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1 /박정수 ‘농구장 주차장에서 00일 새벽 접착 사고 났음’ 경비원 일지에 일어난 접착사고, 얼마나 좋아하면 딱 붙어버렸을까 얼마나 사랑스러우면 떨어지질 않을까 모두가 잠든 새벽 하루가 얼마나 길었으면 엉덩이 꽉 잡고 딱 붙어 떨어지지 못했을까 경비원도 남자도 신경전을 없었겠다, 딱 붙어버렸으니 하나만 바꾸면 하루종일 꽃이 핀다 내가 너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사랑한 게 되었으니 얼마나 환한가, 농구골대 반쯤 걸린 보름달로 킥킥거렸을 새벽 산수유 빨간 열매들 덩달아 소곤소곤, 다시 톡톡 꽃망울이 터지는 봄날이다 - 시집‘오목한 양지’ 신선한 반전이다. 시에서의 낯설게 하기가 여지없이 드러난 시이다. 매개는 경비원 일지에 적힌 ‘접착사고’! 이 한 단어에서 단숨에 접촉이 접착이 되니 서로 얼굴 붉힐 사고가 아니라 하루 종일 꽃이 피는 시적 전이가 일어난다. 이토록 우리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데 혹 이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미르, K스포츠 재단 비리가 아니었다면, 정유라의 부정입학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큰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그제 이어도 한국방공식별구역 내에 수 시간동안 침범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중국 군용기 중 8대는 대한해협을 통과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까지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공군은 즉각 F-15K와 KF-16 전투기 등 10여 대를 긴급 발진시켜 이 구역을 벗어날 때까지 대응하는 전술조치를 취하고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는 ‘훙(轟·H)-6’ 폭격기 6대와 윈(運·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보수집기 1대 등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지난 2013년 이어도를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한 이후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와 미국의 신경을 건드려왔다. 2003년 우리 손으로 종합 해양 과학기지를 건설했던 우리로서는 며칠 뒤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켰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으로 인정받는 영토의 개념은 아니지만 선제적 방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작전 구역으로 ‘준(準)영공’으로 통한다. 그동안 이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은 별로 없었지만 이번 침범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군용기의 비행항로로 미뤄볼 때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한…
최순실이란 인물 때문에 국민들의 울화증이 가중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의 공통점이긴 하지만 참으로 가증스럽다. 거기에 더해 뻔뻔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반성하는 자들이 없다. 국민들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가를 시험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최순실의 태도는 분노를 넘어 좌절감까지 들게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9일 끝났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별무소득이었다. 최순실 등 주요 증인들이 무더기로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이에 특위는 국정조사 활동을 한 달 간 연장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국정조사가 연장되더라도 국민의 명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를 경시하는 최순실 일당이 순순히 출석하리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강제로라도 불러 증언대에 세울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이 국회청문회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특별검사팀의 소환 요구에도 거듭 불응하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31일, 이달 4일, 9일에도 특검의 소환 요구를 받았지만 24일만 출석했을 뿐 번번이 불응했다. 이유는 건강상의 이유, 정신적 충격 등이었다. 이에 소설가 이외수씨는 “정신적 충격을 느
정부는 금년부터 고병원성 조류독감 등 감염병의 방역이나 살처분 업무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 대한 위험근무수당 지급 범위를 확대하였다. 이번에 살처분 등 감염병 방역 업무에 투입되는 지방공무원들은 누구나 1일 8천원, 월 최대 5만원의 위험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은 물론 중동호흡기중후군(MERS: 메르스) 등과 같은 보건의료와 수산물 관련 분야 등을 포함하였다고 행정자치부는 발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치는 2010년 구제역 발생 때 방역업무 공무원 중 9명 사망, 2014년 4월과 2016년 11월의 조류독감 방역업무 1명 사망으로 전염병 등의 방역업무를 하는 현장 공무원의 과로가 매우 위험한 수위이기 때문에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지난해 11월16일에 있은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2017년 1월3일 현재 307곳에 달하고 있으며, 살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3천33만 마리로 집계되었다고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하였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와 위험은 2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16년 연말 포천에서 고양이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어 폐사
Q: 가입자의 사망 시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이 없는 경우 납부한 보험료는 어떻게 되나요? A: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이 없는 경우는 친족에게 사망일시금을 지급한다. 배우자, 자녀 등의 친족에게 사망일시금을 지급합니다. 사망일시금은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사망하였으나 유족연금 또는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법상 유족이 없는 경우 장제부조적·보상적 성격으로 지급하는 급여입니다. 연령, 장애요건 등에 관계없이 가족관계등록부상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형제자매,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중 최우선 순위자에게 사망일시금을 지급합니다. 다만, 다만, 사망일시금 수급권자가 될 수 있는 친족의 범위에 해당하더라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사망일시금은 아래의 서류를 지참하시고 가까운 지사를 방문하여 신청하시면 됩니다. ■ 구비서류 ▲지급청구서(지사 방문 또는 홈페이지 서식함) ▲받으실 분(수급권자)의 신분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제시로 갈음) ▲수급권자 예금통장 사본(계좌번호 제시로 갈음 가능) ▲사망자의 폐쇄등
설을 10여 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조류인플류엔자 확산 이후 달걀 값이 폭등하면서 안 오르는 게 없을 정도다.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합의로 기름값도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인데다 일부 원자재 값도 들먹거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라면 등 가공식품 값이 훌쩍 뛴데 이어 무·양배추·당근 등 농산물 가격마저 예사롭지 않다. 과일과 육류, 어류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우·갈치·오징어 가격도 20% 넘게 올랐다. 봉급만 빼고 안 오른 게 없다. 공공요금은 또 어떤가. 버스, 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공공재 요금도 앞을 다퉈 인상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도 늘었다. 최근 국정혼란을 틈타고 벌어지는 가격인상 붐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수입 물가와 비례하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는 물가관리에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달러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1천200원 선을 넘어선데다 앞으로 1천300원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물가당국이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9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천일이 된 날이었다. 2년9개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선체는 일부 실종자와 함께 바다 깊은 곳에 가라 앉아있다. 이 참사로 승객 304명의 희생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중 250명도 목숨을 잃었다. 80% 정도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때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학생들은 지난해 1월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이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이제 2학년이 된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생존자와 그 가족들도 끝없는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존학생들은 친구들을 두고 자신들만 살아나왔다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살아난 게 죄책감을 느낄 일은 분명 아닌데도 말이다. 지난 7일 6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2017년 첫 주말 촛불집회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11차 범국민행동’ 집회에는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안산 단원고 학생과 희생자 유족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자 장예진(20·여)씨 등 9명도 나왔다. “저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가만히 있으라’ 해서 (배 안에 남아)있었다” “저희만 살아나온 것이 유족들
햇살이 따스한 겨울, 잠시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가기 좋은 곳이 바로 서울 부암동이다. 드라마 ‘커피프린스’가 아니었다면 부암동이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가끔은 의구심이 들면서도 꼭 드라마 촬영지가 아니었더라도 사람들은 부암동의 매력을 찾아냈을 것이라는 확신이 부암동을 찾을 때마다 생긴다. 부암동에는 예쁜 커피숍과 맛집, 작은 디자인 숍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우리의 발걸음을 행복하게 한다. 부암동 여행은 늘 창의문에서 시작한다. 이 창의문을 경계로 도성 안쪽은 청운동, 도성 바깥쪽은 부암동이다. 창의문은 조선시대 서울 4소문 중 하나로, 자하(紫霞)문이라고도 부른다. 개인적으로는 창의문이라는 이름보다는 자하문이라는 이름을 더 좋아한다. 자하!, ‘보랏빛 노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신선이 사는 곳에 서리는 노을’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일까? 부암동 여행을 시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으로 느껴진다. 창의문은 인조반정시 반란군이 이곳 창의문을 통과해 반정을 성공시킨 일화가 있다. 훗날 영조는 이 거사를 기념해 창의문의 일대를 재정비하고 관련공신들의 이름을 현판에 새겨 걸어놓았다. 현판과 문루가 당시의 흔적이다. 창의문…
19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유별나다. 범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기관에서 여느 과목에 우선해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신문·잡지·TV·라디오 등 언론매체, 사회단체도 거국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야말로 범국민운동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표는 국가의 통일 유지와 영토 수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 배경엔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의도가 더 많이 숨어있다.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공산당의 기본노선을 가르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를 위해 100권의 책, 100편의 영화, 100곡의 가요, 356곳의 애국주의 교육기지까지 만들어 세뇌(洗腦)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학습효과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애국을 앞세운 중국의 누리꾼들이 넘쳐나 배타적·극단적 민족주의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어서다. 이들은 자국의 이익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면 상대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남중국해 판결 이후 더욱 심해져 미국과의 전쟁도 불사하는가 하면 특히 사드배치 발표 이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국 상품 불매 및 관광 중단,…
미래에서 날아온 돌 /이선균 몇억 광년을 거쳐야 저 초록 입체적으로 빛날 수 있을까. 솟구쳐 오르던 물고기 돌 속에 흑갈색으로 굳어 있다. 일순간이 영원으로 흐른다. 오돌토돌 척추뼈의 흔적 점자로 찍혀 있다. 꼬리지느러미에서 머리끝까지 회의주의자는 아니었으리. 떠오르고 싶은 심해어였거나 파도를 들이받던 어족이었는지도 모르지. 평면적인 하루가 서서히 굳어가는 밤 나는, 어느 돌 속에서 굳어진 화석 물고기였을까. 꿈틀, 꼬리 흔들린다. 눈물 없는 눈으로 아가미 한껏 움츠리고. - 이선균 시집 ‘언뜻’ / 천년의 시작 화석을 바라보면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바라보는 나와 저 물고기 사이의 연관성 혹은 아득한 무엇. 오랜 잠에 빠진 물고기가 다시 깨어나는 상상은 지금 살아있는 자신에 닿는다. 입체적인 움직임에 대비되는 정지라는 평면적인 시간, 우주의 어떤 작용에 의해 한순간 변모하는 생명체, 정지된 시간이 풀리고 움직이던 시간이 정지되는 순환의 방식이 시간의 본질인지 모른다. 그러니 화석이 된 물고기는 두고 온 오래 전 자신의 상징일 수 있다. 물고기는 언젠가 깨어날 것이다, 자신이 이 세상에 온 방식으로. 어쩌면 나 대신 정지된 삶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