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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수원 '부름의 전화' 윤호병 회장

"봉사....제가 뭐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했던 것들이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죠. 항상 '나는 행복하구나'라고 느낀답니다"
수원시 장안구 조안동 종합운동장 소재 허름한 사무실의 문을 열자 사랑 가득 담긴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는 이가 있었으니, '부름의 전화' 회장 윤호병(54·사진)씨다.
그가 장애우를 위한 봉사단체 '부름의 전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로 11년이 됐다.
'사장님'이었던 그에게 11년 전 이곳의 봉사자들이 찾아와 후원을 부탁했고, 그는 선뜻 금전적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그렇게 5년이 흐르고, IMF로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체 임원들이 다시 한 번 윤 씨를 찾았다.
"임원들이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하길래 회장직을 맡았죠 뭐..(웃음)"
소탈한 웃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회장으로서 특별히 한 일도 없다며 윤 회장은 겸손의 말을 거듭 건넸다.
그러나 그가 부름의 전화 사령탑을 맡고 나서 일어난 많은 변화가 그의 겸손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첫 번째 변화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장애인과 노약자의 이동 도우미인 전용 차량(사진)을 확보한 것이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한 노란 빛깔의 차량은 하루도 쉼 없이 윤 회장과 함께 달린다.
지체·시각 등 장애우들의 연락을 받으면 그들의 집에서 병원까지, 다시 병원에서 집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그가 회장직을 맡고 나서 그만의 직업과 휴일은 사라졌다.
단체 활동에 모든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자신의 사업은 가족들에게 떠맡겨졌다.
평일에는 차량이동봉사를 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경기도 남양·대부도·여주·광주 등 경기도 전역의 시설을 찾아 목욕과 청소 등의 노력봉사를 하고 있다.
'법인단체 등록', 이것이 그가 이뤄낸 두번째 쾌거다.
부름의 전화는 1990년 창립당시 민간봉사단체로 출발해 2002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됐다.
장애우들과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이 아니기에 남 모를 어려움도, 제약도 많았다.
이에 윤씨는 올 한해 법인 등록에 '올인'했다.
9개월 여동안 칠전팔기 정신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 지난 5일 드디어 등록에 성공했다.
"오랜 시간동안 공들인 결과가 한 장의 서류로 나오는 순간 참 허탈하더군요"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외출이 어려운 재가 장애우들을 위해 책과 영화 등 문화매체를 직접 '배달 대여 서비스' 하는 것이다.
단체 사무실의 한 쪽을 꽉 채우고 있는 책과 비디오의 목록을 보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바로바로' 배달해준다.
거창하진 않지만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부름의 전화'는 지난 4월 장애우들 20여 명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한 제주도 한라산 등반을 비롯, 각종 체험행사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제가 히딩크는 아니지만 여전히 춥고 배고프죠(웃음). 봉사확인증을 받기 위한 봉사가 아닌 정말 맘에서 우러나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비때마다 '이 상황만 극복하면 떠나야지'라고 홀로 결심했던 윤호병씨.
몇 차례 위기를 넘기면서 6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그에게 '봉사'는 특별한 의미가 아닌 삶 그 자체다.
인터뷰가 끝나자 윤 씨는 돌 때 겪은 소아마비로 불편한 다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노란 차'를 운전하기 위해 목발을 짚고 일어섰다.
그 때 그의 불편한 다리는 정상인의 그것보다 더 굳건하게 보였으니, 윤 씨가 보여준 사랑과 희망, 그리고 신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부름의 전화) 031-252-5902
류설아 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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