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국제엑스포기구(BIE)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연사로 직접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하였다. 세계엑스포가 과연 무엇이길래 각국의 최고위층들이 직접 나서는 것인가? 세계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 중 하나로서 개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다른 어떤 요소보다 향상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07년 30위, 2012-13년 27위, 2020년~2022년 2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개최한 바 있지만, 2022년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 세계 2위인 일본은 2025년 예정된 오사카 세계엑스포를 포함하여 세계엑스포 3회,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으로 넘어가자 양정의숙 경제과를 졸업한 안희재는 연해주의 중심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연해주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홍범도를 비롯한 독립군과 애국지사들로 붐볐다. 근대 조선에서 드물게 경제학을 공부한 안희재의 눈에 들어온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재정난이었다. 독립을 주창하며 사자후를 뿜어내는 지사들이 들끓고 독립군에 지원하는 열혈청년들이 넘쳐났지만 그들의 활동과 무장을 뒷받침할 경제적 기반이 없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안정적으로 독립투쟁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안희재는 가장 빛이 나지 않는 그 일을 자신이 맡기로 했다. 고향 의령으로 돌아온 안희재는 제지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이 잘 되었지만 그 정도의 수입으로는 국내외에서 전개되는 독립자금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경상도의 거부였던 아버지 안발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2000마지기(40만 평)을 팔아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설립했다. 백산상회는 독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인 동시에 국내외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거점이었다. 안희재가 국내에서 선구적으로 백산상회를 근대적 형태의 합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1917년이었다. 그는 경상도의…
‘정성운동’은 함흥-흥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에서 ‘정성운동’은 1961년 흥남에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소년을 흥남비료공장 의료진과 함흥의대 실습생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이식해 살려낸 이야기를 ‘정성운동’으로 호명한 대중운동이다. 160여명의 피부를 이식해 기적적으로 살려낸 방하수 소년의 이야기는 사회주의 인간형상 창조의 원형으로 불려진다. 사회주의 인간형상이란 자신의 피와 살을 남에게 주는 헌신과 희생정신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운동’의 발원지인 함흥의학대학은 1990년 정성대학으로 개칭했다. 함흥-흥남은 어떻게 ‘정성운동’의 발원지가 되었을까. 당시 북한은 해방과 함께 전쟁으로 파괴되고 몹시 가난했다. 남북의 체제 대립이 심했던 냉전시기 사회주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무엇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먹고 입는 문제부터 해결해야했다. 화학공업지대로서 천혜의 자연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함흥-흥남에는 숙련된 노동력과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었다. 먹는 문제, 입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함흥의 재건은 최대의 관심사였다. 함흥과 흥남의 중간지점에 건설된 2.8비날론 공장은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으로 세워졌다. 함흥-흥남이 재건되는 과정에 생겨난
우리 주변을 조만 돌아보면 우리는 혼돈과 무질서의 어딘가에서 허우적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거대한 질서 속에서 웅장한 생명의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중이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분자는 이전에 누구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였고, 또 앞으로도 누군가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몸을 결코 소멸하지 않고, 지구 상의 생명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다시 어딘가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분자 단위만이 아니라, 내 몸을 꾸려가는 기본 원리도 살아 있는 세상의 모든 나머지와 함께 같은 원리로 돌아가며 함께 호흡한다. 우리는 진정 우주에 속한 존재이며, 이 귀속감을 깨닫는 일은 우리 삶에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그 깊이를 더해준다. (프리초프 카프라) 예수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와 부처가 출현하신 시대, 혹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형식에 치우친 종교적 관행이라든가, 지식층인 성직자 계급이 일반 백성들의 종교적 욕구를 악용하고 왜곡시키는 작태는 엇비슷했지요.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그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러’ 오셨고, 광명과 해방의 길이 모든 인간에게 열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터널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보도이다. 이대로라면 방류가 임박한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원전 오염수와 관련된 최종보고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없으면 일본 정부는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단식 농성을 통해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고, 어민들은 어업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권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과 국민적 우려에 대해 ‘광우병 사태’에 빗대어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학은 무엇인가 많은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꿈꾼다. 아인슈타인 같은 물리학자,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과학자,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보면서 우주과학자가 되고 싶어한다. 대체로 물리학의 자연과학과 컴퓨터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이다. 그런데 과학은 이러한 분야나 영역으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특정한 분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이 얼마나 과학적이냐는 것으로 과학을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 환경에 대한 탐구 학문을 자연과학, 운동과 스포
짜장면 배달비보다 500원 적은 KBS수신료가 몇달간 몰매 맞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과 보도태도가 맘에 안들어 여론을 몰아가는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요한건 수신료 징수방식이 아니라 OTT로 말미암아 빅뱅이 일어난 방송생태계 속에서 방송이 어떠한 역할을 할건지 방송산업의 균형적 발전방안을 만드는건데. 공영방송을 운영하는 나라는 예외 없이 수신료를 징수한다. 이 재원조달 방식이 정권,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공정한 방송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기 때문이다. 2021년 KBS의 수신료 수입은 약 6863억원이다. 공영방송이 있는 영국은 5.9조, 독일은 10.8조, 일본은 7조의 수신료를 국민이 부담했다. 전기요금에 수신료를 합산시킨 국가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많다. 징수에 따른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위해서다. 현행의 수신료 합산징수제도는 국민의힘의 전신이자 여당인 민자당 정권이 1994년 최초로 시행한거다. 과거 KBS 수신료 논쟁을 정권별로 보자. DJ정부 때 헌법재판소는 “수신료의 법적 성격은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을 위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 규정했다. 노무현 정부 때 야당인 한나라당은 과거 자신의 전신인…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철주야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다섯 가지 감정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연 속의 좋은 집과 좋은 부모님, 절친과 하키팀 동료들에 둘러싸여 부족한 것 없는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라일리는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도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지며 뜻대로 안 되게 된다.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들이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되돌아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본부로 돌아오고 라일리는 회복되는데 다섯 가지 감정들은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각자의 위치에서 라일리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라일리처럼 감정은 인생의 순간들과 함께한다. 슬픔과 절망감을 견디며 한 노력이 쌓여 기쁨과 환희의 순간으로 변한다.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의 기쁨은 시간이 지나 실망과 권태 혹은 날카로운 증오로 바뀌기도 한다. 감정은 환경에 반응하여 발생하는 느낌과 기분을 말한다. 감정을 통해서 인간은 태어난 후 외부환경에 접촉하고 교류하면서 ‘나는 어
내가 태어난 곳은 강원도 태백의 금대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태백산맥의 작은 물줄기가 합류되면서 잔잔하게 흐르기 시작하는 충청도의 소도시이다. 남한강은 강원도의 높은 산지를 흐를때는 급류 형태로 흐르지만 충청북도 제천과 단양을 지나면서 물길의 흐름이 느려지고 경기도 여주를 지나 양평에 이르면 흐르지 않는 듯 크게 흐른다. 강원도의 남한강은 날카로우며 급하고 경기도의 남한강은 깊고 느리다. 반면에 충청도의 남한강은 적당한 깊이와 무시해도 될 만큼의 유속[流速]을 가진다. 그러다보니 지역 주민들은 물줄기의 낮은 곳에서 다슬기를 잡아 식탁에 올렸고 지금은 어엿한 향토음식이 되었다. 표준어는 다슬기라고 하지만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경상도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충청도에서는 올갱이라고 부른다. 충청도 방언인 올갱이를 어릴 적 우리들은 ‘올뱅이’라고 불렀다. 올뱅이국은 된장을 풀고 얼갈이배추나 아욱을 넣은 후 몇 가지 양념을 첨가하여 끓여 먹는 게 일반적인 요리법이다. 올뱅이는 오장육부 중에서 특히 간에 좋다고 하여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많다. 이를 요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감을 해서 모래나 불순물을 제거한 후, 삶아서 하나하나 손으로 알맹이를 빼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판매량이 증가한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공급자들이 매일같이 겪는 사정이다. 이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들의 98%가 만족해하면, 꽤 우수한 생산물이다. 불만을 표출하는 2%의 소비자. 2% 중 1%는 막무가내, 1%는 그래도 이유 있는 불평을 제기한다면, 공급자들은 이 2% 부족분을 채워나간다. 그럼으로써 조직은 발전해 나간다. 자본주의 이치다. 경제생활만이 아니다. 정치 분과에서도 소비자인 국민의 상당수가 통치와 행정행위에 만족해하면, 그 정권은 괜찮은 정부다. 그런데 1%나 2%가 아닌 20%, 30%, 혹은 6~70%의 국민이 정부정책에 만족해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무능한 정부, 혹은 소통이 안 되는 정부인 것이다. 그렇다면… 위험하다. 기업의 영역에선 1%, 2%의 소비자 불만족을 만족 향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시스템을 점검한다. 초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관점서 보면 공급자로서의 정부는 자본주의 체제에선 용납이 안 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양한 국민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정부의 행동을 보면, 참 불편하고 낯설다.
눈을 감습니다. 보다가 맙니다. 말았어도 본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본 것은 눈 바깥의 일이지만, 못 본 척 하는 것은 눈 안쪽의 일입니다. 눈 바깥이 세상이라면 눈 안쪽은 사람의 영역입니다. 사람의 영역에서는 생각이 으뜸입니다. 으뜸은 사람마다 서로 달라서, 보는 것에 대한 반응 또한 서로 다릅니다. 보이는 것은 하나인데, 보고 싶다거나 보기 싫다거나 못 본 척 시치미를 떼기도 합니다. 늙음 때문일까요. 아니면 낡음 때문일까요. 나는 자꾸 고개를 돌리고 맙니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귀를 닫습니다. 겁먹은 하루가 안으로 돌아앉습니다. 안으로 돌아앉는다고 바깥의 일부가 아닐 순 없습니다. 시간은 안팎 어디서도 고르게 흐릅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시간 말입니다. 시간은 그 무엇보다 공평합니다. 사람이든 사람 아닌 것이든 시간 앞에 영원할 수 없습니다. 영원은, 이 세상과 이 세상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수 없이 많은 신화(神話)가 만들어진 것도 그래서입니다. 상상으로 빚어낸 신화의 뿌리에는 사람의 욕망이 있습니다. 신화를 먹고 자라난 온갖 신(神)들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있을 수 없는 영원처럼, 신화 속의 신(神)들 역시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