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근현대사에서 집권세력이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가 있거나 독재나 실정 등으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 국민의 관심사를 비정치적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사용했던 정책이 이른바 ‘3S 정책’이었다.
Screen, Sports, Sex의 첫 머리 글자인 ‘S’ 세 개를 따서 3S라 불렀는데 80년대 우리나라 집권세력의 문화 정책도 상당히 이와 유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의 신군부 세력은 80년 봄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짓밟고 새로운 군부 독재의 시대를 열었을 때 예정된 것보다 서둘러 텔레비전의 칼라방송을 시작했고,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의 유치, 프로야구, 프로씨름, 프로축구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들을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게 만들었고, 국내외의 외설적인 영화의 상영 기회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야간 통행금지 해제와 함께 유흥주점을 비롯한 오락 향락 산업의 길을 터주었다.
한편으로 보면 자본주의 경제 체제하의 민주국가에서 이런 일들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70년대에 지나치게 규제했던 것이 오히려 비판 받아 마땅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의 집권세력이 정말 민주적인 정치의식으로 말미암아 일련의 이런 정책들을 시행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12.12와 광주라는 피를 손에 묻히고 집권한 원죄 때문에 국민들의 환심을 살 필요도 있었을 것이고, 또한 정치 외적인 관심사로 국민의 눈과 귀를 돌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이 3S에 완전히 노출되어 더 이상 정부나 집권세력이 정책적으로 이를 이용하거나 지원할 필요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국민들이 즐기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현상들을 되짚어 보면 정치에 대한 환멸과 사회를 향한 희망과 즐거움을 잃어버린 국민들이 스스로 여기를 찾아 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의 국정 혼란과 무능력과 부패, 경제적으로 보면 국민간의 경제력 양극화와 경기 침체, 사회적으로는 각 계층 간의 갈등 심화 등 어디를 둘러봐도 실망과 한탄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그래도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는 것은 이들 3S인지 모른다.
현재 진행 중인 독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신문 방송을 포함한 모든 언론 매체와 많은 국민들이 정신이 빠져 있는 것도 이런 현상 중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2002년 이전에는 이 대회에 관심 있는 사람은 축구 매니아 남성들이 전부였다. 그러나 2002년 우리나라가 이 대회를 개최하게 되고, 우리나라가 반세기 만에 이 대회의 본선에서 첫 승과 함께 4강에 오르는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자 금년에는 지난 대회보다 더 많은 열성적인 기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것은 지난 월드컵 경기에서 보여준 도전과 희망의 정신 그리고 성취감이 혼란과 갈등 그리고 무기력감에 빠진 우리 국민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하에 단합하게 만들고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정치와 사회는 영화와 스포츠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통해 거꾸로 배워야 한다. 국가는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절망과 고통 그리고 갈등을 국민에게 안겨 주는 존재가 되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