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말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올해 상반기에 재개 될 것으로 예상돼 도내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전국한우협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한-미 당국간 고위급 실무회의가 개최돼 현재 수입조건에 대한 협상 타결만을 남겨놓고 있어 상반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전체 쇠고기 수입 물량 29만3천606톤 중 67.9%인 19만9천409톤을 차지했으나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금지되면서 쇠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돼 왔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자 축산 농가들이 미리 소를 출하하면서 쇠고기 가격 하락세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값은 수소 500kg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평균 446만원선에서 지난해 말 370만원대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 주에는 36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마무리돼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공급물량이 증가하면 국내산 쇠고기 가격이 6.4∼39.2%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가 2003년의 수준의 70%만 들어와도 한우 가격이 20% 이상 하락하는데 2003년 수준으로 수입되면 40% 가까이 국내산 쇠고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내 축산농가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국내산 한우의 가격 폭락을 우려하고 있다.
화성시에서 한우 50마리를 키우고 있는 최모(73)씨는 "안그래도 지난해부터 한우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걱정인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 아무래도 비싼 한우보다는 값싼 미국산에 손이 갈텐데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경쟁 때문에라도 한우의 가격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축산 농가를 살릴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에대해 전국한우협회관계자는 “이제는 쇠고기 수입이 문제가 아니라 좋은 질의 쇠고기 생산이 더 큰 문제"라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를 전면실시하고 이력 추적시스템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