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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사단법인 전통예술원 우리소리 상임이사 이원재

 

매년 여름만 되면 나는 여느 때 보다 바쁘고 조금은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남들은 여름휴가라고 산으로, 바다로, 때로는 해외로 휴가 계획을 짜느라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나한테는 먼 동네의 이야기 같다.
지난 10여년간 주관 해 온 '수원 화성백중제'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인 정월 대보름, 단오, 백중, 동지 등을 주관하고 진행하려니 힘에 부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오고, 음력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관계로 윤7월이 낀 올해는 백중날이 예년보다 몇 주 빨리 찾아와서 더욱 마음이 바쁘다.(참고로 올 제11회 수원 화성백중제는 8월12일 장안구민회관 예정)
백중은 음력으로 7월 보름을 일컫는 말로 옛날에는 백중절(百中節) 또는 중원(中元)이라 해서 가장 무더운 여름한때에 그간 농사로 고단하고 지친 몸을 쉬면서 여흥과 취흥으로 원기를 회복해 가을걷이를 준비하는 날이다. 때문에 이날은 농사꾼과 머슴들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지금의 노동절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호미 또는 가래 씻는 날이라고 해서, 그간 사용했던 농기구를 잘 씻어서 보관하고 그간의 고단함을 탁배기 한잔과 흥겨운 풍장소리에 날려 보내는 즐거운 한때이다.
이렇듯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는 정월대보름과 단오 등과 더불어 우리의 일상에서 아주 중요한 세시의 하나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그러한 풍속은 잊혀지고 많은 사람들은 특정 종교의 한 행사로만 이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민선 지자체가 되면서 문화산업이니, 관광산업이니하면서 대다수의 도시들에서 대동소이한 축제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또한 의미와 국적도 불분명한 무슨 무슨 데이들이 젊은 층을 겨냥한 기업들의 상술과 맞물린 대규모 물량공세로 인해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을 밀어내고 기념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날인가 TV에서 "이제는 귀신까지도 수입(?)해 온다"는 조금은 엉뚱한 말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할로윈 파티'를 빗댄 모 방송의 내래이션을 들으며 못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흔히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세계적인 것이 되려면 우리 스스로가 아끼고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로 올해부터는 '음식 나누어 먹는 날 삼월 삼짓날' '사랑 고백하는 날 칠월 칠석날' '귀신 쫒는날 동짓날' 등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 중 한 가지씩을 찾아보고 그 의미를 가족과 함께 느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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