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길을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어느 곳에서나 밝게 빛나고 있는 편의점 간판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상 속 많은 곳에 존재하고 편하게 방문하는 편의점. 그런데 이 편의점의 밝은 불빛이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혹시 잘 알고 있는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의 특성상 간판등의 밝은 불빛은 어두운 골목길을 항상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간판등을 켜놓는 것만으로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는 ‘셉티드(CPTED)’ 이론을 활용하는 훌륭한 사례가 된다. 범죄 예방 환경 디자인을 뜻하는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의 앞머리 글자를 하나씩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현재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범지대였던 한적한 기차길 옆에 꽃밭길을 조성한다거나 건물 담벼락의 낙서를 지우자 범죄율이 급감했던 사례처럼 범죄 예방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은 언제나 일상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김포경찰서는 이러한 ‘셉티드’ 이론을 바탕으로 편의점과 함께 범죄예방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관내 공장
바람에게 /여국현 곧추서서 너를 가르고 싶진 않아 네 힘대로 누르고 넘어가렴 쓰러져줄게 휘어잡는 네 손길 휘두르는 대로 올곧이 휘둘려줄게 꺾으면 꺾여주고 흔들면 흔들려주마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내 깊은 속 뿌리까지 뽑아버리려는 듯 난폭하게 달려드는 너 바람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네 발길 세지면 세지는 만큼 더 맑게 더 창창하게 노래 부르는 뜻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 여국현 시집 ‘새벽에 깨어’ / 푸른사상·2019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던 김수영 시인의 시「풀」의 대구(對句)시처럼 다가오는 이 시는 오히려 김수영의 풀보다 더 처절하고 순종하는 감성을 지니고 있다. 더 나아가 김소월의 ‘나를 즈려 밟고 가라’는 죽음을 불사한 사랑을 너머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래가 되는 풀의 숙명을 유난스러운 은유(隱喩)없이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네 삶이 언제 바람 한 점 제대로 피한 적이 있던가. 세파가 지나간 자리 언제나 노래가 있었고, 고단함은 노동요(勞動謠)가 되지 않았던가. 여국현 시집에서 발견한 이 시는 바람 앞에 맞서지 않…
■ 강화도 가볼 만한 곳 여행하기 딱 좋은 요즘 무료한 일상생활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강화도로 떠나 보자. 육지 같은 섬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강화는 강(江:강 강)을 끼고 있는 좋은(華:빛날 화) 고을이라는 뜻으로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 즉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서울 및 인천과의 거리가 가까워 1시간 정도면 오고 갈 수 있다.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강화군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1년 내내 넘치는 곳이다. 또한, 토질이 우수하고 해풍의 영향으로 농사짓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으로 제철 농수산물 등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가을의 절정인 지금 가볼 만한 강화군의 관광명소를 추천해 본다. 힐링명소로 뜬 석모도미네랄온천 루지장 갖춘 강화씨사이드리조트 가족단위 관광객들에 인기몰이 골프장·레포츠파크도 방문객 북적 레트로 인기에 조양방직·소창체험관 등 ‘강화 원도심 도보여행’ 새롭게 부상 20개 코스로 구성된 &ls…
까도까도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 먹거리로 장난치는 업자들 말이다. 돈만 되면 무엇이나 하겠다는 광기(狂氣)로 보여 씁쓸하다. 정식 수입절차 무시는 기본이고 식품과 축산물을 불법적으로 판매까지 했다. 식품위생법질서와 다른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내 지갑만 두둑하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다. 엄격한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이 불법 외국 식품 및 축산물 150개 품목을 판매한 26개 업소를 적발했다. 특사경이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실시한 2차 수사 결과다. 이보다 앞서 지난 5~6월까지 진행한 1차 수사에서도 불법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 20곳에서 153개 품목을 적발했다.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업소 모두 형사입건했다. 이 가운데 21개 업소는 검찰로 송치하고 5개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도 지나지 않은 기간동안 46개 업소가 적발된 셈이다. 품목도 다양하다. 두부제품, 소스, 차 등 식품 118개 품목과 치즈, 햄, 훈제계란, 닭발 등 축산물 32개 품목 등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산(産) 햄류…
경기도는 방사능 검사 건수를 올해 1천800건에서 내년 1천900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검사 대상은 도내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되는 식재료 1천370건, 도내 전통시장·마트 등에 유통되는 농수산물·가공식품 검사 530건 등 모두 1천900건이다. 지난 4일 열린 ‘방사성물질 안전급식 지원위원회’는 ‘2020년 방사능 검사계획’을 확정했다. 지원위원회는 경기도의회, 학부모단체, 교육청, 시군학교급식지원센터, 농식품유통원 등의 관계자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방사능으로부터 학교 급식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학교 등 급식시설에 납품되는 식재료와 과일 등에 대한 사전수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생이 취약한 분야인 동네마트, 전통시장, 수입 버섯류 등과 같은 방사능오염 우려 중점품목에 대한 집중수거·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도민들의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에 성원을 보내며 더욱 철저한 검사를 당부하는 이유는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출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의 특정 수입식품에서 방사능 성분이 반복해서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받은 주요 국가별 방사
지난 10월 중순 봉사단체 회원들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안정리 정문을 통과하여 영내에 들어서니 광활한 평야에 신축된 건물들이 널찍하게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었다. 교회가 보이고 해외기지 최대의 체육관이 보였다. 초·중·고등학교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야전병원과 치과병원 건물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먼저 내린 곳은 쇼핑몰이었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 상품이 가득 진열돼 있고, 그 규모가 엄청 났다. 단층의 깔끔한 장군 숙소, 대령 숙소단지를 버스로 지나가면서 보고 고층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내렸는데 여기는 중령부터 하사관이 가족과 함께 사는 숙소라고 했다. 방이 3~5개가 되는데 큰 아파트를 차지하는 사람은 계급순이 아니라 가족 수에 따른다고 했다. 영내 골프장도 18홀이 갖추어져 있었다. 홍수시에는 저수지 역할도 한다고 한다. 2017년 7월 11일 주한 미군사령부가 평택으로 공식 이전하기 시작해, 미 8군 사령부, 해병대사령부, 제2사단 등이 계속 옮겼고, 올해 10월에 121야전병원이 옮기면서 부대 이전이 99% 완료됐다. 부지 면적이 440만평으로 해외 미군기지 중 최대이며 미국 국내기지까지 합해도…
2020년은 흰쥐(경자) 해이며, 윤년이자 윤달이 있는 해이다. 흔히 윤달은 ‘점괘가 피해가는 달’, ‘수의를 준비하는 달’ 등으로 표현된다. 예로부터 윤달은 덤으로 생긴 달이기 때문에 모든 길흉화복을 점치는 점괘가 피해가는 달이라고 한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털이 안 난다는 속담이 있다. 실제로 윤달에 수의를 준비하거나 선조의 묘를 단장하는 풍습이 조선후기에 편찬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되어 있다. 윤달은 조상의 산소를 이장하기에 적합한 달이다. 윤달에는 행여 신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했던 모든 일들이 가능하다. 덤으로 생긴 달이기 때문에 신들도 윤달에는 휴가를 즐긴다고 한다. 윤달에 조상의 산소를 이장하는 행위는 과학과 합리적 사고가 지배하는 현 시대에는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적 사고와 종교를 떠나 모든 재앙이 피해간다는 윤달에 조상 산소를 이장한다면, 조상님도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정성스럽게 모시고자 한다며 후손의 마음을 어여쁘게 여기지 않을까? 2020년 윤달은 묘지를 이장하기에 좋은 시기다. 특히 조상의 산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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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100도로는 우리나라 도로 가운데 해발 높이가 가장 높다. 제주시와 중문을 연결하는 이 도로는 전국 폭력배들에 의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16 정변을 일으킨 군사정권이 1968년 7월 벌인 ‘폭력배 소탕전’에서 검거한 폭력배들을 교화하기 위해 이곳에 투입, 개설 했기 때문이다. 당시 군사 정권은 사회악을 제거 한다는 미명하에 대대적 깡패 소탕령을 자주 내렸다. 1960년대 말까지 검거된 폭력배·불량청소년은 모두 5만1천194명에 이른다. 이중 3천244명은 국내 각 건설 현장에 배치, 노역을 시켜 형벌을 면제해주었다. 제주 투입 폭력배도 이들 중 일부다. 하지만 투망 방식으로 마구 잡아들이는 바람에 인권유린의 악행이라는 역사적 큰 오점을 남겼다. 과거를 반성치 않으면 나쁜 역사는 반복 된다고 했던가? 1980년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이같은 악행은 재연됐다. 그리고 ‘사회정화’라는 명목하에 더욱 치밀하고 주도 면밀하게 진행됐다. 대상도 가리지 않았다. 1980년8월1일부터 비상계엄이 해제되던 1981년 1월 24일까지 5개월여 동안 모두 6만755명이 법원의 영장 발부 없이 체포 됐다. 그 중 순화교육 대상자로 분류된 인원은 3만 9천742명.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한 시조가 2019년 1월 초 현재 277회를 내보냈다. 햇수로 5년을 훨씬 넘겨 6년이 돼 간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구나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 그만 쓰겠노라 포기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 자신을 경계하는 뜻에서 계속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는 단시조 5편을 한 묶음으로 쓰고 있는데 그러자니 틈만 나면 작품에 골몰하기 일쑤다. 여기에 연재한 작품이 인연이 지난 달에는 외솔시조문학상을 받았다. 외솔기념사업회에서 주는 상인데 외솔선생은 “한글이 목숨이다”라는 말을 강조하신 한글학자이어서 의미가 더 있었다. 외솔 선생의 작품 중에 이런 작품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아랫목은 식당되고, 웃묵은 뒷간이라, / 물통을 책상하여, 책으로 벗삼으니, / 봄바람 가을비 소리, 창 밖으로 지나다”라는 감옥에서 쓴 ‘나날의 살이(日常生活)’라는 작품의 첫 수였다. 아랫목은 식당 되고 윗목은 뒷간으로 쓰는 감옥살이의 비참함을 잘 일러준다. 식당과 뒷간을 구분하고 너와 나를 구분하고 동과 서를 구분하는 오늘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글을 쓰고 있는가. 그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마음이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