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세키구치 수미코(64)씨. 일본내 노인복지기관 동행취재차 만난 그는 한국인에게 전하는 사과의 말로 입을 뗐다.<관련기사 9면>
미술 선생이었던 세키구치씨는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을 읽고 피해자인 한국과 가해자였던 일본의 관계를 접했다. “강제연행과 관련된 책이었어요. 역사책에는 단 한 줄로 쓰여진 과거에 그렇게 가슴 아픈 사실들이 가려져 있는지 몰랐죠.” 이 때부터 일본내에서 한국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소위 일본의 ‘양심’으로 새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던 일본인들과 재일동포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며 진실을 알리는 작업을 착수했다. 진심으로 한국에 사죄해야한다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는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일 역사 바로 알기 운동에 참여했고 ‘고려박물관 만들기 추진위원회’에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역사 유적지를 답사하며 일본에게 선진문화를 전수했던 조선의 모습을 찾았고, 이와 관련한 전시를 주최하며 박물관 개관을 위해 뛰어다녔다.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 어린이에게 ‘조선으로 돌라가라’는 말을 서슴치 않는 일본인들을 바라보면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현재 우리의 문화가 조선이 전수해 준 것에서 시작되고 완성됐다는 것을 알면 인식이 바뀌고 일본 내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겠죠.”
이같은 생각에 일본인의 인식을 바꾸는 최전방 기지로 2001년에 세워진 고려박물관에서의 근무는 비록, 교통비정도 밖에 나오지 않지만 행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라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는 일본의 시민과 학생 등 단 한 사람이라도 이곳을 방문하면 직접 안내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말을 타고 있는 조선 통신사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일본 소년 좀 보세요! 조선통신사가 왔을 때 많은 일본 사람들이 나와서 환영했대요. 이 그림에서도 보이죠!”
전시장 곳곳의 걸려있는 작품과 기록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자국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인보다 더 자세하게 우리나라 역사를 알고 있는 그에게 ‘한국 역사 알리미’ 역할은 어려운 것이 아닌 듯 하다.
“힘든 것은 양국의 역사적 관계를 정확히 모르는 이들이 사실을 듣고나서의 반응이죠. 대부분이 혼란스러워하고 당혹해 합니다.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같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어 벽면에 전시된 한국 역사 기록 판넬을 일일이 설명하던 그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문화와 역사를 짓밟았던 만행에 대해 부끄러워했다.
끝내 다시 한 번 ‘미안하고 사죄한다’는 말을 꺼내며 고개를 숙인다.
그가 다시 미소를 지은 것은 내년에는 현 공간을 임대해준 주인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좀 더 ‘박물관스러운’ 공간 확보를 약속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였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재일동포와 한국인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단 한사람이라도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을 이해할때까지 계속할 거예요.” 한국을 대변하려는 그의 열정은 무더위도 잊게하기에 충분했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