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지난 7일부터 난방용 등유와 보일러용 등유를 L당 834원과 826원으로 19원씩 올리는 등 유가 상승으로 등유를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도시 지역의 경우 도시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가 잘 구축돼 혜택을 받고 있지만 농촌지역은 도시가스 배관망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등유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1일 대한석유협회와 도내 농가들에 따르면 지난 9월 대도시 도시가스사용 가구의 월 평균 난방비는 10만원, 농어촌.중소도시의 등유 사용 가구의 난방비는 22만3천500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현재 등유 1ℓ에 붙는 세금은 277원(특소세 154원+교육세 23원+부가세 76원+부과금 23원)으로 전체가격의 32%나 차지하지만, 도시가스 1㎥의 세금은 89원(특소세 40원+부가세 49원)으로 전체의 16.5%에 불과해 등유를 쓰는 가계의 난방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가스 배관망이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라 등유를 난방재료로 사용 할 수 밖에 없어 유가상승에 따른 농가들의 가계 주름살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800여평 규모의 비닐 하우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김모(56, 화성시 장안면)씨는 한달 평균 난방비만 80여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김씨는 “집안 난방비도 아무리 아껴도 30여만원 가까이 나오는데다 토마토는 못해도 최하 18도 정도는 유지해 줘야 하기 때문에 난방을 꺼둘 수 없다”며 “겨울에는 별다른 수익이 없기 때문에 시설재배를 시작했는데 해가 갈 수록 기름값이 올라 난방비가 수익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니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비닐하우스에서 가지, 호박 등을 재배하는 송모(49, 화성시 우정읍)도 “지난해 하우스 농사를 시작했는데 난방비로 1천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등 부담이 커졌다”며 “올해는 쌀값이 많이 떨어져서 큰 수익을 보지 못해 하우스 재배에 매달리고 있는데 난방비 때문에 차라리 겨울철 농사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덜 보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등유난방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일부 농민들은 기름보일러를 심야전기 보일러로 교체하고 있다. 실제로 화성 등 농촌지역 심야전기보일러 대리점에는 보일러 설치에 따른 문의가 하루 평균 10여통 넘게 걸려오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석유협회 관계자는 “일부 시설 농가들은 난방비 절감을 위해 기존의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나 심야전기보일러 등으로 바꾸기도 하는데 최소 500만원~2천만원 이상 드는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서민들을 위해 등유에 부과되는 특소세를 폐지하거나 도시가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