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 부터 술은 온갖 화(禍)의 씨앗이요, 만병의 근원이라 잘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은 여전히 현대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로 눈총 받는 주당들도 여전히 늘고 있다. 남녀노소 구분도 없다. 우리의 술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3위, 독주 소비량 1위가 이를 증명한다. 그런가 하면 세계보건기구(WHO)의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 조사에서도 188개 국가 중 11위로 절대 강자다. 음주로 인한 사회비용이 의료비 2조원, 생산성 손실 6조원, 조기 사망 3조원 등 연 17조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음주의 이유는 다양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탓도 있을 테고,'영업과 회식을 위해' 마시는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에게 술은 답답하고 기막힌 현실을 잊기 위한 방편인 수가 많다. 그래서 일부 애주가들은 술에 대한 폐해가 회자 될 때 마다 ‘음주의 유익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루에 소주를 서너 잔 이내로 마시면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거나 “육류 버터 등 고지방 식품을 미국인보다도 더 즐기는 프랑스인들의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오히려 더…
무화과를 먹는 밤 /강기원 죄에 물들고 싶은 밤 무화과를 먹는다 심장 같은 무화과 자궁 같은 무화과 발정 난 들고양이 집요하게 울어 대는 여름밤 달빛, 흰 허벅지 죄에 물들고 싶은 밤 물컹거리는 무화과를 먹는다 농익은 무화과의 찐득한 살 피 흘리는 살 - 시집‘지중해의 피’ 시인은 부단히 고정된 사물로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과 사유로 상상력을 이끌어내 독자에게 전달하는 매개자입니다. 무화과와 죄는 어떤 상상력의 연관기제로서 가능할까요. 혹시 무화과에서 저 창세기의 원죄를 읽었을까요? 혹자는 선악과가 사과가 아니라 무화과일 거라고 하지만, 치부를 무화과 잎으로 가린 데에서 기인한 수치심의 한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시인에게 무화과는 심장이며 자궁입니다. 실은 꽃이 없는 게 아니라 숨어있으므로 꽃받침과 꽃자루 속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사랑의 행위를 일컫는 맞춤한 단어겠지요. 시인에게는 심장을 바쳐 자궁을 바쳐 물컹거리는 사랑을 하고 싶은, 달빛 찐득한 밤이 있었나 봅니다. 우리 모두의 꿈꾸는 로망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무화과를 먹을 때 나도 은근 죄에 물들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이정원 시인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에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제가 있다. 최근 공공기관이 있는 지역 학교 출신 인재를 우선 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혁신도시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발의된 개정안의 주된 내용들은 지역 고교·대학 졸업생을 ‘우선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30~40%정도 ‘고용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30%지역 인재 채용을 권고해 왔다. 그러나 강제 규정이 아닌 권고여서 실효성이 없었다. 실제로 2014~2016년 최근 3년간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신규 채용자 2만7천645명 중 지역인재 채용은 3천330명으로 고용비율은 12%에 불과했다고 한다.(최근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분석 자료) 정부의 권고는 공공기관들조차 따르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할당제’를 내건 바 있다.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공공기관마다 20%대를 넘어선 곳도 있고 10%도 안 되는 곳도 있는 등 편차가 심한데, 적어도 30%선 정도는 채용하도록 확실히 기준을 세우든지 독려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할당제 의무화를 검토 중이라
필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는다. 유엔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고령사회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는 2026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필자는 지하철 1호선을 타면 자리에 앉을 생각을 애초에 하지를 않는다. 지하철을 타면 어르신들이 너무 많이 계시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비례하여 의료비 지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진료비는 25조원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2006년) 전체진료비(28조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같은 기간 노인진료비 대비 약 3.5배 증가한 수치다. 우리 사회가 고령 인구를 부양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인 진료비 부담 수준이 높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서는 노인인구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스포츠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노인 진료비를 줄여보자는 취지다. 건강한 노년의 삶
간도 크다.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간부들이 경기도와 산업인력공단의 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최근 감사원은 지난해 해체한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경련)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불법조성했거나 유용한 자금 8억5천만원을 회수하라고 통보했다. 수원지검은 이와 함께 지난 7일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경경련 비리의혹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무성했던 소문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빼돌리는 수법도 다양했다. S 전 사무총장은 차명법인을 만들어 공금을 빼돌렸다. M 전 사무총장은 불법자금을 이용해 총선에 사용하고 생활비에 충당하는 등 보조금을 제돈처럼 쓴 것이다. 이같은 비리는 지난 2012년부터 이뤄져왔다. 당시 P 본부장은 S 사무총장과 상의해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계약업체에 금액을 부풀린 다음 그 차액을 법인을 통해 돌려받는 수법을 동원했다. 전형적인 비자금 조성방법이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가 된 M 사무총장은 무려 2억2천만 원을 총선자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본부장과 부장의 묵인 아래 사용했다. 강사비를 횡령하고, 인건비 과다지급을 통해 돌려받는 수법도 사용됐다. 사기꾼에 버금 가는 행동들이다. 기
선선한 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얼굴과 치아 부위가 손상돼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도 많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조사 시 대상자의 16.4%가 외상을 경험했던 반면, 2016년 조사결과에서는 18.19%로 빈도가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원인은 교통사고, 낙상사고, 운동중 작용한 외력, 폭력사고 등 다양하다. 특히 치아의 손상은 앞니 중에서도 윗니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앞니의 손상은 인상의 급격한 변화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즉각적인 회복이 필요하다. 치아의 손상은 크게 이가 부러지는 손상과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주변조직의 손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주변조직의 손상은 가해진 힘의 방향이나 크기에 따라 이가 닿을 때만 아픈 비교적 경미한 손상부터 시작해 흔들리거나 원래 이가 있던 자리를 벗어나 안쪽으로 밀려들어가거나 치아의 틀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는 심각한 손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이가 완전히 빠져나온 경우를 완전 탈구라고 하는데, 이는 치아의 손상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손상이다. 그렇다면 치아가 완전 탈구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될까. 먼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지 얼마 됐다고 ‘살충제 달걀’의 여파가 아직 진행 중이다. 달걀값이 한 개에 100원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주부들의 손이 가질 않는다. 이번에는 ‘화학물질을 함유한 생리대’ 공포가 엄습했다. 그것도 거의 유명 메이커 제품들이다. 자고 일어나면 화학물질 공포에 떨고 있는 우리들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양치기 소년’처럼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불 속에서 나오는 순간 위험하지 않은 게 없다고 할 정도다. 오래 전 나도 세균을 없애준다는 가습기 살균제를 많이도 썼다. 그런데 이 살균제(PHMG·폴리헥사메틸렌 구아디닌)가 사람의 폐에 섬유화를 유발하는 독성물질이었다. 사람들이 이 때문에 죽었다. 섬뜩했다. 어려서 도시락 반찬에 계란을 싸 오면 부잣집이었으나 요즘은 식탁에서 늘 볼 수 있는 대중들의 먹거리다. 그런데 닭의 해충을 제거하기 위해 살충제를 썼다. 유럽에서 이미 난리가 났었다.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계란에 살충제 성분이 들어있는지조차 국민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 살충제는 사람의 간과 신장에 손상을 주는 물질(피프로
다짐하는 아침 /임곤택 싸게 파는 갈치 싸게 파는 양파 싸게 파는 트럭 한 대가 창을 가리고 선다 무심해야지 바람처럼 궤짝처럼 문턱처럼 새떼처럼 잠들어야지 맹수처럼 병자처럼 잠든 적 없는 것처럼 살이 빠진다 신경질이 는다 흘러가도 흘러가도 흘러가지 않는 아침 뽕짝 - 임곤택 시집 ‘너는 나와 모르는 저녁’ 늦은 잠자리에 들어 달게 자고 있는 이른 아침, 식료품 판매 트럭의 확성기 소리는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무심해야지’, 마음을 무디게 하지만 귓속을 파고드는 소리는 만만하지 않다. 그런데 이 소리가 마음까지 파고들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생활’이란 하찮고 지나치게 사소한 일들의 무의미한 반복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이제는 더 이상 잠들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지루함을 ‘참고 견디어내면’ 생활에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에는 밖으로 나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해보자, “갈치가 참 싱싱하네요, 한 마리만 주세요, 근데 제가 잠을 잘 못 잤어요, 트럭 좀 조금 옮겨주시면 안 될까
올 11월 치러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 수가 9년 만에 60만명이 붕괴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59만3천527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는 2017학년도 수능 지원자 수(60만5천987명)보다 2.1%(1만2천460명) 줄어든 것으로, 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천468명 줄어든 44만4천874명(74.9%), 졸업생은 2천412명 늘어난 13만7천532명(23.2%)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 수는 7년째 하락 중인데 2000학년도에 89만612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009~2011학년도에 잠깐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했으나 이후 7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능 지원자 감소 추세는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미 학년별 학생 수와, 수능 지원자 중 재학생 비율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60만명 붕괴가 점쳐졌었다. 특히 올해 고1 학생이 응시하는 2020학년도엔 40만 명대로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이외의 일부 지방대학들은 가뜩이나 정원 채우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학생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열의를 갖고 추진하는 청년 정책 가운데 ‘일하는 청년’ 시리즈가 있다. ‘일하는 청년 연금’은 월급여 250만원 이하 도내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가 매월 10~30만원씩 연금통장에 저축하면, 경기도 예산에다 퇴직연금을 추가로 지원, 10년 후 최대 1억원의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통장’은 도내 중소 제조업체 재직자 중 월급여 200만원 이하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도가 월 30만원 정도 임금을 2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며,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는 도내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월급여 250만원 이하의 청년 근로자에게, 도가 연간 120만원 수준의 복리후생(건강관리, 문화생활, 자기계발에 필요한 비용)을 1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도의회가 이 세 가지 ‘일하는 청년시리즈’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는 ‘내년 도지사 선거를 위해 졸속으로 계획된 사업’이라며 관련 예산 205억5천만원 전액을 삭감한 것이다. 남 지사가 강하게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더해 도내 17개 대학도 ‘경기도 청년정책 예산 삭감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상 최대 실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삶에도 숨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