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 못 했습니다. 제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 하겠습니다.” 이것은 24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용인정)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표창원,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이다. 그는 이번 20대 국회를 “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단정했다.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면서 “미련 없이 후회 없이, 2015년 겨울, 정치를 시작하기 전 ‘자유인’의 상태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표의원은 앞으로 중단됐던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의 활동 재개, 쌓여 있던 추리 소설 습작,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저술, 범죄 관련 강의,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범죄 사회 문제 탐사 방송 프로그램과의 협업 등의 일을 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짐작하건대 불출마 번복은 없을 듯싶다.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쟁 앞에서 너무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지만 법사위는 지옥 같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한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한 지 100일이 지났다. 수출규제의 원인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안전보장 우호국)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것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의 소재, 부품, 장비 등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한 반향도 뜨거웠다. 우리나라도 곧바로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였다. 이런 마찰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의 연장 없는 종료, 파기로 이어졌다. 경제, 군사정보 분야의 갈등은 또 다른 국민적 반응을 초래하였다. ‘NO, 재팬’, ‘NO 아베’, ‘재팬, 사지도 말고 가지도 말자’,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이번만큼은 일본여행은 가지 않겠다’라는 등 다양한 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넘쳐났다. 일본은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아웃바운드의 해외여행지 1위를 지켜왔다. 2018년 기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약 754만명(이에 반해 방한 일본인 약 295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관광 특성상, 우리나라
백석을 좋아한다. 풍부하고 정겨운 이북의 말맛이 좋다. 그가 아니었으면 다양하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우리말을 어떻게 알았을까 싶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켕켕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너머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그의 시 <백화(白樺)>다. 백석의 고향 산에 흔히 있던 나무. 시를 읽으면 겨울의 시린 숨이 코끝까지 빨갛게 얼릴 듯하다. 마을을 감싸는 산자락엔 하얗게 자작나무가 서 있고 저녁의 초입 굴뚝으로 연기가 보일 것 같다. 감칠맛 나는 그의 다른 시들과 달리 이 시는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이 쭉 뻗은 자작나무처럼 말이다. 길게 말하지 않아도 여우가 있을법한, 자작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이 보인다. 문살, 기둥, 메밀국수, 박우물도 따라온다. 무늬와 재질이 좋아 가구나 집 재료로 쓰고 장작으로도 좋고 수액을 마실 수도 있는 여러모로 쓸모 있는 나무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작나무가 최고의 나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자작나무는 아름답다. 수직으로 뻗은 곧은 수형. 매끈하고 하얀 표피. 하늘로 치솟은…
세계최초로 정신병원을 폐쇄한 나라는 이탈리아다. 1970년대 정신보건 개혁을 통해서다. 개혁은 정신병원내 환자에 대한 비인권적 실태와 의학적 부정효과를 주장한 ‘프랑코 바살리아’라는 정신과의사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과거엔 여느 나라 못지않은 정신 질환자 수용의 어두운 그늘이 있다. 1904년 법률을 제정,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해 위험이 있다고 여겨지는 정신질환자 입원을 판사가 결정토록 하면서 입원은 치료가 아니라 사회 보호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환자로 결정되면 시민권을 박탈,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전기 충격요법, 원치 않는 수술요법등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60년대 초 이런 방법이 오히려 환자의 병세를 악화시킨다는 결론을 내린 바살리아는 환자가 정신병원을 벗어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확신도 갖게 된다. 그 후 그는 정신병원 폐쇄 운동에 돌입, 마침내 1978년 정신병원 폐쇄법인 ‘바살리아법’을 이끌어냈다. 당시 사회는 ‘이탈리아의 미친법’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40년이 지난 지금의 이탈리아 정신질환자 관리는 지역에 설치된 정신보건센터 중심으로 완전히 변화했고 치료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반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행복지수는 신뢰지수와 이해지수의 합이다. 가끔씩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진짜로 백지장을 맞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이 세상을 살아가며 우린 많은 일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가정에서나 일터에서나 여러 사회구성원들중 일원이 되어 각자가 맡은 역할을 하며 살고 있다. 진심으로 작은 일, 백지장 같은 상황일지라도 힘을 보태고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동료로, 이웃으로, 가족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들은 이미 작은 행복과 작은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일 것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다소 번거롭고, 기다려야 하고, 인내해야 하는 일을 견뎌내야 할지도 모른다. 혼자서 가는 걸음은 속 편하고 빠른 반면, 다소 느리고 번거롭더라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화합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비록 느린 듯하나 더 크게 발걸음을 뗄 수 있고, 멀리 갈 수 있으며, 힘을 더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생활에서 행복을 얻는 일을 방해하는 요소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강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강점인 것처럼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강점을 더욱 잘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길은 상대를 대하…
예전에 화수부두에서 송현동을 거쳐 배다리까지 이어진 물길이 있었다. 그 중 현재 화평파출소와 송현파출소 사이 약 300m 갯골 수로를 ‘수문통’이라고 불렀다. 수문통이란 물이 드나드는 수구문이 있는 곳을 지칭하는 말로서 인천 뿐 만 아니라 전남 설도를 비롯해 충남 등 댐이 있거나 매립을 한 뒤 수문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이다. 지대가 낮아 인근 지역 생활하수가 이곳으로 흘러들었다. 현 동국제강 위치에 있는 수구문에서부터 시작되어 화평파출소 아래에서 중앙 시장 밑으로 ‘ㄱ’자로 흘러 배다리 철교 아래까지 이어진 뱃길 역할을 했다. 복개가 되기 전 제방의 높이가 약 7~8m였는데도 만조 때는 물이 넘칠 때가 많아 주변 주택들의 부엌에까지 흥건하게 바닷물이 들어 왔다고 한다. 옛 어른들은 “수문통엔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사는 곳”이라 했고 물이 빠지면 작은 바닷게와 망둥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수문통 지역은 1989년 송현치안센터에서 부터 삼두1차아파트까지 복개됐고 1999년 현재 송현교 표지석이 있는 화평치안센터까지 완전히 복개됐지만 지금도 하루에 두 번씩 복개된 도로…
고야 古夜 /백석 아배는 타관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어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아래 고래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니차떡에 청밀에 은금보화가 그득하다는 외발 가진 조마구 뒷산 어늬메도 조마구네 나라가 있어서 오줌누러 깨는 재밤 머리맡의 문살에 대인 유리창으로 조마구 군병의 새까만 대가리 새까만 눈알이 들여다보는 때 나는 이불속에 자즈러붙어 숨도 쉬지 못한다. 또 이러한 밤 같은 때 시집갈 처녀 막내고무가 고개너머 큰집으로 치장감을 가지고 와서 엄매와 둘이 소기름에 쌍심지의 불을 밝히고 밤이 들도록 바느질을 하는 밤 같은 때 나는 아릇목의 삿귀를 들고 쇠든밤을 내여 다람쥐처럼 밝어먹고 은행여름을 인두불에 구어도 먹고 그러다는 이불 우에서 광대넘이를 뒤이고 또 누어굴면서 엄매에게 웃목에 두른 평풍의 새빨간 천두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고무더러는 밝는 날 멀리는 못 난다는 뫼추라기를 잡어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내일같이 명절날인 밤은 부엌에 쩨듯하니 불이 밝고 솥뚜껑이 놀으며 구수한 내음새 곰국이…
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 백정희)은 오는 11월 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단원 김홍도의 예술세계와 현대적 확장성이라는 주제로 ‘2019 단원미술제 단원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단원 김홍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입장을 수용하기 위해 중국 예술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제 세미나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단원 김홍도 예술세계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김홍도의 예술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조명한다. 세미나 1부는 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기조발제자로 나서 ‘여기 지금 또 다시 현실과 지평에서’라는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왜 김홍도의 예술세계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이어 이원복 전 부산박물관장이 ‘단원 김홍도의 재조명-한국화, 한자문화권 내 위상’이라는 주제로 김홍도의 예술적 발자취가 한국과 한국을 벗어난 동아시아 권역에서 어떤 위치를 자치하고 있는지 풀어내고,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박은순 교수가 ‘단원 김홍도의 서양화법과 사실적 진경산수화’를 주제로 단원 김홍도의 출중한 화법이 동서양 화풍의 흐름들을 적절히 융합하고 절충한…
경기민예총(이사장 이성호)은 오는 11월 2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평화수호와 해원상생의 축제 ‘2019 DMZ 평화통일 장승굿(이하 장승굿)’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올해로 3년째 맞이하고 있는 장승굿은 평화와 통일에 앞장서는 경기도의 중심 수원에서 진행하게 돼, 평화와 통일의 열망이 DMZ에 갇힌 것이 아닌 일상 속으로의 확장과 전례 없는 안팎의 어려움들을 즐겁게 헤쳐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행사는 수원민예총에서 제작한 ‘평화수호 대장군’과 ‘해원상생 여장군’ 장승 한 쌍을 세워 벌이는 축제로 진행된다. 행사는 먼저 평화 수호와 해원 상생을 기원하는 ‘서예 퍼포먼스’와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의지를 촉구하는 창작연희극 ‘사니의 꿈’으로 펼쳐진다. 이어 길놀이를 시작으로 행사의 기념식과 함께, 식후엔 장승굿과 대동놀이가 진행된다. 특히 100여명의 풍물패가 벌이는 장승굿은 축원 고사 비나리, 사자놀이, 국악앙상블 등 다채로운 예술행사로 펼쳐져, 모든 이들에게 풍성한 가을 축제가 될 것이다. 행사 관계자는 “경기도에서는 정월이나 10월…
군포문화재단은 지난 25일 아름다운가게 군포점과 함께하는 나눔 행사를 개최해 이날 발생한 수익금 전액을 관내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고 27일 밝혔다. 아름다운가게 군포점은 지난 2014년 군포문화예술회관으로 이전해 현재까지 재단과 한 건물에서 운영하며 지역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군포문화예술회관 입점 이후부터 해마다 재단과 함께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나눔 행사에 재단 전 직원이 동참해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들을 기증하는 것은 물론 물품들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지난 25일에 개최한 행사에는 올해 아름다운가게 군포점 창립 13주년을 맞아 재단 전 직원이 기증한 의류, 신발, 악세사리, 유아용품 등 500여점이 판매됐다. 이날 나눔행사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은 최종 집계 후 관내 초·중·고교생에게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을 통해 장학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수혜 대상 학생들은 추후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의 추천을 받아 선정될 예정으로,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500여만 원의 수익금이 10여명의 청소년에게 나눠 전달된 바 있다. 한우근 재단 대표이사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