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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를 강요함은 인권침해이다.

경기복지시민연대 허윤범 사무국장

‘인권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권리이다. 무지를 강요하는 것, 내버려두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교육은 인권과 자유의 주춧돌이다’ (유엔의 “인권, 새로운 약속” 中)
지난 23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사회복지 분야 인권관점 도입확산을 위한 워크숍” 자료집 표지에 씌여 있는 문구이다.
수많은 토론회와 워크숍이 난무하는 가운데 의미 있는 내용에 대한 갈급함이 한창인 요즘, 오랜만에 신선하게 다가온 워크숍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워크숍을 기점으로 주요 대학들과 사회복지학과의 교육과정에 인권과목 개설을 위한 협의, 인권교재의 개발, 사회복지사자격제도에 인권내용 포함, 시설종사자나 시설생활자에 대한 인권교육 프로그램 등을 펼쳐나가고자 하고 있다. 사회복지의 수많은 커리큘럼 중, 인권과 관련된 부분이 극히 일부분의 교재 또는 교수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워크숍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사회복지와 관련해서 인권적 측면에서 해석하고, 사회복지서비스에 왜 인권관점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 등에 대한 워크숍의 전반적 내용은 척박한 한국의 사회복지 인권상황에서는 꼭 다뤄져야 할 내용들이었다.
워크숍은 호주에서 사회복지와 인권의 관계 및 실천방안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하여 온 짐 아이프 교수를 초빙하여 발제를 하고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짐 아이프 교수는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의 욕구중심의 접근(needs-based social work approach)방식을 권리중심의 접근(rights-based social work approach)으로 전환할 것과 사회복지사는 결국 인권운동가로 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등 아마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 체제에 익숙해져 있던 당일 참석한 사회복지사들에게는 새로운 접근의 방법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접근방식과 내용은 어쩌면 새로운 것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인권운동의 활동 영역과 노인, 장애인, 아동 등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온 사회복지의 활동 영역은 이미 각각의 역영에서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것을 인권과 사회복지라고 하는 단어로 분리하여 불러왔을 뿐...
그래서 짐 아이프 교수의 주장은 어찌보면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였다기보다는 과거에 지켜지지 않고 있던 또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로운 틀로 강조하는 것에 다름 아닐지도 모르겠다.
인권을 얘기하기 어렵던 시절의 인권이라고 하는 것이 언제가부터는 다양한 이해집단들의 이권을 얻기 위한 도구로 왜곡되어 버린 현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를 주민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측면이 아닌 기득권층의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주민들에게 사탕발림으로 정책적 악용을 하여온 현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비리시설의 문제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잊혀질만하면 언론에서 대서특필되고 있고, 사회복지 현장의 종사자들에게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활동이라는 평가와 사회적 약자들을 이용하는 활동이라는 극단의 평가가 존재하는 상황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겠는가?
이러한 현실에서 짐 아이프 교수의 주장은 새로운 가능성과 신선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힌편, 짐 아이프 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회복지에 있어서 인권교육이 왜 이렇게 척박한 것인가?’, ‘사회복지에서 인권교육이 척박한 것은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사회복지에서의 인권침해를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이 떠오름을 애써 감추지는 않겠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사회의 사회복지 실천현장과 교육현장에 인권교육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인권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복지현장에서의 인권침해를 조장하고 방치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권과 사회복지와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고 찾아가려는 노력과 이러한 노력이 왜곡되고 퇴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천이야말로 현시대의 참된 삶과 행복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왜곡된 인권과 사회복지를 제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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