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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는 이웃들 '언 가슴 녹인다'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처럼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우유는 버터로 변하지 않아 점점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비바람이 끊이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 홀로선 듯한 외로움과 절망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간경화로 투병중인 김모(42)씨는 부인, 초등생인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어려운 가운데 역시 간암으로 사망한 형의 두 조카와 연로한 부모의 생활비를 마련키 위해 복수(腹水)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허덕이고 있다.
최모(61)씨의 남편은 심부전증, 확장성 심근경색, 천식, 폐결핵 등으로 투병하는 가운데 최씨 본인도 고혈압성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틈틈이 식당일을 나가지 않으면 이혼한 딸을 포함한 가족의 생계가 막연하다.
이모(73)씨는 외손녀 2명과 함께 월세 20만원의 단칸방에 살고 있으나 사위는 행방불명이고 딸은 가출한 상태로 월세가 밀려 엄동설한에 방을 비워야 할 형편이다.
옥모(32)씨는 한 살배기 아들이 희귀성질환으로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연립주택 반지하인 동생집에 얹혀살면서 간병을 하느라 직장을 휴직했고 남편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먹고자며 4천만원에 이르는 병원비 마련에 나섰지만 언제 모아질지 알수 없다.
강모(42)씨는 중국교포로 중국에서 이혼후 입국, 현재 남편과 재혼하면서 ‘코리안드림’을 꿈꿨지만 유방암 말기판정을 받고 유방절제술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남편의 수입이 월 30만원에 불과해 암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교생인 정모군은 일정한 거처가 없이, 끼니를 굶어가며 고시원을 전전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미래를 열어줄 고교졸업장을 손에 쥐기가 어려울 상황이다.
하루 끼니의 전부가 되기도 하는 학교 급식비 70만원이 체납됐기 때문이다.
이모(72)씨, 오모(71)씨, 김모(71)씨의 공통점은 연령이 70대라는 점과 자궁암 후유증, 척추협착증, 중증 요추염좌 등의 병마에 시달리는데다 혼자 생계를 꾸려간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외로움과 소외감으로 내일에 대한 희망을 찾을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안고 있다.
김모(75)씨는 남편과 사별후 아들이 해수욕장에서 사고사(死)하자 아예 세상과 등지고 살고 있다.
전처소생인 두 아들과는 왕래가 끊어진지 수십년이 지났으나 지병인 고혈압으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최모(45)씨는 남편이 뇌병변장애로 쓰러진 후 표고농사를 지으며 5식구의 가장 역할을 해왔으나 본인마저 지난 5월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천모(67)씨는 지체장애자인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손자까지 합세해 근근이 생활을 해왔지만 겨울이 찾아오자 일이 없어 겨울을 지내고 내년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남편의 실직과 파산, 그리고 이혼으로 아들과 함께 세상에 내던져진 조모(31)씨는 이혼의 충격으로 안면마비를 치료하면서 아들과 살아남기 위해 취업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김모(46)씨는 부인과 일용잡부로 생계를 이어오다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했지만 일용직이어서 산재보상도 받지못한 채 입원하자 초?중생인 4명의 자녀를 포함한 6식구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부인과 월세 10만원의 단칸방에 살던 이모(78)씨는 부도난 아들이 이혼후 2명의 손녀와 함께 동거하게 되면서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외국어고교 3학년인 이모군은 야채상을 하는 할아버지(65)의 도움으로 ‘영재’라는 칭찬을 들으며 외고에 다니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생계마저 위협받자, 수업료가 없어 미래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웃돌보기(Neighbor Watch)’사업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알려지지 않은 사업을 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2%만 지원하는 사업이다.
막막한 현실로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우리 이웃들에게 최소한의 온기를 전하는 사업이다.
사업의 특성상 지원금도 적게는 10여만원으로, 많아야 3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겨우살이가 힘든 이웃에 3개월간 월동자금 16만6천원, 4천만원이 넘는 수술비중 200만원, 미래를 위한 우리사회의 적금인 등록금 200만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느낄 정도의 생계비 48만6천원, 소년소녀가장의 꺾인 다리를 다시 세울 수 최소한의 급식비 70만원 등등이다.
사람 내음을 풍기는 몇 되지 않는 사업 중 하나인 ‘이웃돌보기(Neighbor Watch)’사업은 어쩌면 절망의 끝에 선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을 보게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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