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석
-협성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코비 리더십 센터, 고든 리더십 센터 자문교수
경영학을 대중화시키는데 피터 드럭커만큼 기여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일찍이 경제학의 시대가 가고 경영학의 시대가 온다는 것을 예견했던 인물로 원래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법학박사를 받았지만, 영국에서 저널리스트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교수로 변신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를 자문해주면서 유명한 ‘분권적 조직론’을 주장하면서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하였지만 그가 말한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혁신을 나타내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이고 또하나는 창업하는 기업가정신을 말하는 앙뜨르프르뇌르십(Entrepreneurship)이다. 혁신을 창조적 파괴라고 말한 사람은 경제학자 슘페터였는데, 그는 드럭커의 부친과 절친한 친구였고, 그 역시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아마도 이 말을 즐겨 사용했던 것은 슘페터의 영향이었으리라고 추측할 뿐이다. 아무튼 그는 40년 전부터 혁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혁신이란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는 “혁신은 인간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위험을 무릅쓰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은 인간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미래의 위험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혁신은 일종의 모험이며, 더구나 불확실한 성과를 얻기 위해 현재의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수행하는 기업은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드럭커가 말하는 혁신의 개념은 그가 처음으로 제시한 기업의 목적이 고객창조라는 말과 연결된다. 그는 고객창조를 이야기하면서 카펫트를 예로 들었다. 원래 미국의 주택은 마루바닥이었으나, 건축업자가 카펫트를 마루대신에 사용하면서 카펫트의 소비가 매우 늘었다는 것이다. 즉, 당시 현관 입구에 놓여있는 조그만 카펫트가 전부였던 시장을 카펫트의 새로운 용도를 만들면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조하여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기업가정신을 강조하였고, 한권의 책으로도 출판하였다. 아마도 <혁신과 기업가정신>은 혁신을 주제로 다룬 세계 최초의 저서라고 생각된다. 그후 창업하는 기업가적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왔다고 본다.
리더십 측면에서 볼 때 최고경영자의 주된 과제중의 하나가 부하의 멘토링이나 능력개발이라고 말한 최초의 제안자이기도 하다. 오늘날 멘토링이나 임파워먼트는 매우 중요한 리더십 키워드인데, 피터 드럭커는 오래 전부터 이들 개념의 중요성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한 바 있다.
드럭커의 저서를 읽다보면 오늘날 불루 칼라를 중심으로 한 육체노동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변화는 몇 백년만에 볼 수 있는 역사적 변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오늘날 인터넷에서 떠다니고 있는 지식의 양과 질이 과거 수백년동안 축적된 정보의 양보다 많을 것이다. 이제는 지식을 아는 일보다 어디에 지식이 있는지 아는 Know-Where가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어제를 버려라”
이 말은 드럭커 박사의 명언중에서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는 바로 ‘체계적 포기 혹은 폐기’라고 하는 abandon을 사용하였다. 변혁(change)과 혁신(innovation)을 기업가의 근본적인 자세임을 강조했던 드럭커 박사가 기업인들에게 과거를 과감히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말을 따랐고 성공을 거두었다. 삼성의 반도체 성공 신화도 결국 삼성의 모체였던 제일제당을 버리고 나서였고, 인텔의 성공도 메모리 사업을 과감하게 버린 이후였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잭 웰치는 1등, 혹은 2등을 하지 못하는 사업을 모두 버렸고, 그는 성공하였다. 그가 물러난 이후에도 그를 생각나게 하는 것은 그의 빛나는 업적 때문이다.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강국들의 정치적, 경제적,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요즘, 한국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전략적 산업으로 무엇에다 투자할 것인가? 드럭커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그립다.
<추가> 드러커는 누구인가?
드럭커 교수는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청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건너가 기자생활을 하다가 은행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1937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사라 로렌스 대학, 베닝턴 대학 등에서 정치학 교수를 지냈다가 1950년 뉴욕대학에서 경영학 교수가 된 이후 1971년 클레어몬트대학으로 옮겼고 죽을 때까지 경영학을 가르쳤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중의 하나인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읽어보면, 그는 시대적으로도 농업사회에서 태어나 공업화 사회를 거쳐 서비스산업이 발전하던 시기를 지난 정보화 사회까지 모두 경험한 몇 안되는 학자중의 하나였다. 경영학자로써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당시 대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컨설턴트로써 분권화된 조직체계로 바꾸도록 권고한 것이었다. 당시 중앙집권적인 경영에 익숙한 기업에게 분권화 경영을 권하였고 GM은 이를 받아들여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영학 공부를 시작할 무렵 처음으로 읽은 경영학 원서가 바로 피터 드럭커 박사가 쓴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이었다. 아마도 원서강독이라는 과목의 교재였다고 기억하는데 내용을 읽어가면서 경영학교과서 치고는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 책에서 처음으로 시어즈 로벅의 성공 사례라든가 기업의 목적은 고객의 창조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그후 드럭커의 책은 자연스럽게 가까이 하게 된 책중의 하나였다. 필자가 처음으로 드럭커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게 된 것은 지금부터 10여년전 한국은행의 초청을 받아 신임부장님들을 모시고 드럭커를 그의 저서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었다. 그후에도 여러 번 드럭커의 책을 번역하여 소개하려고 노력했지만 번번히 좌절되었다. 시기상조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 거절했던 출판사에서 가장 왕성하게 피터 드럭커의 책을 내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