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이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과 ‘언론 중재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의 일부 조항에 대하여 제기한 위헌심판 청구사건이 마침내 사흘 뒤인 29일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들 신문사들은 지난 해 초부터 17대 국회가 통과시킨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개정법률에 대해서 줄기차게 ‘특정 언론사를 죽이려는 법’이라 하여 반대운동을 펼쳐 왔다. 자사 지면을 통하여 신문법 등의 개정 조항에 대한 반대여론을 어느 정도 조성했다고 판단한 이들 신문사들은 지난 2월께, 헌재에 위한 심판 청구를 냈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이익단체들이 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큰 이익을 얻는 단체들도 제법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신문인협회라는 단체이다. 바로 신문사 사장들만의 단체이다. 이 단체는 1962년 결성되었다. 당시 경향신문 사장으로 있던 이 준구가 앞장 서서 만든 단체이다. 그는 천주교 서울교구 소유이던 경향신문사를 중앙정보부의 힘을 빌어 빼앗다시피 차지했다.
고작 명동극장 사장이던 이씨는 수완이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한국 천주교의 대표격이자 서울 교구장이었던 노 기남 대주교의 사생아 문제를 겁박하여 경향신문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놓게 만든 장본인이다.
물론 군정의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KCIA(현 국정원 전신)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도 나중에는 군정에 이용만 당하고 자신의 신문사를 빼앗기게 된다. 철저히 반군정 논조를 펴던 경향신문사는 이후부터는 권력의 주선으로 여러 차례 사주가 바뀌면서 어용신문으로 타락하는 둥 비운의 길을 걷던 때가 있었다.
신문협회는 이 준구의 시대를 지나면서 정부 기관지인 서울신문 사장만이 회장이 되는 딘체였다. 군사정권이 큰 사고를 칠 때마다 이 협회는 앞장 서서 그 사고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회원사는 이 단체의 결정을 맹종했다. ‘신문협회 결의사항’은 그 때의 보도지침이었다. 언론 정도를 걷는다는 일부 신문사도 ‘수입된 신문 용지’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이를 보도해야만 했었다. 지난 80년대부터는 친신군부 언론사 사장들이 이 단체의 우두머리를 차지했다.
DJ정부 이후부터 언론 담당 실세의 개입으로 마이너신문사의 사장에게도 한때 이 단체의 회장 자리가 돌아갔지만, 노무현정부에 이르러서는 언론불간섭주의를 채택한 덕분에 새로운 권력인 메이저신문의 독무대로 변했다. 지금 회장은 조중동 다음으로 서울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는 매경 장대환 사장이다. 그는 매경 창업자의 아들인데, DJ시절에는 총리 후보로도 거론되었던 인물이다.
21세기 한국의 여론시장은 그들 차지이다. 장회장이 최근 사고를 친 모양이다. 헌재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관련 법률이 신문제작과 경영에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일상화해 언론자유를 훼손하고 있다.”는 요지의 의견서를 내면서 한겨레 경향 등 진보적인 신문사는 아직 의견을 검토 중인데도 기다리지 않고 ‘이의 없슴’으로 서둘러 의견서를 작성, 헌재에 보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금 헌재의 위헌여부 결정을 코 앞에 두고 메이저신문과 언론노동자 단체들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언론 단체들이 이렇게 헌재의 결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법의 개정운동을 벌인 당사자가 바로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DJ정권 때부터 시작된 언론개혁운동은 당시 집권세력의 무소신과 조중동 공포증의 만연으로 힘을 얻지 못했다. 이 운동은 노무현정부가 들어서면서도 활발하지 못했다.
노무현정부마저도 언론불간섭주의에 매몰돼서 법 개정운동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하자 4대 개혁입법 가운데 하나로 드디어 추진되었다. 그러나, 그 개정법은 누더기로 둔갑했다. 그마저도 못마땅한 조중동은 이 법의 무력화를 끊임 없이 시도하고 있다. 선출된 권력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한판 승부가 곧 벌어질 형국이다.
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신문협회는 언론사 사주들의 사교클럽”이라고 비난하고 “스스로 해산하라‘며 신문협회 규탄에 나섰다. 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단체들이 현행 언론관계법을 고수하려는 것은 국제언론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메이저신문의 판촉 횡포 때문에 마이너 중앙지는 물론이고 지방언론들마저 모조리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