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대형 할인점들이 쌀 할인판매에 나서자 농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데다 국회가 쌀협상 비준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할인점들의 쌀 할인 판매는 쌀값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농민단체들과 도내 유통업체에 따르면 도내 롯데마트 , 이마트 등 할인점들이 작년보다 20~30% 싼 가격으로 쌀 할인판매에 나서자 농민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9일까지 ‘롯데 유통 그룹 창사 26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10만포 한정 '햇살 한공기(20kg)' 쌀 한 포대를 3만2천900원에 ‘자연에서 태어난 쌀'은 3만4천원에 각각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개장 12주년을 맞아 ‘우리쌀' 20kg을 3만5천원에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들 할인점들의 쌀 판매가격은 정상가에서 5천원정도 싼 가격이다.
이에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서를 발표하고 반발 시위에 나섰다.
먼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는 지난 1일과 4일 성명을 내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할인행사에 쌀을 생산원가 이하에 판매해 최근 쌀값 폭락으로 울분에 차있는 농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할인점들은 `쌀소비 활성화'라는 이유를 들어 국민과 농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도 "쌀 한 포대에 3만2천원이면 최소 유통비용은 고사하고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가격이며 이는 농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또 롯데마트에 할인판매 계획 중단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지난 3일 영등포점을 비롯 광주 등에서 롯데 불매 운동 및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할인점들은 “쌀을 작년보다 저렴하게 구입했는데 작년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 할 수 없다”며 “쌀의 소비가 늘어나면 오히려 농민에게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장점이 고객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며, 쌀 구입을 저렴하게 했는데 작년과 같은 가격으로 쌀을 판매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매년 공급이 많고 가격이 하락한 제품 위주로 저렴하게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9일까지 할인판매하기로 했던 쌀을 6일부터 돌연 판매중단했다.
롯데마트 측은 “창립행사의 측면도 있고 쌀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마진 없이 할인 판매를 실시했는데 농민단체들의 시위가 거세 판매를 조기에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