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7회 제헌절인 17일, 임채정 국회의장은 개헌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임
의장인 김원기 전 의장에 이은 입법부 수장의 공개적인 두번째 개헌론 제안이다. 임
의장은 제헌절 경축사에서 "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국회도 정치적 이유를 들어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
며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하여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인 김기춘 의원은 같은 날, 정부 여당이 현
재 거론하고 있는 개헌론은 '정국의 주도권을 쥐어 보려는 정략적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며 반대하고, 이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서 각 당의 대통령 후
보들이 개헌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행 헌법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소산이다. 그래서 '87헌법'이라고 부른다. 당
시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신군부에 맞서 거세게 투쟁했다. 국민적 저
항에 직면한 미국과 신군부는 국민의 요구에 굴복, '6.29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이후 개헌작업은 급물살을 타는데, 이 헌법은 신군부와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이른바 3김씨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대통령 임기는 5년 단임이고, 국회의원
의 임기는 4년제를 채택함에 따라 중앙권력의 창출 연도가 각각 달라지는 부작용
을 낳게 되었다.
임 의장은 이 날, 개헌 논의를 촉구하는 말에서 현행 헌법은 "특수한 정치 상황
속에서 정치적 타협에 의해 탄생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며 "이제는 미래를 바라
보며 새로운 헌법구조와 내용을 연구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임 의장이 내놓은 제
안은 당장 헌법을 개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저런 문제를 이번 국회에서 조사
하고 연구하자는 뜻이다. 이미 여당은 5년 단임을 4년 중임 허용제로 바꾸는 '원
포인트 개헌'을 제시한 바가 있다. 누가 집권을 하던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시기
를 매치시키자는 희망이다.
누가 뭐래도 현행 헌법을 보면, 모양은 대통령 책임제이지만 임기가 짧아서 책임
정치는 원천적으로 어려운 헌법이다. 일부 헌법 학자들은 이 헌법은 대통령 무책임
제를 벗어나 정당 무책임제라고 혹평하는 경우도 있다.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관
계를 보면 그 말이 틀린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충돌
하기 십상인 헌법이다. 이 기회에 헌법 개정 논의라도 활성화하는 일이 국가를 위
하여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다. 잘못된 법은 고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