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관은 함흥시 중심에 자리 잡은 규모가 큰 음식점이다. 1976년 준공되어 부지면적 2만2000㎡로 지상 2층, 지하로 1층에는 식사, 2층에는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여기서 유명한 함흥냉면이 나온다. 함흥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신흥군이 있다. 신흥군은 일제시기 부전강, 장진강 발전소가 생기면서 번창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감자전분은 신흥군을 거쳐 함흥으로 흘러들었다. 감자는 오래전부터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그래서 감자전분으로 만든 농마(녹말)국수는 함경도 지방 특산으로 이름 있다. 신흥군에서 들어온 감자전분은 농마국수로 만들어져 지금의 함흥 신흥관 명물이 되었다. 함흥에는 농마국수를 기막히게 잘 만들어 인기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 레시피는 그이가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함흥사람들은 냉면보다는 농마국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용하는 육수에 따라 온면과 냉면을 구분한다. 농마국수는 차게도, 따뜻하게도 먹는다. 따뜻한 농마국수는 고기국물을 부어 먹는다.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일상으로 먹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별미로 먹는다. 함경북도, 량(양)강도, 자강도 사람들은 감자전분으로 만든…
화성시가 시민들의 교통복지를 위해 매년 300억 원을 마을버스 적자노선 재정지원에 쓰고 있다. 막대한 재정지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벨트에 속한 화성시가 법인 지방소득세 감소에 따른 세출 사업 예산을 감액 편성을 고려하고 있어 재정지원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본보 6월 13일자, 14일자 8면, 19일자1면, 26일자 9면, 7월4일자 9면, 11자 9면)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은 공공성과 효율성이라는 양립하기 쉽지 않은 두 가지 목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예산의 합리적집행이라는 관점에서 경제성 분석을 통해 효율성을 평가해야 하며, 사회적 공익의 관점에서 정책성 분석 및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통해 형평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화성시의 마을버스 재정지원 정책은 어떨까? 화성시의 마을버스 적자노선은 전체 마을버스 노선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지원은 화성시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적자노선에 대한 재정지원은 해당노선의 운행을 보장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효율성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유는 이렇다. 적자
다시 써야하는 징비록 징비(懲毖). 잘못을 묻고 이후의 근심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시경(詩經) 소비편(小毖篇)에 있는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과 전시 군사 최고직을 지낸 류성룡의 징비록이 대표적이다. 그는 징비록을 통해 임진왜란의 원인과 7년의 전란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개인과 조직은 어떤 일에 크게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분석하고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국가의 경우에는 그 폐해와 부작용, 전국민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징비가 더욱 더 필요하다. 잼버리 대회의 성공 경험과 실패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주최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축제이다. 14세에서 17세까지의 전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한다. 이번 세계 잼버리 대회는 전북 부안의 새만금에서 열려 158개국에서 4만 3천 여명이 참가했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려 세계 잼버리 대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다. 1991년에는 강원도 고성에서 17회 잼버리가 열렸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성공적 개최가 2017년…
프로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과연 무슨 차이일까?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것일까? 유산균, 젖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등은 모두 비슷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젖산균은 세균을 배양할 때 젖산을 생산한다 하여 우리나라에서 유산균을 대체하는 말로 사용하던 용어다. 유산균은 젖산의 일본어 표현인 유산을 생산하는 세균이라는 이름에서 기인한다. 이에 반해 프로바이오틱스는 Pro(영어의 for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와 Bios (영어의 Life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우리나라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서 말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생균”으로 정의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만약 이들이 모두 죽고 생균이 아니라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생물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물질대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 물질대사의 결과로 나오는 산물이 포스트바이오틱스라고 부르는 물질이다. 즉,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생균이 아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이름이 같으면 효능도 같을까? 지구 상의 모든 생물
원계획은 3월까지 연금개혁특위가 단일안을 내고 9월까지 국민여론을 수렴하여 10월에 개혁안을 발표하는 것이다. 일정이 밀리고 있지만 10월중엔 어떤 형태든 안이 나올거다. 속도가 늦다. 24년 총선이 있는데 득표에 도움안되는 개혁안이 제대로 추진될지 걱정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KBS 수신료분리징수나 방통위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면직 같은 일은 일사천리로 밀어붙였지만 정권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한 국민연금제도는 어떨까? 국가공동체의 미래를 다지는 국민연금 개혁은 과거 어느 정부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윤석열정부는 3대개혁과제로 천명하였지만 제대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는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불안하다. 1986년 입안시부터 국민연금은 소득대비 15%까지 부담율을 올리는 것으로 설계되었다. 91년 6%, 97년 9%로 인상된 이후 노무현정부에서 소득대체율을 40%로 인하한게 마지막 개혁이었다. 부담율 안올리고 출생률 떨어지면서 소득대체율은 자연스레 내려갈수 밖에 없다. 2023년 2월 현재 국민연금적립금은 939.1조다. 보험료 수입이 748.1조 운용수익이 497.1조로 총기금조성액 1245.2조에서 기금지출액이 306.1조다. 현재 40년 납부 기
처음 내원한 그녀가 기록한 예진 설문지를 보고 살짝 놀랐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 종류가 12가지로 약의 개수가 많기도 했지만 조목조목 모두 적었기 때문이다. 드문일이다. 성인병 2가지, 자가면역질환 2가지, 만성통증과 여성호르몬제까지 복용하고 있는 그녀는 다리가 너무 저리고 아파서 내원했다. 심박변이도검사의 자율신경의 에너지 저하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그녀에게 몸과 함께 마음을 잘 돌봐야 좋아진다고 하니 그녀는 “제가 스트레스가 좀 많아요” 하며 눈물을 울컥 흘린다. “남편사업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크게 실패했어요. 제가 일해서 빚갚고 생활비하고 하느라 힘들었는데 요즘도 남편이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벌려요. 그것도 모자라 집에 들어오면 힘들다고 저에게 짜증을 내니 너무 화가 나요, 왠만하면 참는데 어제도 남편이 그래서 그만하라고 참다참다 화를 냈더니 또 남편이 화내고 삐지고 해서 또 힘드네요.” 그녀가 낫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극심한 만성 스트레스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뿐만아니라 면역내분비 계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다양한 병으로 이환된다. 분노와 억울등의 감정을 계속 억누르고 내면화하면 화병으로 발전해 우울, 불안 혹은 신체화 증상이 나타난
휘발유·경유 값, 6주째 상승 중이다. 추석이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농축산물 밥상물가도 예사롭지 않다. 장마와 폭염이 한몫했다. 버스와 택시요금, 목욕비와 세탁비도 올랐다. 외식비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전기·가스·수도요금 인상이 주된 원인일 것이다. 물가의 위험 신호가 총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제일 먼저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지난 21일, 일부 언론은 “짜장면 8000원, 즉석라면 7000원...이게 서민음식 맞나요” “서민 즐겨 찾는 짜장면·칼국수·김밥, 2022년 한 해에만 가격 10% 이상 올랐다”를 톱으로 뽑았다. 이미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년 대비 21.1% 오른바 있다. 당연한 결과이거늘, 시민단체도 함께 아우성을 쳤다. 정부의 갑작스러웠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해선 간과했다. 심히 유감이다. 물가인상에 대한 언론과 시민단체의 시선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다. 대기업의 공산품 가격 인상에 대해선 호의적인 편이다. ‘억강부약’은 못할지라도 균형은 잃지 말아야 한다. 다른 매체들의 기사 제목을 보자. - “철강업계 가격 인상… 볕 뜰까” “포스코 가격인상 카드… 하반기 수익성 제고 나서” “롯데웰푸
국가는 국민, 주권, 영토라는 세 요소로 구성된다. 구성된다(formed)는 매우 중요한 표현이다. 국가는 구성되는 것이지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라는 영토(헌법 제3조), 법률(국적법)에 따라 인정된 국민(헌법 제2조)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주권(헌법 제1조 제2항)으로 구성된다. 반면 정부는 구성되는 것이 아닌 선택된다(selected). 지난해 국민은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를 선택했다. 국가와 정부의 본질적 차이점이다. 정부는 국가의 권력을 위임받아 통치권을 행사하는 정치조직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을 건국운동이라 규정했다. 곧이어 연단에 오른 이종찬 광복회장은 “광복의 과정에서 흥망은 있어도 민족의 역사는 끊기지 않았다”, “정부는 일시 없어도 나라는 있었다”라며 사실상 윤 대통령의 건국절을 비판했다. 일본제국주의는 1910년 8월 22일, 합병조약을 통해 대한제국을 복속시켰다. 이로써 대한제국은 조약이 발효된 같은 해 8월 29일 국권을 상실했다. 한일합병은 대한제국의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제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체결된 것으로 불
“책에도 나와 있습니다. 언론, 스핀 닥터는 무엇인가? 스핀 닥터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국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언론 장악 논란 관련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문제없다는 식으로 답을 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대변인 혹은 홍보수석 시절 정부에 우호적 보도가 나도록 노력한 것이 당시 홍보를 맡은 조직의 기본 직무였다는 취지로 답했다. 대변인 시절 작성한 ‘VIP 전화 격려 필요 대상 언론인’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에 대한 추궁에서도 마찬가지로 답변했다. 스핀 닥터의 일을 한 것일 뿐 딱히 특별할 것 없다는 식의 대답이었다. ‘스핀 닥터’란 무엇인가? 한국말로 공보비서관, 정치홍보 전문가, 정치활동 고문으로 부르는 역할을 지칭한다. 최근 한 언론에서는 언론기술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입장이나 국민에게 알려야 할 정책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대변인의 차원으로 이 후보자는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야당의 추궁은 그뿐이 아니었다.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일종의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함을 포함했다. 여기서 일종의 전문성이란 의도한 대로 분위기를 조작하거나 조성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언론
아이들이 독립했다. 세 아이 모두 오롯이 홀로 섰다. 아이들이 떠난 둥지는 겨울들녘이다. 씨앗과 줄기와 열매는 떠나고 냄새만 남았다. 겨울들녘의 냄새는 춥고 쓸쓸하다. 보듬는 냄새마다 어김없이 명치끝에 박힌다. 나는 차마 냄새를 떨어내지 못하고 도리질한다. 그때마다 길게 누운 그림자가 내게 묻는다. 겨우살이 준비는 했어? 나는 우물쭈물 대답을 찾지 못한다. 발끝만 보며 아득바득 살아온 내게 겨울을 날 준비라니. 식량은커녕 땔감조차 옹색하다. 어쩌자고 이렇게 살았을까. 어디를 둘러 봐도 겨울들녘엔 내 그림자뿐이다. 생계형 글쟁이로 살았다고? 시답잖은 소리. 뿌리내린 나무 하나 없는 글쟁이에게 겨울바람을 견뎌낼 기둥은 없다. 그래서겠지. 겨울들녘을 가르는 바람소리가 귓속을 울린다. 삐이이이. 종일 울려대는 소리는 이제 그만 들녘을 떠나라는 경고음 같아 숨이 가쁘다.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어지럽다. 뜨거운 열기가 경동맥을 타고 머리로 치솟는다. 눈앞이 흐릿해서 걷다가도 주저앉기 일쑤다. 두 달째 이 모양이다. 동네병원에서는 경추디스크라고 하였지만 대학병원의 판단은 달랐다. MRI 판독 결과 경추불안정증이 의심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오랜 검사 끝에 얻은 결론은 ‘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