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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로 이어진 사극 열풍이 공연계에도 불고 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사실과 가정, 이 두 가지 요소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한다.
특히 극적 감동과 주제를 단 시간내 전하기 위한 공연작품에서 역사적 사실은 허구와 버무러져 소재로 작용, 일명 '팩션'으로 꾸며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까운 예가 지난 8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초연된 '화성에서 꿈꾸다'.
이 작품은 '여성실용백과인 `규합총서'를 쓴 조선 최초의 여성 실학자 빙허각과 조선 개혁군주였던 정조가 사랑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한다.또 수원 화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 했던 정조대왕의 꿈을 이야기한다.
이윤택 등 공연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모임으로 기획단계부터 관심을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인 8일 저녁, 마주한 정조대왕은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중심을 잃어버린 듯했다.
우선 이 극의 주요 스토리가 빙허각과 정조의 사랑이야기인지, 혼란한 시대에 '온 백성이 행복한 사회'를 꿈꿨던 임금의 개혁사인지 분명치 않거니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정조와 빙허각의 우연한 만남과 어렵게 임금의 자리에 오르는 정조대왕 등을 그린 1부는 자연스럽지만, 2부에서는 빙허각과의 사랑과 정조대왕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들이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못한다.
예를 들어 수원 화성 축성을 살피기 위해 행차한 정조와 그에게 백성들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빙허각의 '군신의 사랑' 장면이 이해될 무렵, 이어지는 백성들의 원성에 괴로워하는 정조의 사실적 모습은 유기적이지 못하다. 또 역사에 충실하기 위해 등장한 심환지와 혜경궁 홍씨, 영조 등의 역사 속 인물들은 극 전개 템포를 늘어트리고 스토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군더더기처럼 느껴졌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긴 했지만 가설에 의존해 만들어지는 창작극인만큼 '확실한' 남녀 사랑이야기인지, 정조의 꿈이 완전히 이뤄지는 등의 과감한 상상이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물론 이 작품의 매력은 있다. 오케스트라와 국악단이 선보인 라이브 음악은 생생함을 더했고, 아름다운 배우들의 목소리에 매력적이었다. 또 원형으로 돌아가며 매 막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무대 세트와 조명 등은 이 작품이 경기도가 아닌 세계를 겨냥해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밝혔다. 도립 무용단과 국악단이 출연해 선보인 극 중 대취타와 전통무용 등은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전했다.
명성황후와 난타 등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작품들 또한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화성에서 꿈꾸다'도 지금의 가능성을 발판 삼아 잃어버린 무게중심을 찾아 거듭나기를 응원해 본다./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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