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위기’,‘공교육 붕괴’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은 넘었다. 교육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책도 정권을 달리하면서 무수히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더 꼬여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가 느끼는 우리 교육문제의 핵심은 학생들의 발달단계보다 지나치게 교육과정이 어려운 것, 국가가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연령마다 발달단계가 있다. 발달단계에 맞춰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준(교육과정)이 결정되는 것이 바라직 하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다른 나라 교육과정보다 어렵다. 거기에 더해서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자녀에게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입시중심의 교육제도가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다.
정상적인 발달단계에 맞춰서 가르치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을 너무 앞서서 가르치려고 하기 때문에 공교육과 사교육이 중복되는 비효율성이 나타난다. 학습에 과도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학습 능률은 떨어지고 많은 학생들을 학습의 실패자로 만든다.
학교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 보자. 중학교 때 어려웠던 2차 방정식이 고등학교에서 함수를 배우고 나면 중학교 수준의 2차 방정식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발달단계에 맞춰 학습이 이루어지면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즐겁다. 우리는 거꾸로 중학교 때 배워야 할 수준을 초등학교에 배운다. 당연히 배우는 것이 어렵고 사교육 시장에서 많이 배워야 쫓아갈 수 있다.
능력에 비해 어려운 내용을 학습하는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 선행학습은 일시적으로 평가되는 항목의 능력을 향상시켜 대학입시에 유리할지 몰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국민의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볼 수 없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학교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갈수록 괴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위주의 평가체제는 더 강화되고 있다. 사회는 온실 속에서 형성된 영어 수학 점수보다 종합적 사고 능력,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 개척하려는 도전의식 등을 강조한다.
교육내용은 어려운데 공교육 환경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 교사 1인당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 1인당 공교육비 등은 GDP 20,000$ 국가수준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진다. 국민이 부담하는 교육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통하여 행복한 사람은 별로 없다. 부모는 사교육비 부담하느라 고통스럽고,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떠돌며 하루를 시작하고 끝낸다.
OECD 국가에서 국가부담 대 국민부담 교육비(개인부담 공교육비 + 사교육비)의 평균비율이 GDP 4.5 - 6% : 1%이다.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역전되어 국가부담이 GDP의 4.2%이고 국민부담이 7% 전후이다. 이미 오래전에 공교육의 개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비싼 사교육을 바탕으로 공교육에서 높은 학업 성취도를 얻고, 일류대학에 진학해 우리 사회 주류로 들어간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허리가 휘게 자녀교육에 투자해야 돌아오는 결실이 없다. 잠재적 능력은 있으나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참여할 수 없는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소외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김영삼 정권이후 10년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교육공공성을 약화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발표해왔다. 10년 정책의 모순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올해의 중심 화두가 되었다. 정부 여당은 연일 저출산 대책, 사회양극화 대책을 내놓는다. 얼마 안되는 돈 보조해준다고 선뜻 자녀를 낳을 사람은 없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대해서 부담이 있는 한 어떤 정책이 나와도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헌법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존엄성과 행복은 교육받고 건강하게 사는데서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국가 경제수준에 걸맞지 않게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 조차 만들어져 있지 않다. 질병과 자녀 교육을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노동능력이 없으면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하지 못한다.
국민의 행복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세상은 꿈속에 있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 움직이는 세상에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