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전시] 축적된 흔적과 여운의 세계 '뒤'를 앞으로 전환하다, 이원호 드로잉전 '뒷'
앞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 화려한 전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숨 가쁜 연속의 순간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남는다. 말해진 뒤 공기처럼 떠도는 잔여들, 사물의 뒷면과 문장의 뒷장, 아직 답변되지 않은 질문처럼 축적된 흔적과 여운들이다. 일상 속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뒤'의 세계는 어느 순간 앞으로 전환되며, 끝내 남는 것을 오래 응시하게 하는 경계로 드러난다. 예술공간 아름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이원호 드로잉전 '뒷'은 이러한 경계 위에서 시작된다. 이번 전시는 '뒤'에 사이시옷을 더해 뒤에 놓여야 할 대상을 의도적으로 비워두고 완결을 유보한 채 그 상태 자체에 집중하며, 관객을 '뒷'이라는 열린 세계로 이끈다. 작가는 '뒷'을 단순한 후면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구조 속에서 도달하지 못한 욕망과 남겨진 층위로 바라보는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앞'을 잠재적으로 비워둔 공간으로 해석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뒤집힌 형태의 '뒷' 글자와 줄지어 놓인 종이의 뒷장들이 먼저 시선을 끈다. 종이들은 '아랫면에 뒷면', '아랫면에 뒷면의 아랫면', '아랫면에 뒷면의 아랫면의 뒷면'으로 이어지며 앞과 뒤가 교차하는 시선을 제안한다. 그 옆에 위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