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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백 성결대 지역사회개발학부 교수

선거 이후 여러 곳에서 여당의 참패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여당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 경제는 어느 정권에도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며, 경기 호황은 정권의 지지도를 높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장하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오늘날 중국인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도, 한국에서 상반된 평가 속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존재하는 이유도 그렇다.
일본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우리 국민에게 미운털이 박힌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외교는 말 그대로 낙제 그 자체다. 그러나 그는 일본 내에서는 인기가 높다. 이유는 경제를 살렸기 때문이다. 2002년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호황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장(最長) 기록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고이즈미는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일관성 있는 내정(內政)개혁을 추진하여 왔다.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현재에도 ‘관(官)에서 민(民)으로’,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 그리고 ‘민간기업의 활력화’라는 그의 내정개혁은 멈출 줄 모른다.
반면 한국은 그동안 어떠하였는가?
첫째, 명분에 휩싸였다.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리추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여당은 20 대 80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경제적 약자인 80%의 국민에게 여당이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이지만, 그렇다고 20%가 배척의 대상은 아니다. 20%라고 하여 모두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았겠는가? 물론 당연히 정당한 부의 축적은 인정하고 부당한 부의 축적은 제도 개선을 통하여 차단함으로써, 사회적 성취를 통한 부의 획득만이 인정받는 사회로 가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성취하여야지, 결코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성취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둘째, 준비가 부족했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보다 분명히 말하면 현실은 이론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도덕이 아니라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인의 이익추구는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과 사회문제의 원인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떠한 정책에 대하여 개인은 그 정책의 당위성 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때문에 어떠한 사회문제도 결코 단편적으로 간단히 해결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많은 사회문제는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 만큼 개혁은 많은 저항이 따르고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칫 개혁이 잘못될 경우 그 피해는 오히려 (정부가 80%라고 표현한)경제적 약자가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민을 위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서민을 죽인다면 되겠는가? 따라서 충분한 준비와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과정과 결과가 불분명하다. 참여정부 이후의 행정수도이전, 공공기관이전, 혁신도시건설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에 대하여 구체적인 청사진은 부족하다. 예산은 결국 국민의 세금이고,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낙관적인 결과만 제시하고 있지,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평가방법, 그리고 책임지는 사람은 불분명하다. 국민은 목소리 높여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보다 묵묵히 이를 성취해나가는 지도자에 목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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