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가 믿었던 황우석 서울대교수로부터 발등을 찍혔다.
예고됐던 바지만 설마설마 하며 지켜봐왔던 손 지사에게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발표는 실낱같던 마지막 기대에 마침표를 찍도록 했다.
손 지사는 세상 사람들이 황교수에게 돌을 던질때도 “황교수를 도와줘야지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라거나 “황교수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말로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해 왔다.
한때 황교수가 입원했던 서울대병원을 위문하고 ‘황교수가 연구실로 복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로 여론에 회자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손지사는 냄비처럼 파르르 끓어 올랐다가 다시금 냉랭해지는 염량세태를 염두에 두고 끝까지 황교수를 믿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손지사의 행보에 항간에서는 “소신 있다” 혹은 “의리가 있다”는 말로 호응하기도 했지만 지금 상황은 인정과 낭만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황 교수의 논문조작으로 국가적, 학문적 폐해는 차치하고도 정치인 손 지사가 입을 타격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상징화해 추진하고 있는 수원시 이의동 ‘황우석바이오장기연구센터’는 당장 이름을 바꾸거나 정부가 80억원에 이르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경우 사업전환을 꾀해야 하는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를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수원 권선)은 “바이오장기사업은 미래지향적 성장동력산업이어서 여권이 나서 전액 정부자금을 끌어오려 했으나 경기도가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쓰기위해 서두르는 바람에 도비가 215억원이나 들어가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자칫 손 지사가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게 아니었냐는 정치적 오해와 함께 행정적 판단실수가 아니냐는 행정능력까지 의심을 살수 있는 대목이어서 두고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에 지역정가에서는 “황교수 논란 과정에서 보여준 손 지사의 행보는 맏형 같은 인정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지만 대권후보로서의 위기관리능력에는 의문”이라는 여론이 돌고 있다.
특히 황 교수의 연구성과를 끝까지 성원했던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은 손 지사의 황 교수에 대한 믿음을 보고 “우리가 모르는, 손 지사만 아는 그 무엇이 있는가 보다”는 잘못된 희망을 가졌다면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손 지사로서는 자신의 판단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고민하고 ‘정치적 손절매’에 나섰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은 아직까지 유효하다.
한편 손 지사등과 함께 황 교수 후원세력임을 자랑했던 이명박 서울시장은 황 교수가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는 시점부터 황 교수와 단절하는 지나친 순발력을 발휘, 묘한 대조와 함께 그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