금 등이 난무한다. 좌우의 대립은 한국 사회를 가로지른 가장 끔찍한 형태로 제주 4·3, 한국전쟁, 광주민주항쟁을 거치며 현재까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展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삶의 철학을 간결한 문장과 함께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으로 녹여낸 북유럽 일러스트 작가 4인의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 展_My Winter Story, 숲길을 걸으며’ 전시가 내년 1월 6일까지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에서, 또 내년 1월 12일까지 인천터미널점에서 각각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4인은 핀란드의 마티 피쿠얌사와 린다 본드스탐, 스웨덴의 제니 스위, 덴마크의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일러스트이자 그림책 분야의 작가들이다. 핀란드·스웨덴·덴마크 대표하는 북유럽 일러스트 작가 4인 그룹전 ‘My Winter Story, 숲길을 걸으며’ 국내 처음 롯데갤러리에서 선봬 북유럽 특유의 생태적 감수성 물씬 연말연시 가족에 힐링의 시간 선물 이번 전시에서는 핀란드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2019)을 받은 마티 피쿠얌사의 나무 부조 페인팅 및 일러스트 70여점과 북유럽 아동청소년문학상(2017)을 수상한 바 있는 린다 본드스탐의 ‘My Little Small’(201…
지난 16일 경기도의회 로비에서는 작지만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의회 평화경제특별위원회(위원장 장현국)와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도본부,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이 마련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 사진전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생산한 속옷세트, 남·여 신발, 생활용품 세트, 양말세트, 미세먼지 마스크, 참기름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 됐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품질이 우수한데 다가 이날 가격도 저렴해 의원들과 도청 직원, 도청 방문객들은 앞 다투어 제품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피해를 본 국내 125개 기업 중 경기도 소재 기업은 41개사다. 서울 다음으로 많다. 영업부문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도내 수백 개의 기업이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도의회 장현국 평화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힘이 되고, 개성공단이 가지는 의미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로의 문화차이를 극복하면서 남과 북의 ‘작은 통일’을 이루었던 개성공단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한 장 남은 달력에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가오리연이 하늘거린다. 대립과 싸움으로 얼룩진 역사를 떨쳐내고자 하는 열망인지 꼬리를 흔들어댄다. 되새기고 싶지 않은 한 해로 그 중심에 국회가 있다. 국회의원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 국민의 의견을 대표하기에 책임과 사명감을 가지고 헌법과 법률을 개정하고, 의결과 관련된 일을 하며, 정부 예산안을 심의 확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이나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행사한다.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심의와 수정을 통해 예산안을 확정하며, 국가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결산을 심사한다. 또한 국정감사와 조사를 통해 국정이 법에 따라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적발하여 시정하도록 한다. 이 처럼 임무가 막중함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상대편을 비방하고 공격하며 싸우느라 국회를 도외시하고 국민을 외면하며 한 해를 보냈다. 민생을 위한 절박한 법안조차 자기들이 원하는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끼워 넣고 협상하는 그 행위는 차마 못 볼 일이다. 오죽하면 국회 무용론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들은 상류층으로 고등교육을 받았기에 예의와 교양을 겸비하고…
모든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지엽이 있고 일에는 또한 시작과 끝이 있다.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바를 알면 그것이 바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라 하여 학문에 임하는 자세와 인간 만사의 일대규범을 명쾌하게 밝혀준 대학의 한 구절이다. 인간이 영위하는 온갖 일 즉 학문, 정치, 행정, 사업 등 어떠한 일에 종사하든 유익한 일을 하고자 할 때에는 우선 그 근본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예컨대 인간사회의 윤리에는 효와 충이 근본이 되어야 할 것이고 입신출세를 위해서는 몸을 닦고 덕을 기리는데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직자라면 국민 위주의 행정을 펴야하고, 토목공사를 한다면 그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근본이다. 국가 발전을 도모함에는 민과 관의 화합이 근본이고 대중을 거느리는 데도 그들의 마음을 촉탁하는 것이 긴요함과 마찬가지로 모든 살아가는 삶의 이치 가운데 나의 이익이나 의견 못지않게 남의 그것도 존중하는 생활 윤리의 정착을 위해 대화와 타협 그리고 자제와 수용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최근 모 언론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중 ‘전반적으로 행복’하며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0%가 넘…
몰라도 해야 하고 알아도 해야 한다. 내년 4월 치러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 예비후보 등록 이야기다. 첫날인 17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등록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난항에 빠져서다. 더 큰 변수는 지난 4월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내 폭력사태에 대한 수사 진행이다.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스스로가 위반한’ 오만함을 보인 그 사태를 복기(復棋)하면 이렇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감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팩스를 통해 접수된 법안 서류 찢기 ▲국회의원끼리 폭력과 충돌 등이 주 내용이다. 이 사태로 자유한국당 의원 60명 등 국회의원 110명이 고소·고발 당했다. 지난 10월 1일 황교안 대표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기습 출석했다. 이날 그는 모든 책임이 당 대표인 자신에게 있다며 한국당 의원들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검찰이 수사진행을 늦추고 있어 해당 의원들은 아직 ‘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내에서 벌어진 일로 사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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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의 하이라이트 오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서 19일 해설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음악사의 하이라이트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 출연 올해 마지막 공연 종료 후 다과도 제공 해설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음악사의 하이라이트’가 오는 19일 오전 11시 오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음악사의 하이라이트’는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가 출연해 공연한다. ‘콰르텟엑스’는 제1바이올린이자 해설가,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유명한 조윤범이 이끄는 현악사중주단이며, 제2바이올린의 양승빈, 비올라의 김희준, 첼로의 임이랑과 팀을 이루는 단체다. 2005년 ‘통영국제음악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고,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등 수많은 라디오와 방송에 출연해 화려한 연주를 보여준 이력이 있다. 이번 공연은 비발디 ‘사계’, 차이코프스키 ‘사탕요정의 춤’ 등 바로크 음악부터 낭만주의 음악까지 유명 서양 클래식 작곡가들의 대…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임종사실이 알려지면서 ‘존엄사’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안락사’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임종 과정의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환자와 가족 모두 고통도 뒤 따른다.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위해 경제적 지출도 과다하다. 특히 ‘생명존중’이 우선시 되는 바람에 환자의 자기 결정권과 고통에서 벗어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2018년 지난해 2월 ‘존엄사법’이라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돼 일부 환자들이 가족과 따뜻한 작별을 나누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되기는 했다. 법의 주요 골자가 나을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죽음의 과정을 연장하는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말자는 것 이어서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올 초 연명의료에 속하는 의학적 시술의 종류를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도 마련돼 시행중이다. 이전까지 연명의료에 속하는 시술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박물관은 오랜 옛 날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돼 온 모습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정신, 역사의 변천과정 등을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시설이다. 즉 과거의 흔적이나 발자취, 뿌리를 알아볼 수 있는 역사의 체험·문화 교육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수원시에는 3개의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최초로 2008년 10월에 수원박물관이 개관한데 이어 2009년 4월 수원화성박물관, 2014년 3월 수원광교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세 곳의 박물관은 공통적으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수원지역에서 살았던 선조들의 생활상, 지역의 변천 자료 등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각 박물관이 특화된 주제를 갖고 운영되며 수원의 역사와 뿌리를 알게 해준다. 박물관별로 특성화 돼 운영되고 있는 수원시의 박물관들은 수원의 변화상,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한국스포츠, 한국 서예 등의 역사와 뿌리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교육 공간이다. 우선 맏형격인 수원박물관은 수원에서 발굴, 발견된 선사시대부터의 유물을 전시한 ‘수원역사관’이 있다. 또 조선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인들의 다양한 서체와 서화를 볼 수 있는 ‘한국서예관’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