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고등학생들의 삶과 그들 속에서 폭력의 의미를 그렸던 유하 감독이 자신의 네 번째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조폭 영화를 완성했다.
오는 15일 개봉되는 '비열한 거리'가 바로 그 작품이다.
13년 전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를 시작으로 한 그의 영화 여행은 지난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학교를 지나 폭력이 난무하는 '비열한 거리'에 도착했다.
이 영화는 삼류 조폭 병두(조인성)의 비열한 욕망과 파멸의 곤두박질을 그린 누아르.
유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말죽거리 잔혹사의 조폭 버전"이라며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가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순간이 조폭의 탄생이라고 한다면 '비열한 거리'는 조폭의 소비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모습의 폭력을 표현하며 학교 또는 결혼(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1년作) 등 인간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감행했던 그다.
유 감독은 이번에도 폭력이 난무하는 배신의 거리를 그리며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병두(조인성)는 채무변제의 해결을 주임무로 삼고 있는 그저그런 건달이지만, 로타리파라는 조폭조직의 2인자다.
2인자인 동시에 여섯 명의 새끼 조폭을 독립적으로 거느리고 있는 중간 보스다.
중간 보스가 떼먹힌 빚이나 받아내서는 위신도, 생계도 제대로 꾸리기 어렵다.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로타리파 보스는 자기 몫 챙기기도 바쁘니 병두는 새롭게 기댈 곳을 찾지 않고는 난감한 처지다.
어렵사리 따낸 오락실 경영권마저 보스를 대신해 감방에 들어가는 후배에게 뺏긴 병두는 다시 한번 절망에 빠지지만, 그런 그에게도 기회가 온다.
조직의 뒤를 봐주는 황회장이 은밀한 제안을 해온 것.
황회장은 미래를 보장할 테니 자신을 괴롭히는 부장검사를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병두는 고심 끝에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하고 그 결과 동창 민호와의 우정도, 첫 사랑 현주와의 사랑도 키워나가며 '인생다운 인생'을 살아나간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행복은 거기까지다.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는 '양아치'들 사이에서는 살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고 갉아먹는 거미줄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조폭들의 삶인 것.
'배신과 살아남기' 그 한 가운데에서 병두의 비극적인 몸부림이 시작된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조인성이 보여줬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있는 모습은 병두에게로 그대로 드러난다.
유 감독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의 개성을 뽑아 올렸 듯이 조인성의 고유의 캐릭터를 끌어냈다./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