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중순 때 불과 사나흘간 쏟아진 폭우로 수도권과 강원도 등 중부지역을 비롯해 전국이 고스란히 큰물에 갇혀 모든 기능이 마비됐었다.
교통이 끊기고 전기, 전화, 식수가 단절된 상태에서 사상자가 속출했고,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집과 가구, 논밭과 가축 등 모든 것을 잃었다.
이같은 여름 장마철 수해는 해마다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연례행사가 돼 있다. 작년에 홍수가 휩쓸고 간 지역에 올해 다시 재해가 발생하고 작년 침수됐던 곳이 올해 또 물에 잠긴다. 이제 생산지의 농작물 피해와 물류대란으로 인해 작년처럼 과일, 채소값 급등이 시작될 차례다. 이렇게 해서 ‘야채 값이 금값’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뒤따라 치솟게 되면 정부는 예년처럼 또 “자연재해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면서 비켜설 것이다.
수해는 결코 자연재해로만 치부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비록 500밀리 이상의 집중호우라 할지라도 정부가 방재 시스템을 사전에 잘 정비해두었다면 수해는 얼마든지 최소화할 수 있다.
엉터리 주변공사 때문에 수도권 지하철역이 물에 잠기고 안양천 둑 붕괴로 양평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는 등의 후진국형 재난에 대해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13
도대체 이런 정해진 순서와도 같은 뻔히 예측되는 해마다의 수해를 언제까지 앉아서 당해야 하는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국가 방재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예측불허의 대형 지진이나 쓰나미에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이웃나라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의 방재정책 부재가 걱정스럽고 짜증나지 않을 수 없다.
기상청은 27일 정오를 기해 수도권 일부지역에 호우경보, 서해 5도와 부천, 평택, 이천, 안성, 여주 등 경기 일부지역에는 호우주의보를 각각 발령한다고 밝혔다.
28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일부 등 중서부지역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최고 300밀리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린 경기지역에는 벌써부터 도로침수 등 비 피해가 잇따랐고, 팔당댐과 충주댐이 집중호우에 대비해 예비방류를 시작했다.
이번 기회에 국가 방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한탄강 유역과 남한강 유역의 댐 건설 문제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