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음성화하는 성매매 못 막는다"
지난 2004년 9월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이 16개월째를 맞으면서 수원역,평택 삼리, 파주 용주골 등 성매매 집결지에서 빠져 나온 여성들의 상당수가 휴게텔, 발 마사지, 퇴폐 이발소,안마시술소 등의 형태로 주택가와 상가,관공서 일대에서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하고 있다.
이에대해 시민들은 "성매매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시행한 '성매매특별법' 이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음성화시키고 있다"며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종 성매매 활개=주말과 휴일인 지난 21일과 22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시청뒤 먹자골목.
유흥가 뒷골목 곳곳에서는 '삐끼'(호객꾼)들이 노골적으로 취객들을 상대로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안마와 서비스 받는데 현금은 15만원, 카드는 17만원, 같이 가보시죠 아가씨들 죽입니다", "2대1, 3대1 서비스 원하는 건 다 됩니다. 오늘 한번 화끈하게 놀아보시죠", "양주 3병 드시면 1병은 꽁짜, 마른 안주도 무료로 드립니다".
유흥가 진.출입로에는 S안마, D안마 등 안마시술소를 홍보하는 차량이 버젓이 불법정차를 일삼아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원 영통과 안산 상록수역 인근 유흥가, 군포 산본 번화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파트 단지와 영통 조달청 등 관공서가 근처에 있지만 안마시술소와 휴게텔 등 신종 유해업소의 간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군포 시청과 인접한 산본 번화가에서도 이들 신종 유해업소들은 쉽게 눈에 띄었다.
삐끼 박모(28)씨는 "북창동보다 더 화끈한 퇴폐쇼와 즉석 성행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단속에 걸린 적이 없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성매매 실태=21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인근 번화가 K 유흥주점.
분주하게 술병을 나르는 웨이터와 손님들과 2차를 나가는 접대 여성들로 북새통이었다.
자신을 실장이라고 소개한 한모(38.여)씨는 "단속도 없을 뿐더러 특별법도 1년이 지나가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요즘은 2차 나갈 아가씨가 부족해 2차만 전문으로 하는 여성을 따로 부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여종업원 김모(25)씨는 "주말에는 모텔방이 부족해 업소에서 2차를 위한 방을 따로 예약한다"며 "모텔에 가기전 상대 남성의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안 뒤 애인처럼 팔짱을 끼고 가면 단속이 있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종 성행위도 날갯짓=손을 이용한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는 일명 '대딸방'과 이발사는 없고 면도사만 있는 이용원,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발과 전신 마사지를 해주는 안마시술소 등의 유해업소에서의 성행위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또 원룸과 오피스텔 등에서 이뤄지는 성행위와 노래방 도우미와의 2차도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여성연대 관계자는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단속은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안마시술소와 휴게텔 등 신종 유해업소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경찰은 수박 겉핥기식의 단속에서 벗어나 음성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종 유해업소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변태,불법,퇴폐업소 등 유해업소에 대한 단속을 벌여 1만7천373건(1만6천314명)를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변태영업이 5천8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소년 상대 불법영업 3천781건, 무허가 영업 2천733건, 성매매.음란행위 1천50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 필요해=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조영숙 소장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이후 집창촌을 나온 여성들에 대한 근본적인 교육과 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아 이들 여성들이 업종과 직종만 바꿔 다시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들은 이들이 음성화된 곳에서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와 교화 사업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성매매가 갈수록 음성화되고 있지만 부족한 인력으로 일일이 단속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경찰들도 단속에 나서겠지만 성매매를 권유받는 시민들도 적극 제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찬형 기자 chan@kgnews.co.kr
김규태 기자 kkt@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