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 오줌 받기 알바
지난 주말 과천 서울경마공원은 경주마들의 질주에 환호하는 경마팬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한켵에선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들이 비지땀을 뻘뻘 흘리며 바쁘게 움직였다.
스타트를 앞둔 경주마 발주기 밀어 넣기, 더위에 지친 기수에게 얼음 나르기, 정확한 착순 판정에 필요한 거울 닦기, 경주로 다듬기 등.
이중 긴 막대 끝에 매단 플라스틱 용기를 말의 물건(?)에 가까이 대고 오줌을 받는 이색적인 광경이 시선을 끈다.
경주마들이 흥분제 등 약물복용을 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부정행위 적발을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속칭 오줌받기 알바다.
경주 후 1, 2, 3 착마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받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
그냥 막대만 들고 있으면 되는 것이니 작업이 힘들거나 복잡해보이지는 않는다.
처리시간도 다음 경주마가 들어오기까지 30분이 소요돼 한 마리당 평균 10분 배당으로 여유로울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누워서 떡먹기'처럼 만만치 않다는 것이 알바생들의 주장.
그 작업(?)에 익숙한 고참 말들은 쉽게 처리하지만 환경에 익숙지 않은 신참은 눈만 멀뚱멀뚱 뜨고 통 오줌 눌 생각을 않는다.
사람과 동물도 소변이 마려운 때가 따로 있는 것을 억지로 누게 하니 그게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면 더 이상한 일.
"10분 이상 정조준 자세로 긴 막대를 들고 있어보세요. 기합이 따로 없죠"
지난 해 여름방학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일을 한다는 이한수(25)씨도 고개를 흔드는 판이니 수습 알바는 오죽 할까.
이때 등장하는 기발한 수단이 휘파람불기.
아기들이 '쉬∼' 소리에 볼 일을 보듯 묘하게도 말은 휘파람을 불면 찔끔찔끔 오줌을 눈다고 한다.
끝까지 버티는 놈은 혈액검사로 대체하지만 말과의 한판 씨름을 하다보면 아르바이트생이 먼저 오줌이 마려워 곧장 화장실로 직행하기 일쑤라고...
주의할 점은 말의 뒷발차기.
"한번은 말이 엉덩이를 제 쪽으로 돌리더니 냅다 발길질을 하더군요. 하마터면 채일 뻔했지요"
아찔한 순간을 이씨는 떠올리지만 그런 경우는 만에 하나 있을까 마나하다니 걱정 붙들어 매도 좋을 듯싶다.
그러나 8시간 일하고 받는 일당이 5만원으로 짭짤한 편이어서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과천/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 웨딩도우미
"사랑의 완성을 돕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지난 주말 수원 월드컵경기장 컨벤션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랑신부보다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민아(22)씨를 만났다.
그녀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귀에는 이어폰을 낀 채 예식장 여기저기를 살폈다.
경호원을 연상시키는 그와의 대화를 시도한 결과 웨딩 아르바이트생임을 확인했다.
웨딩홀에서 1년째 알바를 하고 있는 그는 화촉점화, 신랑신부 입장시 예도, 케잌 커팅 안내, 신랑신부 퇴장 시 축포 등의 일을 담당하고 있다.
웨딩 도우미를 하기 위해선 키 166∼172cm, 날씬한 체형의 여성 등의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나란히 축포를 들었을 때 축포의 높이가 일정해야 하고 편안한 인상을 주는 등 신장과 외모도 중요하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한다.
"결혼을 하는 사람들마다 예식행사도 달라지고 색다른 것을 요구하는 손님도 있어요. 새로운 상황을 설정하고 진행하면서 예비부부가 만족감을 표시할 때 만족감을 느끼죠"
평범한 아르바이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을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이전의 실수담도 털어놓는다.
"신랑신부 퇴장시 축포를 쏴야 하는데 깜박하고 가스충전을 안 해 손님들에게 원성을 산적도 있고, 신랑신부들이 양가 부모님들한테 인사를 올릴 때 저도 모르게 같이 인사를 해 민망한 적도 있어요"
여름이나 한겨울에는 그래도 비성수기라서 예식이 많은 시즌보다는 덜 힘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쌍춘년'이어서인지 예식이 끊이지 않고, 성수기 때는 하루에 7팀 정도 예식행사를 치루기도 했다.
집에 도착해 구두를 벗으면 발냄새가 온 집안을 덮쳐 가족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행복을 빌어주고 받은 일당 5만원, 그리고 자신의 밝은 미래를 꿈꿔보는 순간 힘든 기억도 모두 사라진다고 한다.
# 방송사 아르바이트
"돈 주고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수원 경기TV에서 한달여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현주(22)씨는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방학 기간 동안 비교적 수입이 짭짤한 과외 알바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이론을 현장에서 녹여보고 싶다는 욕심에 방송사를 기웃거렸다.
그는 직접 방송사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경기TV에서 일명 '견습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출퇴근 시간과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 등 학교와는 너무 달라요. 남들은 단순히 아르바이트로 볼 수 있지만 저에게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이죠"
그가 하는 일은 그야말로 방송사 곳곳의 일명 '잡무'를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부심과 자신감, 만족감은 남다르다.
"방송사안에서 PD, 아나운서, 기자 등 다양한 부문의 선배들을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것이 너무 많아요. 일을 하는 것 보다 정말 현장학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작지만 저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내 방송인으로서의 경험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해요"
또 그는 현장에서 직접 각 부문 '선배'들을 접하다보니 자신의 청사진도 그려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막연하게 이론으로 접했던 언론인의 생활상을 체험하다보니 자신의 적성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이에 따라 좀 더 분명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방학 동안의 짧은 알바 경험이지만 마지막 남은 대학 생활에서 적용해 좀 더 체계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급여는 생각도 못하고 방학 동안 전공 관련 아르바이트를 생각하고 신청했는데요. 교통비 정도는 주신다는 것 같아요(웃음). 친구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어요"/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