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설 대목 재래시장 '썰렁', 유통업계 '북적'

“요즘 재래시장에 대목이 어디있어요. 개시라도 하면 다행이지”
설날을 6일 앞둔 22일 11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영동시장.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주부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 안은 썰렁하다 못해 냉기가 감돌았고, 물건 값을 흥정하는 소리로 가득해야 할 점포 안에는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가득했다.
시장 한켠에 자리잡은 J 건어물상의 사장 박모(60)씨는 “아직까지 개시도 못했다면 말 다한 것 아니겠느냐”며 “최악이라던 작년 추석때보다도 못하니 차라리 가게를 닫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손사레를 쳤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통계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재래시장의 체감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선물 세트는 물론, 재래시장에서 주로 구입하는 제수용품 조차 사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상인들의 하나같은 얘기다.
시장 한쪽에서 아동복을 판매하는 김모(44)씨는 “그나마 아동복은 설날선물로 많이 나가는 편인데 작년에 비해 3분의 1도 안나가는 걸 보니 올해는 작년 설날이나 추석보다 경기가 더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렇다 보니 영동시장내의 일부 점포들은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Y한복점의 여모(56)사장은 “장사는 안되고 임대료랑 전기요금은 꼬박꼬박 나가니 차라리 문을 닫는게 손해를 덜본다는 상인들이 많이지면서 이 일대만 3~4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인근 지동시장도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불러 모으려는 상인들의 목청소리가 시장안을 매우고 있지만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
물건값도 중품을 기준으로 사과 5개 5천원, 배 5개 5천원, 곶감 10개 3천원, 조기(10마리) 1만원 등 인근 할인점의 시세보다 싼 가격에 제수용품을 팔고 있지만 사가는 손님은 드물다.
지동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박모(54)씨는 "언론에서는 소비심리가 풀려서 재래시장도 매출이 오른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우리만 장사가 안되는 건지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과일상을 운영하는 홍모(51)씨도 “원래 명절 전 주말이 최고의 대목이기 때문에 방문 객수는 평소보다 약간 늘어났지만 실제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원시 화서동의 화서시장도 설날을 앞두고 시장을 찾는 손님수는 차츰 늘고 있지만 폭설과 한파로 과일 및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상점에 들어와도 흥정만 하고 그냥 가기가 일쑤다.
S청과 사장 강모(58)씨는 “손님이 늘기는 했지만 구매는 잘 안한다”며 “물건을 잘 살펴보다가도 ‘중국산 아니냐’, ‘너무 비싸다’, ‘바가지 아니냐’고 묻기만하고 그냥 가는데 아직도 재래시장하면 ‘싸구려.바가지’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도내 대형 유통업체에는 설날 선물세트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설날 성수기를 실감하고 있다.
21일 오후 7시께 수원시 구운동의 이마트 서수원점.
한창 저녁시간이라 평소 같으면 한산했을 매장이 설날선물과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이마트 서수원점을 찾은 고객수는 약 1만명. 평소보다 5% 늘어난 수치이다.
식품 매장에서 만난 주부 현모(36, 수원시 구운동)씨는 “할인점들이 설 선물 셋트 10개를 사면 1개를 더주는 행사를 한다기에 가족들 설날선물도 구입하고 저녁도 먹으려고 가족들과 다 같이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며 “계산하는 데만 20분 넘게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서수원점 관계자는 “설날이 다가오면서 선물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설날선물로 1만원 대의 제품이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는 1만5천원~2만원선의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어 소비심리가 호전됐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도 설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1일 방문고객 수만 9천700여명으로 평균 주말 고객수인 9천400여명보다 3% 늘었고 매출도 10%이상 올랐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인근에 까르푸 병점점이 오픈해서 고객수와 매출이 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반대로 올랐다”며 “명절 성수기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경백화점 수원점 관계자도 “고객 한명당 구매액인 객단가가 5~10%가량 상승하는 등 설 특수와 경기회복세가 맞물려 매출이 증가세에 있다”며 “매장에만 나가봐도 설날 경기가 예년보다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안양점도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보다 18.3%의 신장했다.
롯데 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날은 공직사회의 선물주기, 연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