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위에 고압철탑이 3개나 있으면 어떻게 살란말이냐..."
용인, 파주 등 경기도내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고압철탑과 관련한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수원 신원천 주공아파트 주민들이 고압철탑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 한전과
경기도 교육청 등 관계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이미 설치돼 있는 두 개의 철탑을 철거해달라며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해온 아파트 주민들은 또 하나의 철탑이 단지 주변에 추가설치되면 건강과 재산상 손실이 막대할 것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999년 입주가 시작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신원천 주공아파트 단지에는 현재 7백여세대가 살고 있다.
아파트 단지내에는 각각 15만4천볼트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탑 두 개가 설치돼 있다.
이 고압철탑들은 아파트 입주 전부터 이미 설치돼 있었고 주택공사가 아파트 허가를 받기 위해 아파트 부지를 가로지르는 철탑을 단지 끝부분 쪽으로 이설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아파트 단지 바로 뒤편에는 오는 2008년 개교예정으로 수원지역 재건축조합이 매입한 중고등학교 건립예정부지가 있다.
신원천 주공 아파트 단지내 두 개의 철탑에서 나온 고압선이 학교부지를 통과하게 돼
시설결정을 내린 도교육청이 한전에 고압선을 지중화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학교부지를 통과하는 고압선만 지중화하기 때문에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는 부분에 또 다른 철탑 하나를 이 아파트 단지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기존 두 개 철탑의 지중화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는데 철탑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은국 고압선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의 바람은 아파트주변을 지나가는 철탑 전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아이들이 다닐 학교에 유해한 철탑이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행정"이라고 도 교육청을 비난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계속 민원이 제기돼 지중화하기로 올해초 계획을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늦어도 2010년말에는 철탑이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혀 주민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내 두 개의 철탑의 지중화를 아파트 입주시부터 주장해왔는 데 새로 철탑이 하나 더 들어선다고하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공사를 강행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설립사유로 인해 전국에서 지중화 우선순위가 결정된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학교설립이 못 된다면 담당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답답해했다.
수원지역 재건축 조합 관계자도 "철탑문제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도 교육청에 학교부지를 넘겨야 부지매입에 들어간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수원시내 9개 재건축 조합원들로부터 부지매입을 위해 거둬들인 830억원을 당장 회수하지 못할 경우 입장이 난처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