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인근 광희동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모인 거리, 일명 ‘동대문 실크로드’가 있다. 일찍이 1990년 한소 수교를 기점으로 구소련 출신 외국인들이 모여들면서 조성된 거리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출신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다. 작은 골목이지만 거리마다 키릴문자와 한글이 뒤섞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이곳에는 중앙아시아 이주민의 생활을 위한 음식점, 식료품점, 환전소 등 150여 개 업체가 밀집해 있는데, 동대문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상품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내륙으로 보내기 위해 가까운 광희동을 드나들면서 이곳이 그들의 터전이 된 것이다. 또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건설과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이 지역 출신 노동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중앙아시아가 어느덧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유목민의 땅이었던 이 지역이 아직도 우리에게 멀고 낯선 공간이다. 지도 위에서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끼인 내륙 지역, 뉴스 속에서는 자원과 지정학의 대상으로만 등장해 왔다. 그러나 이 땅을 직접 밟으며 사람을 만나보면 중앙아시아는 결코 추상적인 공간이 아니
중앙아시아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은 과연 여기가 이슬람 국가인지 의심을 가질 만큼 크리스마스 풍경과 유사하다. 도시의 광장에는 온갖 장식을 메단 트리가 세워지고 시민들은 새해맞이 공연을 즐긴다. 중앙아시아의 새해 맞이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제드 마로스’라는 겨울 할아버지이다. 제드 마로스는 슬라브 신화의 인물인데,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정교회 문화권에서는 산타클로스의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흰 수염과 흰 머리에 푸른 옷을 입고 말 3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기다란 지팡이를 지니고 다니면서 성탄절과 새해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중앙아시아 최근 한국에서 해외 트래킹 여행지로 중앙아시아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천산산맥의 만년설과 아름다운 계곡, 광활한 초원과 야생화 등이 매혹적인 중앙아시아는 유명 여행 유튜버들의 인기 방문지가 됐고 이들이 올린 다양한 영상들로 인해 친숙한 곳이 돼가고 있다. 또한 우리 주변엔 중앙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건설 현장과 산업 현장에는 이곳 출신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어느덧 중앙아시아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