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 1녀를 둔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만 계시는데 그 아들이 어머니의 집을 명의이전 했다고 딸이 호소한 기사가 있었다. 더구나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서 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나 그 딸은 아들이 어머니를 감금하고 학대하며 나머지 재산도 다 가져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사연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나 2013년 7월 1일에 시행된 성년후견인제도를 이용해서 어머니의 성년후견인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와 같이 어머님이 치매와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의사능력이나 판단능력이 부족하다면 법원에 성년후견신청을 해서 법원의 결정을 통해 후견인이 지정되면 어머니의 후견인으로 어머니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신병, 간병, 재산관리 등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전 국민의 14%가 넘는 고령사회다. 부의 다툼도 있지만 노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부양시스템이 미흡한 상황에서 급속한 고령화로 독거노인 및 부부세대가 증가하게 됐다. 결국,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 불안으로 제도권 내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가족이 곁에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치매와 같은 심신미약 상태가 됐을 때 보호할 수 있는 ‘성
하늘의 이치를 아는 고기라 해서 천지어(天知魚)라 불렸던 조기(助氣). 또 다른 이름 역시 조기(朝氣)다. 하늘의 기운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선조들은 그만큼 맛의 으뜸인 조기를 귀하게 여겼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물을 좇아오는 고기라 해서 추수어(追水魚)로 적고 있으며, 조선 정조 때 학자인 황윤석의 어원연구서인 화음방언자의해(華音方言字義解)에는 종어(宗魚)로 표기돼 있다. 종어란 물고기 중 가장 으뜸이라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이의봉이 쓴 고금석란에는 석수어(石首魚)라고 했다. 참조기의 머리에는 뼈가 변하여 돌처럼 단단한 것이 붙어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기는 자기들끼리 이 석수를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것이라 알려지고 있다. 다이아몬드 형태인 이 석수는 조기의 상징으로 부새와 구분하는 기준도 된다. 조기는 제주 서남쪽과 중국 상하이 동쪽에서 월동하고 2월 추자도를 지나 3~4월 영광 법성포의 칠산 바다, 5월 연평도, 6월 평북 대화도 근처까지 이동한다. 이 중 곡우(4월20일) 전후에 칠산 바다와 연평도에서 잡은 알배기 참조기를 말린 게 최상품이다. 특히 칠산 앞바다를 지나는 것을 제일로 쳤다. 알이 꽉 찬 이 같은 참조기를 잡아 해풍
기대 울 데가 없다 /나석중 욱, 하는 바람에 날아간 새여 어느 처마 밑에 놀란 가슴 비를 피하는지 내 손바닥이 슬픔이 고인 내 가슴팍을 치네 신발 한 켤레 벗고 들어온 인사 없는 방이거나 풀벌레 우는 호젓한 숲 속이거나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슬픔의 난간이 되어 나 기대어 울 데가 없네 날개는 성한지 몸 아프지 않은지 앙앙 바위에 부리를 갈고 있는지 오늘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새를 기다리며 천태만상을 그리며 흘러가는 뜬구름을 보네 내 메마른 눈물샘 누가 퍼내줄 이 없어도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달래네 - 나석중 시집 ‘외로움에게 미안하다’ 中에서 ‘욱, 하는 바람에 날아간 새들’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내가 내 쪽만 편드느라 한 순간 눈이 멀어 내가 떠나보낸 사람들은 어디서 슬픔의 비를 피하고 있을까. 작은 욕심에 귀가 멀어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큰 소리를 듣지 못한 내가 불지불식간에 버린 나의 명예는 어디서 쉬고 있을까. 내가 나를 믿지 못한 채 생각이 멀어 내가 버린 나의 소망은 이상은 사랑은 어디를 떠다니고 있을까. 그들의 날개가 상하지는 않았는지, 무심한 바위에 앙앙 부리나 갈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나 삶
정부가 장기소액 연체자 159만 명의 채무 6조2천억 원을 대상으로 탕감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1천만 원 이하의 빚을 10년 이상 갚지 못한 채무자들이 그 대상이다. 이들 연체자는 당국의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한 번에 한해 채무를 탕감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이런 내용의 장기소액 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내년 2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심사에서 회수할 재산이 없고, 소득이 중위소득의 60%(1인당 월 소득이 99만 원) 이하로 밝혀지면 추심이 중단되고 채권은 일정 기간 내에 소각된다. 이로써 소액의 빚조차 갚을 능력이 안 되는 금융 취약계층 다수가 장기연체와 추심의 멍에에서 벗어나 재기할 기회를 얻게 됐다. 새 정부의 채무 탕감 조치는 금융 공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 채권 25조7천억 원어치를 올 연말까지 소각하기로 한 지난 7월 말 발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장기소액 연체자 수와 채무액은 작년 말 현재 국민행복기금이 민간금융회사에서 사들인 채권 3조6천억 원을 갚지 못한 83만 명에다 민간금융회사나 대부업체, 금융 공공기관에 2조6천억 원을 갚지 못한 76만 명을 합한 수치다. 1인당 평균 연체 원금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잇따른 고발로 인해 수사 대상이 됐다.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비리 의혹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이른 바 ‘사자방’이라고 불리는 ‘4대강 비리’, 천문학적인 손해를 본 부실 ‘자원외교’, 부정과 비리의 온상 ‘방위산업’이다. 이밖에 국정원과 군대를 동원한 불법 선거개입,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 BBK, 다스 소유주 의혹 등 참으로 다양하다. 따라서 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계각층의 고발이 분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월 국정원의 이른 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BBK 주가 조작 사건의 피해자 옵셔널캐피탈 대표, 문화예술인 8천여 명이 참여한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등의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이명박 정권시절 불법 사찰 피해를 입었던 지자체장들도 고발대열에 합류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중 하나인 한국행 단체관광을 일부 해제했다. 중국의 관광분야 주무부처인 국가여유국은 28일 회의를 열고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이후 중단됐던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두 지역의 일반 오프라인 여행사만 해당되며, 지역경계를 허물 수 있는 씨트립, 취날왕 등 온라인 여행사는 제외되었다. 단계적 허용에서 전면으로 확장하는 건지 아니면 생색내기에 불과한 건지 해석이 분분하다. 어쨌든 반가운 소식이긴 하다. 국가크기, 인구수, 경제력은 비례하고 국가 간 거리에는 반비례한다는 국제관광 이론에 최적 국가인 중국과의 화해 무드는 해외관광객 유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면의 그림자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동안 문제시되었던 우리나라와 중국 여행사의 심각한 ‘불균형 관계’와 소위 말하는 ‘뺑뺑이 관광’에 대한 구조적 대안이 있는지, 대안 없이 또다시 문제점을 되풀이해야 되는지. 내용은 이렇다. 우리나라 여행사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서울관광 상
지난 2008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개인과 법인 최고 기부자 9명의 이름을 밝히면서 5년간 8억5천만 원을 내 1위에 오른 개인 기부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조용히 숨어서 돕는 게 본인과 가족들 뜻”이라며 기부자가 거절해서다. 언론은 ‘이름 없는 천사’를 추적하며 누군지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못 알아냈다. 이러한 자선활동을 보고 듣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복하고 건강해진다. 또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한 감동을 안겨 주는 ‘작은 기부 영웅’들이 많을수록 사랑의 체온도 뜨거워진다. 숨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이웃사랑 및 기부실천’하면 떠오르는 상징이 있다. ‘사랑의 열매’다. 희망 나눔 캠페인 배지인 ‘사랑의 열매’는 1966년 수재민 돕기 성금모금 때 탄생했다. 당시 모금 참여자에게 ‘사랑의 열매’ 배지를 증정한 이후 나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98년 법정 모금·배분기관으로 설립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식 상징물로 등록했다. 3개의 열매는 나·가족·이웃을,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진 줄기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의미한다. 나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
꽃, 그 순간 /김민정 하늘의 벅찬 숨결 그대로 땅이 받아 홀로된 꽃대궁도 꽃씨를 받아둔다 순간은 모두 꽃이다 네 남루도 그렇다 - 김민정 시집 ‘누가, 앉아 있다’ 중에서 생명은 경이롭다. 세상의 어떤 것도 생명의 신비와 견줄 수는 없다. 비옥한 땅이 하늘의 벅찬 숨결을 받아야 비로소 생명은 싹이 튼다. 땅에 보내는 하늘의 신비스러운 신호가 아름다운 생명체의 탄생으로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 생명체의 절정은 다시 꽃이다. 꽃으로 피는 순간이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순간이며 누구에게나 한 번은 있기 마련인 순간이다. 그래서 모두가 꽃이다. 절정의 꽃이다. /장종권 시인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몸이 근질근질하고 꿉꿉해 목욕을 하고 싶어 하인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평소 부자라고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 몸에 밴 처지에 대중탕엘 가야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목욕도 제대로 못 할뿐더러 시쳇말로 모양 빠지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더운 여름날 하인에게 심부름을 보냈다. 그러나 하인은 한 나절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한참 기다리다 포기하고 낮잠이나 자려는데 하인이 나타났다. 그래 목욕탕에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니 “사람이라곤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하인의 말을 믿고 서둘러 목욕탕으로 갔다. 수증기에 앞이 안 보였지만 목욕탕 안은 왁자지껄 북새통을 이루고 있음을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약속을 하고 모두 한꺼번에 목욕을 왔는지 애 어른 한데 엉켜 소리를 지르고 이리저리 쫓아다니고 탕 속에서 무슨 발성연습이라도 하는지 목청을 돋우는 사람에 별의별 행동을 다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어느 구석에 엉덩이 한쪽 걸칠 자리도 없고 이건 때를 닦는 게 아니라 오히려 때를 묻혀 갈 지경이다. 화가 치밀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하인을 불러 호통을 쳤다. “너는 왜 심부름을 하지 않
북한이 29일 새벽 또 일을 저질렀다.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이후 75일만으로, 한반도 정세가 ‘시계 제로(0)’ 상태로 빠져든 것을 의미한다. 조선중앙TV도 화성-15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즉각 보도했다. 조선노동당 성명을 통해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며 “지난 7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14형보다 전술 기술적 재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9일 새벽 3시17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고도 약 4천500㎞,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라고 밝혔다. 고도의 약 3~4배를 사거리로 볼 때 이번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서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최소한 발사 며칠 전부터 북한이 최근 미사일 기지에서 추적 레이더를 가동하고 통신활동이 급증한 정황을 포착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