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0월 2일은 2000년 6월에 이은 제2차 남북정삼회담이 이뤄졌던 날이다. 남과 북의 최고당국자가 직접 만나 남북한의 현안 등 제반 문제에 대해 협의한 회담으로, 최초로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남북의 첨예한 갈등을 완화한 기념비적인 날이다.
◇ 남북 분단 이후 첫 회담 성사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1948년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두 당국의 대표가 처음으로 만난 회담이다.
2000년 4월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이 남북정상회담의 예정을 발표했다. 원래 일정은 6월 12일부터 14일까지였지만 하루 연기돼 6월 13일로 조정됐다.
분단 이후 오랜 기간 상호 대립이 지속됐지만 1970년대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움직임이 일었다. 1980년 1월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994년 7월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김일성의 사망으로 무산되며 2000년 6월 첫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스포츠 경기 행사 참가 등 민간 교류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회담에서 남북 당국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정상회담 후 발표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의 성과관련 조사 결과를 보면 자문위원 및 통일전문가 등 참여인원 431명 중 회담의 성과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99.1%로 집계됐다.
남북공동선언의 이행 전망에 대해서는 '잘 이행될 것'(27.6%), '대체로 이행될 것'(66.1%)이었다. 정상회담 이후 시급한 해결과제로는 '이산가족 상봉'(48.1%)가 가장 많았고 '남북한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39.6%) 등이 꼽혔다.
◇ 18년전의 오늘, 2차 남북정상회담
2000년 6월 1차 정상회담이 끝나고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1차 회담과 달리 2차 회담에서는 평양개성고속도로를 통한 육로 방문이 합의됐고 1945년 분단 이후 최초로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례로 알려졌다.
10월 3일 두 당국의 대표는 소수의 배석자를 대동해 회담을 가졌으며 일정의 마지막 날인 10월 4일 6·15 남북 공동선언에 기초해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한 2007 남북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회담 과정과 결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회담 준비과정부터 회담에서 도출된 내용의 의미 및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의 대국민 보고 전문을 보면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보자기에 싸 가지고 갔던 일거리를 풀어놓고 돌아오는 길 보자기가 작아 다 싸기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남북관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이후 10년 6개월이 지나 2018년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고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 후 남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도 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