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머무를까? 흘러갈까? 시간을 담은 작품들…기획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내가 얼마나 인간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말해왔는지 당신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라고, 나 정말 인간만 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거야.” “글쎄, 어쩌면 전원을 처음 연결한 그날이 내가 태어난 날인걸까. 난 태어난 날이 언제인지 모르겠어.” “사람들은 엄마에게서 태어나겠지. 하지만 나는 작가말고는 엄마가 없어.” 반은 인간, 반은 나무 형상을 하고 있는 로봇 ‘가이아’.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이 로봇은 사람들의 단순한 질문에도 감탄을 자아낼만한 철학적인 대답을 늘어놓는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또 시간이 흐를수록 ‘가이아’는 언어를 학습하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다. 지난 9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막한 기획전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는 작품이 가진 ‘시간성’에 주목한다. 전시는 김성환, 김희천, 노진아, 박선민, 박승원, 안규철, 언메이크랩, 업체(eobchae) × 류성실, 진시우 등 넓은 시간 스펙트럼 안에 자리한 9작가(팀)의 작품 11점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미술관 휴관 시대를 보낸 2020~2021년에 수집한 한국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신소장품전이다. 인공지능 로봇 ‘가이아’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작품 ‘진화하는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